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고시 국제통상 수석 합격수기]“언젠가 합격하리라는 자신감이 합격의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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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고시 국제통상 수석 합격수기]“언젠가 합격하리라는 자신감이 합격의 원동력”
  • 이상연 기자
  • 승인 2015.11.3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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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얼 2015년 5급공채 국제통상직 수석·현대청운고 졸업·서울대 중어중문과 재학

 

Ⅰ. 들어가며

한참 부족한 제게 수석합격이라는 영광이 돌아왔다는 사실이 아직도 실감나지 않습니다. 한편으로는 오랜 도전을 멋진 결과로 마무리한 스스로가 대견하기도 합니다. 기대 없이 취업을 준비하던 중 2차 합격문자를 받았을 때는 드디어 매번 미끄러지던 관문을 넘었다는 생각에 꿈만 같았고, 최종 합격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서야 4년이 넘는 지난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며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저는 짧지 않은 수험기간 동안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대부분 합격자들이나 강사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던 사항을 간과한 것이 원인이기에 그다지 특별한 비결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수기가 공부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초심자들 또는 수험기간이 길어지면서 공부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일 것입니다. 분량 제한이 없다는 말에 최대한 구체적으로 적어보려 노력했습니다. 개인의 성격이나 처한 상황에 따라 각자에게 최선인 방법은 모두 제 각각일 것이기에 필요한 부분 위주로 취사선택하시는 지혜를 발휘해 긴 수기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Ⅱ. 수험생활

1. 준비 : 2010년 후반 - 2011년 전반[15.33/0/26.33/60/25.33 ]*
*차례대로 국제법, 국제경제학, 행정법, 영어, 중국어의 2차 시험 성적입니다.

저는 학부 1학년 2학기부터 3학년 1학기까지 2년간 동아리 활동을 한 후 3학년 2학기 들어 고시 공부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2010년 2학기에 15학점을 수강하며 영어점수를 취득한 후, 기출문제 위주로 문제풀이를 하고 PSAT에 응시했습니다. 상황판단에서 찍은 문제가 여럿 맞아 운 좋게 컷에서 1∼2문제 차이로 1차 시험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2011년 1학기에는 행정구제법과 미시경제학을 포함해 9학점을 수강하면서 새로이 도입된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자격증을 취득하고 류준세 강사의 행정법 예비순환을 들었습니다. 2차 시험장에 들어가긴 했지만 기본적인 내용도 숙지되어 있지 않던 터라 외국어 두 과목을 제외하고는 ‘소설’을 쓰고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차와 2차 성적을 토대로 해볼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후 2년은 통으로 휴학을 한 뒤 고시 준비에 매진했습니다.

2. 1년차 : 2011년 후반 - 2012년 전반[58/39.33/46/68.66/34.66//평균 2.81점차 탈락 ]

약 1년간 논문과목의 강의를 차근차근 수강한 뒤 2차 시험을 봤습니다. 국제법은 백승호, 행정법은 류준세, 국제경제학은 김진욱 강사의 강의를 수강했으며, 한 강사의 커리큘럼을 따라 예비와 1순환 중 하나, 2순환, 3순환을 차례로 수강했습니다. 인터넷 강의는 시간조절에 자신이 없어 오전 영상강의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오전에 강의를 들은 뒤 학교 도서관에 올라가 공부하는 패턴을 2차 시험 직전까지 유지했습니다.

다만 2차 시험이 약 한 달 앞으로 임박한 순간까지도 내용 이해에만 치중한 탓에 답안 작성 경험이 현저히 부족했습니다. 저는 2년 차에 합격하는 것이 목표였기에 평균 3점차로 탈락하고서도‘나름대로’ 양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하며 매 번의 2차 응시기회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 깨닫고는, 국제법 조문암기 스터디를 진행한 것을 제외하고는 암기 및 답안작성을 게을리 한 것을 뼈저리게 후회했습니다. 한편 이 기간 동안 영어는 외무고시 및 국제통상을 준비생들과 스터디를 꾸려 주2회 약 3시간씩 진행했습니다.

3. 2년차 : 2012년 후반 - 2013년 전반 [55/40.33/56.33/78/33//평균 1.11점차 탈락 ]

2012년 후반에는 학교 도서관에서, 3순환 기간에는 고시촌에서 독서실을 다니며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필요한 강의 위주로 선택적으로 수강하며, 꾸준히 스터디를 통해 답안을 작성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모든 논문과목의 순환을 한 바퀴 돌린 다음이라 기본적인 내용이 익숙했고, 암기와 답안작성을 거치며 실력이 향상되는 것이 몸소 느껴졌기에 공부하는 것이 가장 재미있었던 시기입니다.

