이유진, 김종환의 '냉정과 열정'(1)-인생은 세렌디피티(serendip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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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김종환의 '냉정과 열정'(1)-인생은 세렌디피티(serendipity)
  • 이유진
  • 승인 2016.01.06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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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KG패스원 국어

안녕하세요. 다시 이야기꾼으로 돌아온 이유진입니다. 혹시... 나래국어가 아닌 이유진을 기다리셨나요? 단 한 분이라도 제 이야기를 기다리셨다면 다시 메마른 심장과 머리를 쥐어짜낼 용기를 낸 것을 후회하지 않겠습니다. 학습 칼럼인 ‘독해알고리즘’을 연재하면서 책도 많이 읽고 연애도 해서 머리와 심장을 채워 오려고 했지만, 30대 커리어우먼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피폐한 사회인인 제게는 과한 목표였어요.^^

이런 제게 하늘이 응답이라도 하듯, 2015년 12월 저는 소중한 인연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애인이었으면 좋겠지만 그건 아니고, 수험생 여러분께 힘을 줄 촉촉한 영혼을 지닌 분을 물어 왔어요.(어머, 상스러운 표현인데 너무 쓰고 싶네요.)

이유진 강사와 공무원국어에 대해 더 깊이 공감하고 싶다면 이유진 강사 카페:http://cafe.daum.net/naraeyoujin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세요^^

지금부터 더나은심리계발센터 김종환 선생님과 함께 “냉정과 열정”이라는 이름으로 수험생과 소통하려 합니다. 감정의 진폭 없이 공부하는 기계가 되어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여러분, 이제 공부하는 심장이 되어서 두근두근 뛰세요. 두근! 두근!

1화 인생은 세렌디피티(serendipity)
- 의도하지 않은 수많은 과거가 뜻밖의 오늘을 만든다.

여기가 어딘지, 나는 누구인지, 왜 2016년 1월에 공무원 준비생이 되어 있는 건지 어리둥절할 때가 있나요? 목표라고 일단 삼기는 했는데 사실 공무원하려고 태어난 건 분명 아니었고...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놀랍게도 우리는 태어나려는 의도를 가진 적도 없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와, 엄마 뱃속에 있었던 것도 원해서 그랬던 건 아니라고요!

이렇게 생각해 보면, 우리가 자발적인 의도로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 예상했던 미래를 현재로 만드는 경험을 한 적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아니 여자로 혹은 남자로 성별이 정해질 때에도 권리가 없었고, 이렇게 기약 없는 시험에 매달리게 되기까지 내 선택은 하나도 없죠. 그러니 힘들 때면 무언가를 향해 분노가 치미는 건 당연합니다.

