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무원 시험과목의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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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무원 시험과목의 행보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5.12.02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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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인아 기자] 얼마전 내부자들이라는 영화를 봤다. 대선 후보, 대기업 회장, 메이저 언론사 논설주간, 깡패, 검사가 주요 등장인물이며, 결국은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채우고 출세를 위해 서로 손을 잡거나 혹은 배신, 복수하는 과정을 알차게 그린 영화로 한편의 뉴스를 2시간동안 아주 재밌게 본 느낌이다.

“어차피 대중은 개돼지들입니다. 적당히 짖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라는 극 중 언론사 논설주간역을 맡은 백윤식 씨의 대사를, 기자는 왠지 이 영화의 명대사로 꼽고 싶다. 씁쓸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공감이 돼서다.

최근 공무원 수험가에도 사법시험 폐지에 대해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것 같다. 사법시험과 7,9급 공무원시험과는 큰 상관이 없는 듯 하지만, 사법시험 폐지가 향후 공무원 채용에 미치는 영향이 적잖게 있을 것 같다는 이유로 과연 폐지가 확실시 될 지 추이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사시생이 당장 공시생으로 넘어올 확률은 크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어쨌든 영향은 있을 것이라는 게 수험 관계자의 생각이다.

사실 기자는 사법시험 존폐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있지 않다. 그러나 공무원채용에 적잖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에 따라 과연 어떤 행보를 보일지 한 번 생각은 해봤다.

한 수험 전문가는 “공무원 입장에서는 있는 제도를 변경시키는 것은 사실 일도 아니지만 이미 변경된 것을 다시 되돌리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고 일축 하기도 했다. 즉 사시 폐지안을 다시 존치로 바꾸는 것보다 있는 로스쿨을 제도적으로 사정에 맞게 정비하는 것이 훨씬 쉬운일이라는 것이다. 또한 사시 존치로 한 명을 뽑든, 백 명을 뽑든 시험을 진행하는 데 들이는 비용과 수고가 거의 비슷한데 굳이 그렇게 할 이유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국민여론을 수렴하고 토론회같은 행사를 여는 것은 그래도 이렇게까지 했다는 구색을 갖추기 위한 정치적 비즈니스 쇼가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기자 역시 이 말에 공감하는 바다. 어떻게 되는지간에 기자 입장에서는 상관없지만, 내부자들이라는 영화 내용과 우리네 사회가 닮은 구석이 꽤나 있다는 점을 보면서 그냥 찝찝한 느낌이 드는 것 같다.

또한 공무원시험 과목 변경에 대한 말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번 국가직 7급 면접 후 진행되는 설문조사에서는 9급때와 같이 공무원시험 한국사과목 검정능력대체에 대한 응시자 생각을 밝히는 질문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9급에 헌법이 도입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시험과목 개편 관련 질문이 나옴에 따라 인사혁신처가 시험과목에 대해 다각도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아닌지 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검정능력시험으로 대체 한다면 한국사보다는 영어를 타겟으로 하는 것이 더 낫지 않느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 공무원시험 영어는 계속해 큰 변화없이 독해, 문법, 생활영어 등의 틀로 출제가 이뤄져오고 있다. 행정법이나 행정학의 경우 최신 사회흐름을 반영하거나 개정된 것에 대한 출제가 이뤄지고 있고, 국어나 한국사도 새로 바뀐 개정된 내용이나 사회 분위기를 공무원시험 출제에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영어는 아직 시대 흐름을 반영하는 출제보다는 기존 문제은행 틀에 준하는 수준으로 출제가 이어져오고 있다. 이에 글로벌 시대에 잘 대처할 수 있는 우수한 공무원을 뽑기 위해서는 공무원시험 영어보다 차라리 듣기와 읽기, 쓰기가 어느정도 가능한 토익점수를 잘맞는 사람을 뽑는 것도 나쁘지 않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영어 문제를 아예 토익식으로 혹은 이슈가 되고 있는 사회정책에 대한 지문을 3~4개 주고 그에 따라 20문항을 만들어 출제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가령 사회정책 및 시사상식형 지문 1개를 주고 그에 따른 질문을 4~5개 출제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문이 지금보다 더 길게 출제돼 어려울 수 있지만 지금 현 문제은행식 출제보다는 합리적이고 수준도 보다 명확하게 갈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물론 이렇게 출제 방향을 확 바꾸면 기존 영어교재를 내는 출판사나 학원 강사 등은 타격을 입을 것이고 수험생들도 큰 혼란을 겪을 것이다. 토익식으로 영어 출제 유형이 바뀌면 현재 공무원시험 영어 문제 출제에 참여하는 교수들은 처음부터 다시 작업에 들어가야 하고 교육부나 영어 교재 집필자, 출판사, 수험생 등 여러 관계요소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그러나 영어를 현 필답식 출제에서 토익식으로 출제 유형을 바꾸면 영어가 학문과목에서 실용과목으로 성격이 바뀌게 될 수 있기 때문에 대학 영문학과의 역량 및 교수들의 입지가 더 좋아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겉으로 볼 때는 이렇게 하면 되지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문제 출제 하나에도 윗선에서는 대중이 알 수 없는 여러 긴밀한 요소들이 밀접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2013년 공무원시험 과목이 개편됐지만 여전히 시험과목에 대한 것은 화두로 남아있다. 분위기로 볼 때 어떤식으로든 머지않아 한번은 더 과목이 개편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정부가 제일 먼저 수험생 입장을 고려해 합리적이고 다툼이 없는 안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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