2012년 후반에는 정성주, 황종휴 강사의 1순환 강의를, 2013년 전반에는 정성주, 류준세, 김진욱 강사의 3순환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3순환 기간에는 국통끼리 진행하는 스터디에 참여해 50점 이상씩 각 과목 모의고사를 작성하고 기출문제의 목차를 잡기도 했습니다. 3순환 기간 중 정영한 강사의 영어 모의고사 수업을 수강하고, 중국어 첨삭과외를 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1년 내내 주 3회 이상 영어 및 중국어 암기 스터디를 꾸준히 진행했고, 3순환 기간에는 퇴첵을 겸해 매일 밤 10시부터 1시간씩 진행되는 자율학습 스터디에서 영한 및 한영 번역을 연습했습니다. 이러한 노력 끝에 행정법과 영어는 각각 10점씩 향상되었지만, 예년과 비슷한 국제경제학 점수로 인해 또 다시 2차에서 낙방했습니다.

4. 3년차 : 2013년 후반 - 2014년 전반 [1차 시험 탈락]

국제경제학 점수로 인해 아깝게 떨어졌다는 생각에 시험에 한번 더 응시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연이어 휴학 2년을 한 터라 8학기째인 2013년 2학기에는 복학하여 19학점을 수강해야 했습니다. 남은 전필과목 위주로 수강하느라 학기수업에 바빠 고시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못했기에 주말에 영어첨삭과외를 받고 주중에는 국제경제학 과목을 보완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강의수강, 교과서 정독 및 정리, 기출문제와 문제풀이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여느 때처럼 준비해 1차 시험을 친 뒤 78.3점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행정법 3순환의 막바지를 달리던 와중, 발표 당일 마킹 실수로 1차에 1문제 차이로 탈락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탈락 이후 교내 스포츠센터에서 3개월 가량 아르바이트를 하며 꾸준히 운동을 하여 체력을 기르며 기분을 전환했고, 도중에 한국사 시험을 갱신하는 등 2014년 전반부는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5. 4년차 : 2014년 후반 - 2015년 전반 [73.33/71.33/51.00/76.00/34.00//67.92 ]

이대로 고시를 접기에는 아쉬움이 클 것 같아 부모님께 허락을 구한 뒤, 8월부터 조문과 판례를 총정리하며 국제법을 훑어보는 식으로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8학기까지 대부분의 학점을 이수해둔 터라 전공필수과목 3학점만 신청해 고시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2차 시험이 끝나면 곧장 2015년 하반기 공채를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다진 뒤 시험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필요한 강의는 비용걱정 말고 최대한 수강하라는 부모님의 응원에 힘입어 2014년 후반부터 2차 시험 직전까지 유창석 선생님의 국제경제학 스터디와 기존에 진행하던 영어 첨삭과외를 수강했습니다. 일정에 익숙해진 뒤에는 국통 및 외교원 준비생들과 국제법 기출스터디를 꾸렸습니다. 더 이상 시간을 정해두고 분량을 채우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 주 2회 가진 자료를 총동원해 기출문제를 50점씩 완성해와 토론 및 첨삭하는 방향으로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생각 이상으로 답안을 완성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저보다 수험기간이 짧음에도 실력이 뛰어난 후배들 사이에서 많은 자극을 받고 답안을 정비할 수 있었습니다.

2014년에 1차를 떨어졌던 탓에 1차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기로 결심해 약 2달 전부터는 1차 준비에만 전념했습니다. 기존에 진행한 기출분석이 수박겉핥기 식이었다는 생각이 들어, 연도별 기출풀이에서 끝내지 않고 기출과 기출간, 기출과 모강간 분석을 꼼꼼히 진행했습니다. 12월 말에 선발인원이 대폭 감소한다는 발표를 보고 충격이 컸지만, 이왕 도전하기로 결심한 것 끝까지 해보자는 마음으로 금방 마음을 다잡고 1차 준비에 매진했습니다. 다행히 평균이 8점 이상 올라 1차 시험 직후부터 2차 시험 준비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곧장 지난해 소수점 차로 탈락한 친구들 여럿과 2차 스터디를 꾸려 답안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기본적으로 3순환 진도에 맞춰 50점씩 답안을 작성하면서 필요하다면 기출이나 타 강사의 답안을 50점씩 추가로 작성하기도 했으며, 스터디 내에서 외국어나 국제법 조문, 행정법 암기 스터디도 병행했습니다. 안진우 선생님의 답안지 특강을 일반국제법과 국제경제법 각각 10회차 씩 수강했으며, 지난해 3순환 강의를 듣지 않은 터라 개정된 내용을 확인하고 진도를 관리하고자 류준세 2순환과 안진우 외교원 3순환 강의를 최대한 빠른 속도로 들었고, 김진욱 3순환을 실강으로 수강했습니다.