이렇게 생(生)이 우리의 의도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이 늘 비참하기만 한 걸까요? 잠시 화를 누르고 이렇게 폭력적인 우연성... 생을 지배하는 ‘세렌디피티 효과’의 아름다운 면을 받아들이면 ‘열정’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지점이 있습니다.(참고로! 열정은 타고나거나 저절로 솟는 샘이 아닙니다. 마음의 아궁이를 활활 태우려면 척박한 산에서 나무를 찾아 헤매는 정성이 필요하죠. 이 칼럼은 “저기에 불이 잘 붙게 생긴 나무가 있어!”라고 외치는 목소리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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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의 어느 한 농부가 길을 가다가 물에 빠진 아이를 보았습니다. 그 곳은 늪지대여서 섣불리 뛰어들기 어려운 곳이었죠. 하지만 그 농부는 목숨을 걸고 물에 뛰어들었고 그 아이를 구했습니다. 며칠 후, 농부가 사는 시골 마을에 어울리지 않는 고급마차 한 대가 농부의 집 앞에 섰습니다. 그리고 한 귀족 남자가 내려 농부에게 성큼성큼 다가갔죠.
“당신이 나의 아들을 구하신분이군요”
귀족은 덥썩 농부의 손을 잡았습니다. 농부의 손은 아주 지저분했고 그 귀족의 신발 역시 질척한 흙으로 더럽혀졌죠.
“당신이 나의 아들을 구하셨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당신에게 은혜를 갚고 싶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은 어떤 것이든 들어드리겠습니다.”
농부는 황송하여 말했습니다.
“아닙니다. 전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전 아무 것도 원하지 않습니다.”
은혜를 갚고 싶었던 귀족은 난감했습니다. 그때 마침 낯선 사람을 경계하며 지켜보던 허름한 차림의 꼬마를 발견했죠. 농부의 아이를 본 귀족의 머릿속에서는 은혜를 갚을 방법이 떠올랐습니다.
“저 아이가 당신의 아들인가요? 그럼 제가 당신의 아이에게 최상의 교육을 받도록 해드리겠습니다.”
농부의 아들은 귀족의 후원으로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일과는 상관없이 시간이 흐르고 흘렀습니다.
제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었습니다. 프랑스가 패배하고 영국마저 독일에 의해 패망 위기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이때 영국을 구해낸 한 인물 중 하나가 바로 윈스턴 처칠이죠. 처칠은 영국의 수상이지 전쟁을 지휘하는 장군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처칠이 어떻게 영국을 구했을까요? 처칠은 미국의 참전만이 유럽을 구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대통령인 루스벨트를 찾아가죠. 미국의 거절에도 뒤로 물러설 수 없었던 처칠은 몇 번이고 루스벨트를 설득합니다. 이때 처칠은 환갑을 앞 둔 나이였고 2차 세계대전이 터진 후로는 거의 하루에 3시간 이상 잘 수가 없었죠. 그런 살인적인 스케줄 때문인지 처칠은 폐렴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당시의 폐렴은 마땅한 약이 없는 무서운 병이었습니다. 처칠에게도 영국에도 희망은 없는 듯했습니다. 이때 처칠의 부관은 반가운 소식을 듣게 됩니다. 폐렴을 고칠 수 있는 항생제 개발이 한창 진행이었던 것이죠. 시간이 없어 검증도 마치지 못한 항생제를 투여한 처칠... 모두의 소망 속에 처칠은 건강을 되찾았고, 미국과의 외교를 무사히 성공시켜 노르망디 상륙작전이라는, 역사에 길이 남는 최고의 전술을 펼치게 됩니다.
이때 처칠의 폐렴을 낫게 했던 항생제가 바로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세계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입니다. 그리고 이 페니실린을 만든 사람은 알렉산더 플레밍 박사죠.
하지만 우리는 더 놀라운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물에 빠졌던 귀족의 아들이 윈스턴 처칠이며, 귀족이 데려다 공부를 시킨 농부의 아들이 바로 알렉산더 플레밍 박사였습니다.
농부가 아이를 구하지 않았다면? 처칠은 없었겠죠. 귀족이 은혜를 갚으려 하지 않았다면? 페니실린이 개발되지 않았을 테도 처칠은 폐렴으로 죽었겠죠. 그렇다면 영국이 다시 국권을 회복할 수 있었을까요? 세계대전의 끝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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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늘 결과만을 보고 말합니다. 결과를 통해 과정을 설명하죠. 그것은 옳은 판단이었다, 잘못된 판단이었다... 하지만 늘 판단의 순간에는 그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 수 없습니다. 심지어 판단인 줄도 모르고 미래에 영향을 끼칠 만한 생각을 품고 행동을 하죠.

가끔, 아니 자주, 왜 이 자리에서 이 고생을 하고 있는지 한탄을 할 때가 있습니다. 하고자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았을 때, 원하는 답을 얻지 못했을 때 이런 생각이 자주 들죠. 이런 생각이 드는 날이면 그 하루는 모든 것을 내버려 둘 때도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을 내려놓은 채 무력하게 시간을 보내거나 내일을 살지 않을 사람처럼 하루를 즐기다가 다음날이 되면 머리를 쥐어뜯으며 스스로를 탓하죠. 그것이 반복되면 자신을 ‘의지가 없는 자’, ‘구제불능’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자존감을 잃는 거죠. 이것이 가장 나쁜 것입니다.

세상은 원래 좋은 시간이 나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고 고통스러웠던 시간이 더 없이 행복한 순간을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이제 나쁜 선택, 나쁜 결과, 낮은 자존, 더 나쁜 선택, 더 나쁜 결과, 더 낮은 자존의 악순환에서 빠져 나오세요.

지금까지 자신이 했던 선택들을 생각해 봐요. 수많은 종류의 선택이 있었지만 가장 반복해서 여러 번 했던 선택은 ‘공부(일)할까? 놀까?’ 바로 이 둘 중 하나였을 거예요. 그렇다면 지금의 상황을 만드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도 이때의 선택들이 아닐까요? 게다가 지금 수험생의 입장에서 우리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오로지 ‘공부할까? 놀까?’뿐일 거예요.

지금이 싫다면, 이제 이전과는 다른 선택을 하세요.
지금의 시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시계를 미래로 돌려 보세요.
합격한 뒤에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요. 그때의 과거는 바로 지금이겠죠.

아마 그 선택의 문장은 이어진 문장일 것이고, 역접일 것이고, 앞 절은 이 내용일 거예요.

‘정말 죽도록 고생했지만 결국엔......’

물론 이 뒤에 행복이 있을지 불행이 있을지 모르겠지만요.
앞 절은 분명히 ‘죽도록 노력하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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