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협의회 변호사시험 출제 거부 철회…속내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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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협의회 변호사시험 출제 거부 철회…속내는?(종합)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5.12.17 10:5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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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태도 변화 “법무부의 전향적 태도 변화 신뢰”
학생회 반발 변함없어 “학사일정·변시 응시 거부 계속”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로스쿨협의회(이사장 오수근)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변호사시험 출제 등 관련 업무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3일 법무부의 사법시험 존치 유예기간 4년 연장 입장을 발표했다. 로스쿨협의회는 다음 날인 4일 이에 대한 반발의 뜻으로 변호사시험과 사법시험 등 법무부가 주관하는 시험의 출제를 하지 않겠다고 결의한 바 있다.

협의회는 출제거부를 결의한 지 12일만에 이뤄진 이번 발표에 대해 “법무부의 태도가 전향적으로 변화하고 범정부협의체가 합리적으로 구성·운영될 것으로 믿고 변호사시험 제도의 안정적 정착과 학생들의 변호사시험 응시 독려를 위해 협력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 로스쿨협의회는 지난 16일 변호사시험 출제 거부 결정을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 안혜성 기자

하지만 앞서 법무부가 사법시험 존치 유예가 법무부의 최종적인 결정이 아니라며 한 발 물러섰을 때에도 변하지 않던 강경한 태도를 갑작스럽게 바꾼 데에는 모종의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오고 있다.

법무부 등과 사전 의견교류가 있지 않았느냐는 의견과 로스쿨 교수들이 변호사시험 출제 및 채점에서 빠진 상황에서 변호사시험이 강행되는 경우 오히려 불이익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라는 의견 등이 제시되고 있는 것.

오수근 이사장은 변호사시험 출제 거부를 철회한 배경에 국회나 법무부로부터의 언지가 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언지를 받고 한 것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는 “협의회의 이번 성명서 발표가 이뤄진 후 법무부의 태도가 전향적으로 변화하고 범정부 협의체가 합리적으로 구성·운영될 것이라는 믿음이 전제된 것”이라는 원칙적인 대답을 되풀이했다.

이에 대해 이원우 서울대 로스쿨 원장은 “학생들이 어떻게든 변호사시험을 봐야 하는데 시간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더 이상 미루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학생들에게 학사일정 거부를 중단하고 학업에 복귀할 것과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것을 호소했다. 이들은 법률가로서 법조현장에서 사법문화를 개선하는 것이 학생들의 소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협의회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기자회견이 이뤄진 당일 로스쿨학생협의회는 “로스쿨협의회의 입장 발표는 경청하겠지만 이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며 보다 강한 연대 의지를 독려했다. 이들은 현재 변호사시험 응시 취소 위임장을 취합하고 있으며 학사일정거부도 계속하겠다는 뜻을 고수했다.

협의회의 이번 발표로 학생들이 충격을 받을 우려에 대해 오 이사장은 “학생들과 교수가 서로 신뢰해야 하는 때”라며 “학생들이 신뢰를 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종학 충남대 로스쿨 원장은 “학생들의 분노와 아픔은 쉽게 치유될 수 없다”면서도 “로스쿨 원장들과 교수들이 한 마음으로 대승적 결단을 내린 만큼 지속적인 대화와 설득을 통해 학생들도 대승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원우 원장은 “사태를 수습하고 장기적으로 로스쿨이 정착하는 큰 차원에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학생들이 수업에 복귀하고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 로스쿨협의회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변호사시험 등 출제거부 결정을 철회했다 / 안혜성 기자

로스쿨협의회의 이번 태도 변화에는 대법원이 제시한 범정부 협의체의 구성과 운영에 동의하고 참여하겠다는 의사도 담겨 있다.

오 이사장은 범정부 협의체에서 논의한 끝에 사법시험의 유예나 존치가 결정되는 경우 이를 수용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현재 이뤄지고 있는 여러 논의는 합리적인 근거나 팩트의 검증이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문제”라며 “합리적인 근거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면 그런 결론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교육부의 전수조사와 로스쿨 제도의 개선 방안에 관한 질문도 이어졌다. 먼저 로스쿨 입학과정 전반에 관한 교육부의 전수조사에 외부 인사를 포함시켜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오 이사장은 “부적절하다”고 단정했다.

이어 “교육부는 로스쿨에 대한 감독권자로서 조사를 시행하는 것인데 외부 인사의 참여를 주장하는 것은 국가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것”이라며 “법률가가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넌센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로스쿨 제도의 개선 방안에 관한 논의가 어느 정도 진전을 보고 있는지에 대해 오 이사장은 “로스쿨의 문호를 개방하기 위해 오픈 로스쿨, 야간 로스쿨 등을 연구하고 있고 고비용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고민도 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개선 논의를 약속했다.

다만 제도적 보완과 시행에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으므로 제도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사법시험의 유예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완강한 반대의견을 나타냈다.

오 이사장은 “사법시험 폐지는 이미 7년전 정해진 내용이고 그것을 신뢰한 수만 명의 신뢰가 있다”며 “이들의 신뢰에 대한 아무런 대책 없이 사법시험을 존치한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제도 개선을 하고 결과를 내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적어도 법에서 없애기로 한 것은 없애는 게 순서”라며 “개선책에 따라 시간이 필요한 정도는 다르겠지만 지금부터 열심히 논의해가면 충분히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형규 한양대 로스쿨 원장은 “사법시험에 문제가 많아 로스쿨을 도입했는데 로스쿨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사법시험을 존치시키면 원래 사법시험이 갖고 있던 문제점은 남으면서 로스쿨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원우 원장은 “사법시험이 50년간 운영되면서 시험과목이나 연수제도 등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시도가 이뤄졌지만 결국 문제점을 극복할 수 없다고 확인된 제도”라고 말했다. 그는 “로스쿨은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이제 4기를 배출한 시험단계”라며 “장기적으로 로스쿨 개선과 발전을 통해 진보하는 내용으로 가꿔나가는 것이 의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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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2015-12-17 22:53:27
기자님 맞춤법 좀 지킵시다.'언지가 있었냐' 가 뭡니까..ㅉㅉ 언지를 이 아니고 언질을 입니다.

나나 2015-12-17 14:13:16
왜 로스쿨교수들이 지금 갑인가요? 자기네 밥그릇지키려고 이 사단내는 로스쿨들..이나라 이제 어찌하리오..사시는 존치해 주세요. 국민들의 뜻이에요

충신 2015-12-17 11:11:45
변시 출제를 거부한 교수들을 20년간 출제위원에서 배제시키고 전현직 법조인이나 전현직 법대 교수들로 교체시켜야 한다. 국가에서 시행한 중대한 시험일정을 파행시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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