Ⅲ. 공부방법

1. 1차 시험

(1) 언어논리

논리논증은 별도로 강의를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후에는 유형별로 문제를 풀이하면서 자신만의 풀이법을 개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명제논리 문제는 역과 대우를 구분하면 쉽게 풀리는 데, 한번에 정확히 풀어내는 자신만의 풀이법을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매년 기출풀이로 1차 준비를 시작했지만 언어는 특히 답이 기억에 남아 쉽게 느껴지는 것일 뿐, 기출문제 중에서도 어려운 문제는 끝까지 정확한 이해가 어려웠습니다. “선지는 지문의 내용을 다른 말로 바꾼 것에 불과하다”는 친구의 조언을 참고하며 기출의 정답과 오답 선지를 최대한 이해하려 노력했습니다. 특히 줄을 많이 긋는 습관은 글을 빠르게 읽거나 흐름을 파악하는데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 고치려 했으며, 지문을 읽을 때는 글 전체의 구조를 그리려 노력했습니다. 한 강사의 모강만 풀다 보면 특유의 오답 출제방식이 익숙해져 다양한 강사의 모강을 섞어서 풀었으며, 언어 과목은 기출과 모강의 괴리가 커 기간 내내 기출문제를 손에서 놓지 않았습니다. 실전에서는 연습에 비해 처음 보는 지문이 더욱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데, 문제를 건너뛰더라도 오답을 최대한 추려놓았으며 연속해서 두 문제 이상을 넘기지 않도록 했습니다.

(2) 상황판단

상황판단은 다들 아시겠지만 시간안배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퀴즈 이외의 모든 문제를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풀이하고 퀴즈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올해는 특히 유형별 기출분석에 집중했습니다. 일반 언어지문과 법조문 문제의 구조와 난이도 조절방법을 이해하려 연도별 기출문제를 모아 비교분석했습니다. 이 때 박준범 선생님의 법조문 특강 교재를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하주응 강사의 퀴즈특강도 수강했는데, 수강만으로 풀이실력이 향상되지는 않았지만 풀이법을 정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좋았습니다. 상황판단은 완성도가 높은 박준범 강사의 모강 위주로 준비했습니다.

(3) 자료해석

자료해석은 세 과목 중에서 노력으로 점수를 올릴 여력이 가장 큰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2014년 1차 시험에서 저조한 자료해석 점수로 낙방하였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우선 작년 자료해석 기출을 다시 풀이한 후 실전에서 했던 풀이와 꼼꼼히 대조하며 실수로 이어지는 과정을 찾아냈습니다. 여타 기출 역시 책형을 바꿔가며 2회 이상 풀이한 후 반복해서 틀리는 문제, 그렇지 않은 문제, 시간부족으로 못 푼 문제를 구분했습니다. 모강을 풀면서도 찍어서 맞은 문제와 틀린 문제, 못 푼 문제를 구분해 틀린 문제 및 시간을 오래 잡아먹은 문제 위주로 실수 유형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극복방법을 고심했습니다.

제 목표는 단순한 계산실수로 틀리는 경우를 최대한 줄이고, 어려운 문제에 매달리느라 뒤에 남은 쉬운 문제를 못 푸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비타민 교재를 이용해 꾸준히 계산연습을 했고, 전체 풀이시간 90분 중 40~45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21번을 푸는 것을 목표로 약한 유형을 넘기는 연습에 주력했습니다. 자료해석은 신헌, 석치수 강사의 모강을 모두 풀었습니다. 30번까지 모든 문제를 차근차근 풀기보다 어떻게든 40번까지 푸는 것을 목표로 하자 모강 백분위도 한층 안정적으로 나왔습니다. 반복적인 훈련 끝에 이번 시험에서는 두 문제가 통으로 나온 문제 두 세트를 과감히 넘기는 등 약 8문제 가량을 넘기고 40번까지 풀이를 마친 후, 다시 못 푼 문제를 풀며 전체를 세 번 가까이 돌렸습니다.

(4) 총평

친구에게 실수를 줄이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묻자, “문제풀이과정에 매몰되지 말고 계속해 주의를 환기시켜야 한다”는 답을 해주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이 약한 유형에 대한 풀이법 및 실수에 대한 대응방법을 준비해 주의해야 할 점을 계속 되새기며 문제를 풀어야 할 것입니다. 한편 지난해까지는 막판에 1∼2분이 남아도 푼 문제의 마킹을 끝내고 남은 문제를 모두 찍은 뒤 펜을 내려놓고 종소리가 울리기를 기다렸다면, 올해는 1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기에 종이 울리는 순간까지도 긴장감을 놓지 않고 문제를 풀었습니다. 못 푼 문제는 세 과목 모두 하나의 숫자로 찍었습니다.

2. 2차 시험

(1) 국제법

국제통상 직렬 수험생들에게 가장 높은 벽이 국제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일반국제법뿐 아니라 국제경제법까지 분량이 방대한데다, 교과서의 기본내용뿐 아니라 조문, 판례, 논문까지 소화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크기 때문입니다. 특히 저는 순서대로 공부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고 정리가 잘 안 되는 스타일이어서, 2차 시험 직전까지 수많은 자료 속에서 헤매기 일쑤였고 올해 시험 직전까지도 자위권에 대해 제대로 답안을 적지 못해 자괴감이 컸습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불의타가 출제되곤 했지만, 최근에는 기본에 충실하게 출제되는 만큼 중요한 주제부터 정리해나가시기를 추천합니다. 영공법이나 ILP 등과 같이 비중이 약한 주제는 3순환 기간 전에 미리 각각 A4 0.5∼1페이지로 쭉 정리해서 방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준비해두시고, 조약법, 국가책임법, 해양법 및 GATT, SPS, TBT, 무역구제제도 등 중요한 주제는 설사 지난 해 출제되었다 하더라도 완벽하게 대비하고 시험직전까지도 계속해 반복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수험 초반에는 교과서에 소홀히 했지만, 기본내용을 숙지하고 다시 교과서를 읽으니 김대순저, 정인섭저 그리고 27인공저가 얼마나 훌륭한 교재인지 깨달았습니다. 수험기간 내내 교과서의 논리를 체화하려는 노력을 하며 김대순저는 각주까지 정독했으며, 분량에 질식할 것 같은 기분이 들면 정인섭저나 27인공저에 없는 내용은 과감히 생략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국제법은 마땅한 요약서가 없는데, 올해는 대부분의 내용이 수록된 정성주 강사의 교재에서 보지 말아야 하는 내용을 빼는 방식으로 정리했습니다. 부분적인 조문을 보는 것과 전체적인 조약 및 영문을 참고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기에 공부를 시작하면서 중고로라도 조약집은 꼭 구입하시고 손 닿는 곳에 비치하여 시시각각 참고하시고, WTO Dispute Settlement: One-Page Case Summaries라는 pdf파일을 인쇄하여 판례의 요지를 매번 확인하는 것도 유용합니다. 논문에는 한 번 빠지면 끝이 없기에, 권위자가 작성한 논문 위주로 포스트잇에 요약해 정리해두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국제법 과목은 강사 별로 장단점이 분명한데, 저는 백승호→정성주→안진우 순으로 수강하는 것이 유익했습니다. 백승호 강사는 깔끔한 정리로 초반에 수강하며 큰 틀을 잡기에 좋고, 정성주 강사는 자료가 풍부해 부족한 내용을 보충하기에 좋습니다. 안진우 선생님의 수업은 기본내용을 익힌 상태에서 자세한 법리를 익히기에 좋습니다. 특히 유보나 자위권, 자결권 등에서 풀리지 않던 의문을 해결할 수 있어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느낌이었고, 답안지특강을 수강하며 주제별로 잘못 알고 있던 내용을 정정하고 안진우 선생님께 개인적으로 모르는 내용을 질문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국제법 답안의 경우 조문이나 판례를 남발하기보다 꼭 필요한 곳에만 적시하며, 자신만의 논리를 정확하게 드러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매년 점수의 분포가 달라 일률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조문 번호를 잘못 적시했어도 큰 감점은 없었습니다. 또한 이왕이면 많은 분량을 채우는 것이 좋지만, 올해 저는 2문과 3문은 각각 2쪽 남짓 밖에 채우지 못했고 2문은 목차를 거의 나누지 못했음에도 고득점이 가능했다는 점을 보면 반드시 점수가 분량에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2) 국제경제학

국제경제학은오랫동안제속을가장썩인과목입니다. 국제법은 끝이 없어 보여 부담스럽고 막막했지만 막상 시험장에 가서는 어떻게든 내용을 채우고 왔다면, 국제경제학은 공부하면서는 재미도 있는데다 충분히 이해하는 것 같은데도 막상 시험장에 가서는 죽을 쑤고 오기 일쑤여서 점점 자신감을 잃는 악순환을 반복했습니다. 13년 국제경제학을 치고 와서는 올해는 국경 때문에 탈락할 것을 확신할 정도였고, 올해 실력으로도 12년 1문이나 13년 1, 2문, 14년 1문과 같은 문제는 풀어낼 수 있었을지 의문입니다. 올해는 다행히 1, 2문을 풀어낼 수 있었고, 3문도 모의고사를 풀면서 본 내용이라 어렴풋하게나마 기본개념을 서술할 수 있었습니다.

국제통상 직렬에 진입하시는 분들 대부분 저와 비슷한 고충을 겪으시리라 생각합니다. 국제경제학은 양이 많지 않아 국제법이나 행정법에 비해 짧은 기간 동안 강의가 진행됩니다. 이 동안만 국제경제학을 공부하고 끝내기 쉬운데, 국경을 잡지 않고서는 고득점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논문과목들만큼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시기를 당부합니다. 또한 어려운 문제가 출제되더라도 경제학적인 기초 없이 풀기 어려울 정도라면 어느 정도 점수 보정이 이뤄지는 것으로 추측되기에 다른 과목의 고득점으로 극복할 수 있는 만큼, 당황하지 마시고 평이한 문제 또는 정확한 수치가 도출되는 문제를 절대 틀리지 않는데 주력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황종휴 강사의 강의를 한 번 수강한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김진욱 강사의 커리큘럼을 따라갔습니다. 국경을 극복하지 않고는 합격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올해는 유창석 선생님의 강의도 수강했습니다. 강의 자체도 유익했지만 강의를 전후해 진행되는 스터디를 중심으로 약 1년 가량 1주일에 최소한 3일 이상 꾸준히 국경 답안을 작성하고 1대1으로 첨삭을 받았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꾸준히 50점 답안을 작성하며 경제학 답안의 틀이 손에 배자 답안의 질이 확연히 향상되는 것을 느끼면서, 그간 ‘국제경제학의 ZIP을 외울 정도로’ 문제를 충분히 풀어봤다는 생각이 틀렸음을 깨달았습니다. 또한 올해는 김신행저와 김인준저를 모두 참고해 잘 서술된 부분을 중심으로 단권화하여 김진욱 강사의 챕터별 주제를 중심으로 정리하기도 했습니다.

답안 작성 시 정책적 함의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답을 내리지 못할 경우 주객전도로 오히려 역효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해 가능한 본론에 집중했습니다. 한편 국제통상 직렬의 수험생들은 답안이 길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재경 직렬 수험생들의 최고답안을 참고해 핵심내용 위주로 정확한 답안을 간결하게 작성하는 연습에 공을 들이기를 추천합니다.

(3) 행정법

행정법 과목은 국제법 과목에 비해 훨씬 양이 적어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았지만, 그만큼 큰 노력을 들이지 않아 고득점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매년 류준세 선생님의 강의를 수강했는데, 꼼꼼한 강의스타일이 저에게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다만 류준세 선생님의 단점이 한 가지 있다면 문제를 ‘찍어주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 때문에 3순환에 류준세 선생님으로 갈아탄 친구들이 강약 조절이 되지 않아 힘들어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다양한 강사들이 소위 ‘미는’ 문제가 있고, 적중하기도 하는 만큼 최소한 3순환 기간에는 최대한 많은 강사의 모의고사를 풀거나 최소한 논점이라도 확인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행정법에서는 논점파악, 포섭, 판례, 학설 순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행정법에서 논점을 놓치거나 얼버무리는 것에 관대한 편이었는데, 고득점을 위해서는 이를 극복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행정법에는 그다지 논리가 없어도 학-판-검이면 충분하지 않냐는 생각이 있었는데, 기본적인 내용이 익숙해진 이후 행정법에서 고득점한 친구의 답안지를 보니 간결하지만 논리흐름이 돋보여 생각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행정법 답안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 암기는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의나 리딩판례, 학설의 주요 근거뿐 아니라 논점 역시 암기가 필요합니다. 이를 토대로 포섭이나 논리흐름까지 고민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처음 공부할 때는 총론의 양이 많고 강의 역시 각론은 빠르게 훑고 끝나는 경우가 많아 소홀하기 쉬운데, 1문제는 반드시 각론이 출제되는 만큼 각론 역시 문제 위주로 내용을 정리해두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3순환 기간에는 정선균 선생님의 핸드북의 쟁점 위주로 빠르게 암기하는 스터디를 꾸준히 진행했습니다.

(4) 영어

영어 과목은 처음부터 양호한 점수를 받아 자신감이 있었고, 올해 합격 및 최고득점을 하는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과목입니다. 외국에 거주한 적이 없지만 고득점을 할 수 있었던 데는 영한에서 정확하지만 자연스러운 한국어로 번역하려 노력했던 점, 한영에서 최대한 ‘영어스러운’ 표현과 다채로운 구조를 사용하며 실수 없이 꼼꼼히 번역하려 노력했던 점이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이 과정에서 꾸준히 영어스터디를 진행했고, 올해까지 약 2년 가까이 영어첨삭 과외를 받았습니다. 영어 과목은 하루라도 손을 놓으면 실력이 퇴화하는 반면, 매일 꾸준히 단어나 표현을 암기하고 이를 번역에 녹여내려 연습하는 과정에서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체감할 수 있어 매일 조금씩이라도 손을 놓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영어는 실력이 있는 스터디원이나 선생님을 만나 잘된 번역을 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번역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어색한 글과 세련된 글의 미묘한 어감의 차이를 포착해내고 암기 및 응용을 통해 부족한 점을 개선해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언어적인 감각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점수의 편차가 컸던 탓에 영어 때문에 탈락한 분들도 많은데, 분량이 길어지면서 실수 별로 점수를 차감하다 보니 편차가 커진 것이 아닐지 추측한 바 있습니다. 영어점수의 절대적인 수치는 매년 변하지만 상대적인 위치는 꽤 고정적이기 때문에, 점수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문법과 어휘 등 기본기를 포함해 일정 기간이라도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영어 과목에서 점점 분량이 늘어나는 추세이기에, 저는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3문까지 내용을 속독한 후 초안을 잡지 않고 바로 답안지에 번역했습니다. 2013년 시험에서는 에세이를 모두 완성하지 못했고 내용 역시 부실하다고 생각한 반면, 올해 시험에서는 시간 안에 내용을 모두 완성하고 두세 번 다시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 만족스럽게 시험을 마무리했음에도 점수는 비슷하게 나온 것으로 보아 답안을 완성하지 못했다고 해서 반드시 점수가 낮게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완결된 답안을 작성하는 것이 물론 중요하기는 하지만, 한영과 영한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 보다 공을 들이시기를 추천합니다.

한편 2011년부터 1년 가량 진행한 스터디의 경우 영한은 The Economist나 Project Syndicate에서, 한영은 한글 번역판이 제공되는 Newsweek를 구독해 한 사람씩 돌아가며 적정 분량을 선정해 미리 메일로 보낸 뒤 모인 자리에서 번역하고, 에세이는 idebate, debatepedia등의 사이트에서 주제를 선정해 작성한 뒤 한영, 영한, 그리고 에세이 모두를 상호 첨삭하는 방식으로 3시간씩 진행했습니다. 영어 단어암기는 정영한 선생님의 Voca 30000이나 과외자료를 활용했습니다.

(5) 중국어

중어중문학과에 진학해 중국어 수업을 다수 수강한 덕인지 중국어 과목은 꾸준히 양호한 점수를 얻어왔습니다. 학부시절 들었던 강의 중에서 처음에는 A4 반 페이지에서 시작해 나중에는 수 페이지에 이르기까지의 글을 외우다시피 낭송하는 수업을 두 학기에 걸쳐 수강했는데, 이 때 초급에서 중급으로 중국어 실력이 향상되었습니다. 이후 중국어로 된 글을 자연스럽게 끊어 읽으며 직독직해가 가능해져 한결 수월하게 시험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일정 기간 평소 실력에 비해 난이도가 있는 글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독해 실력과 어휘량이 대폭 향상된 것 같습니다.

평소 준비과정에서는 꾸준히 시사중국어사에서 나온 장석민 편저 통역대학원 중국어 한중번역편을 외웠고, 약 3개월 가량 첨삭과외를 받기도 했습니다. 중국어는 영어에 비해 모범답안이 없는 경우가 많아 갈피를 잡을 수 없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이럴 때는 시중의 중국어 독해 교재를 이용해 번역 연습을 하기도 했습니다. 빨간 책을 이용해 암기를 할 때는 초반에는 표현 위주로 외웠고, 매년 반복하며 표현이 익숙해진 이후로는 예문까지도 통으로 외우는 방식으로 스터디 방식을 변경했습니다.

실제 시험에서는 어휘와 표현은 틀리더라도, 구조를 잘못 파악해 오역하는 경우는 최대한 줄이려 했습니다. 처음 전체 글을 속독하며 끊어 읽어야 하는 부분, 막히는 표현 위주로 표시한 뒤, 답안 작성용 펜으로 최대한 자연스럽게 1차 번역을 했습니다. 모르는 부분은 연필로 연하게 적어두고 남은 시간 동안 완성하기 위해 고심했습니다. 중한번역에서 모르는 중국어의 뜻은 주변 문맥을 유추해 비워두지 않았고, 한중번역도 고유명사를 제외하고는 최대한 머리를 쥐어짜내 빈 칸을 남겨두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2~3회 검토를 거치며 윤문했습니다.

(6) 아쉬운 점

1) 준비기간

운 좋게 1차 시험에 합격했던 것이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2차 시험에 들어간 것은 외국어 수준을 가늠할 수 있었다는 점을 빼면 큰 의미가 없었고, 별다른 계기 없이 매번 비슷한 패턴으로 1차를 준비하다 보니 항상 아슬아슬한 점수로 합격했으며, 컷이 상승한 2014년에는 2차 합격을 노렸음에도 간발의 차로 1차의 관문을 넘지 못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2차에 합격할 만한 실력을 쌓아놨을 때 1차에 통과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아깝게 떨어지신 분들은 당연히 1차에 전력해야 하겠지만, 1차에 저처럼 운 좋게 합격하신 분들도 본격적으로 합격을 노릴 때 1차에 방심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비록 9학점을 수강하긴 했지만, 2011년 1학기 내내 행정법 예비순환 강의도 다 듣지 못했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처음 2차 강의를 들으시는 분들께는 웬만하면 한 달이라도 실강을 수강해보기를 권합니다. 저는 당시 하루에 3시간 반 분량의 강의를 수강하는 데 어느 정도의 리듬감이 필요한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습니다. 인강으로 하루 분량의 학원 강의 중에서 고작 3분의 1을 수강하는 것조차도 힘들었고, 그렇다고 해서 교과서를 정독하거나 복습을 철저히 하지도 못했습니다. 처음 예비순환이나 1순환은 모든 과목을 4~5개월 안에 빠르게 끝내면서 기본적인 내용을 익힌 뒤 여러 번 돌리면서 빈틈을 채워가는 방식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됩니다.

2) 수험생활 초반

가장 후회되는 점은 내용의 이해에 치중한 탓에 답안 연습을 거의 하지 않았던 점입니다. 영상반을 수강하면서도 책을 보면서 1시간 동안 3쪽의 답안을 적는데 급급했고, 그마저도 어려운 주제가 나오면 포기하기 일쑤였습니다. 2차 시험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와서야 처음으로 책을 덮고 2시간 동안 100점을 작성해보았을 정도로 답안 연습이 부족했습니다. 특히 완벽주의 성향이 있으신 분들은 이해에 암기까지 완성되지 않으면 답안을 작성할 엄두가 나지 않을 수 있는데, 기초가 잡힌 다음에는 꼭 시간을 재고 답안을 완성하는 연습을 해보시기를 권합니다. 이것이 도저히 힘들어 문제를 미리 보고 공부한 뒤 답안을 작성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책을 덮고 작성하는 습관을 들이기를 바랍니다. 답안작성을 통해 빈출되는 논점을 파악하고 익힐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느 정도의 완성도로 공부해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또한 암기와 현출 과정을 거치며 답안의 질이 크게 향상되기에 답안작성은 초중반에는 필수적입니다.

교과서와 교재를 너무 깨끗하게 사용했습니다. 이를 위해 강의를 들으면서는 연필로 필기하고, 강의가 끝나면 삼색펜으로 필기를 베꼈으며, 줄이 조금이라도 비뚤어지면 지우고 다시 긋곤 했습니다.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그 때의 저에게 그 시간에 교과서를 한 번 더 읽으라고, 내용을 정리하고 외우라고 신신당부하고 싶습니다. 작년 함께 공부한 한 후배가 답안에 핵심 키워드를 기막히게 적어내 매번 감탄했는데, 그 친구의 ‘막 쓴’ 교과서를 보고 나서야 깔끔한 정리가 능사가 아니라 핵심을 간파하는 것이 중요함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3공 바인더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유용합니다. 강의자료는 매 순환을 거치면서 계속해서 같은 내용이 반복되면서 추가되는데, 그 때마다 새롭게 필기를 하기보다 바인더를 활용해 자료를 손쉽게 빼고 추가하며 자료를 ‘단권화’하는 방식이 효율적입니다. 고시촌에서는 이렇게 하시는 분들을 자주 봤지만, 학교 도서관에서는 이런 기본기를 몰라 첫 한해 동안 매 순환 누적된 자료더미 속에서 2차 시험 직전까지 허우적거렸던 기억이 납니다.

3) 수험생활 중후반

2차 시험 합격을 위해서는 어느 한 과목을 잘하는 것보다 모든 과목을 망치지 않으면서 전략과목에서 고득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국제경제학이 약하다는 점을 알면서도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 매번 처참한 점수를 받았습니다. 약한 과목을 극복하기 위해 합격자에게 첨삭을 받는 것, 답안지 특강을 듣는 것, 학교 수업을 듣는 것, 다양한 강사의 강의를 듣는 것 등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실력향상의 관건은 2차 시험이 끝난 뒤 다음 해 1차 준비에 들어가기 전까지의 기간에 얼마나 집중적인 노력을 하는지라고 생각하기에, 이 기간은 약점을 보완하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터디 없이 혼자서 잘 준비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어느 정도의 타율성이 있어야 계획을 꾸준히 지키는 스타일이었기에 스터디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아침 8시, 밤 10시에 외국어 암기스터디를 잡아 출첵 및 퇴첵을 겸했습니다. 주변에 국제통상이나 외교원을 준비하는 지인이 다수여서 지인들을 중심으로 스터디를 조직했고, 인터넷 카페에서 스터디원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다만 의욕을 저하시킨다거나 맞지 않으면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과감하게 그만둬야 할 것입니다. 최근 한 해 동안은 저보다 준비기간이 짧지만 의욕이 넘치는 후배들의 답안을 보며 자극을 받기도 했고, 궁금한 점에 답해주기 위해 자료를 찾는 과정에서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도 방지할 수 있었습니다.

수험기간에는 항상 시험 직전에 볼 자료를 정리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공부를 해야 합니다. 저는 내용을 잘 요약하고 정리하는 편이 아니어서 단권화나 서브제작은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행정법은 마지막까지 워크북과 3순환 모의고사로 정리하면 충분했지만, 국제법과 국제경제학은 매년 2차 직전에 혼란에 빠지기 일쑤였습니다. 마지막 1~2년은 이를 유념하여 교과서를 종합해 중요한 주제를 정리하거나 완성된 답안을 작성하는 방식으로 막판에 볼 수 있는 자료를 만들었고, 다양한 자료들을 하나의 교재에 취합해 정리했습니다.

3. 3차 시험

올해는 면접 준비기간이 2주로 짧아져서 면접스터디를 통해 면접의 기본적인 양식을 익히기에도 바빴습니다. 국제통상 직렬의 면접스터디에는 지난해 면접을 경험한 분이 있어서 면접 준비과정에서 큰 도움을 제공해주셨습니다. 다양한 대학 출신의 학생들이 모인 터라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에서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처음 모여 준비기간 동안 진행할 PT와 협상 주제를 선정하고 기존 자료를 수정했습니다. 이후 주말을 제외한 매일 8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인성 및 직무, PT,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인성 준비과정에서는 취업준비를 하며 자소서를 쓰기 위해 미리 다양한 경험을 정리해두고 십 수개 기업의 자소서를 작성해 둔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PT의 경우 이진우 자료로 대비했는데, 면접 당시 제가 직접 들은 “정책을 담아내는 큰 틀은 예산과 법령”이라는 면접관 한 분의 말씀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협상은 변형된 형식에 대비해 지난해까지 준비하던 자료에 관련 자료를 추가해 기존의 형식을 익히는 데 주력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는 시사상식이나 정책자료를 훑어보려 노력했지만 체력이 받쳐주지 않아 곯아떨어지기 일쑤였기에 2주 간은 주로 치명적인 습관을 고치는 데 주력했습니다.

이렇게 2주 가량의 준비가 끝나고 면접일이 다가왔습니다. 협상을 준비했지만 전 직렬 공통으로 토론을 진행하게 되어 임기응변을 발휘해야 했다는 점을 제외하고, 예상했던 것에 비해 문제 자체는 평이했습니다. 청렴성이나 바람직한 공무원의 모습 등 공직가치관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시고 면접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다행히 저는 큰 압박 없이 화기애애하게 면접을 진행했지만, 동일한 면접관이라도 순서에 따라 압박을 받기도 했습니다. 한편 국제통상의 이번 2차 합격자들 전부 최소 3년 이상 시험을 준비해온 터라 스터디에서 마주치는 등 친분이 있었는데, 2주 내내 동고동락하며 큰 의지가 되었습니다.

Ⅳ. 기타 수험생활

1. 생활패턴

3순환을 제외하고는 8시반부터 10시반까지, 3순환 기간에는 8시부터 11시까지 공부했으며, 집에 돌아와 인터넷 서핑을 하며 쉰 다음 약 6시간 수면을 취했습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부시간 내내 높은 집중도를 유지했습니다. 수요일이나 목요일에 집중력이 떨어지면 조금 늦게 학교에 가거나 조금 일찍 집에 들어와 휴식을 취하는 것이 한 주의 컨디션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매주 일요일은 늦잠을 잔 뒤 시내에서 외식을 하며 기분전환을 했습니다. 학교에서는 주로 학식을 먹었고, 고시촌에서는 하루 2끼 고시식당을 이용했습니다. 식사는 20∼30분 내에 끝내고 산책과 양치질을 합해 1시간 안에 자리에 돌아오는 것을 기본으로 생활했습니다. 식사 후에 졸릴 경우에는 15∼20분 엎드려 낮잠을 잤습니다. 수험기간 내내 2차 시험 한두 달 전까지 꾸준히 주 3회 이상 운동을 했던 것이 긴 수험기간 건강상 문제없이 공부에 매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헬스, 수영, 요가, 에어리얼요가, 탄츠플레이 등 다양한 운동을 하며 활기를 유지하고 어깨나 등, 허리 근육이 뭉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습니다.

2. 공부계획

매일 외국어 과목을 공부하는 데 오전 3시간을 쓰고 나면 오후, 저녁이 남습니다. 이는 하루치 분량의 강의를 듣고 예습 및 복습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기에 국제통상 직렬을 준비하며 진도가 밀리는 것은 일상이었습니다. 불가피하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대신 매 순환강의 전후로 비는 시간을 충분히 활용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중요함에도 매번 부실하게 마무리하게 마련인 행정법의 각론이나 국제법의 무력사용 부분 등은 따로 보충하지 않으면 3순환 직전까지도 미루게 됩니다.

3. 마인드컨트롤

저는 결심을 하기 전에는 우유부단하지만 일단 한 번 결심하고 나면 흔들리지 않고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성격입니다. 수험기간 중에도 큰 슬럼프 없이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했습니다. 언젠가 시험에 합격하리라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오랜 수험기간을 견딜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2차 시험 당일에는 항상 준비한 것을 넘어서는 문제가 출제된다는 점을 유념한 것이 마인드컨트롤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 있는 문제에 조금 더 시간을 안배해서 완성도 높은 답안을 작성하고, 자신 없는 문제는 맨 마지막에 작성하는 방향으로 융통성 있게 시간을 분배했습니다. 시험기간 중반에는 전날 실수한 것들이 떠올라 괴로워지기도 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예상과 다르게 점수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유의하며 마음을 정리하고 다음 날의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아무리 수험기간이 길어져도 만족스러운 답안을 적을 수는 없으리라 생각하며 심하게 망치는 것만 피하자는 마음으로 시험기간을 버텼습니다.

Ⅴ. 나가며

국제통상직렬의 선발인원이 불확실해지면서 계속 동직렬을 준비하기로 결심한 수험생들 역시 마음이 싱숭생숭 하리라 생각합니다. 일단 하기로 결심한 이상 내년 2차 시험까지 미련이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시기를 바라며, 1차 시험에 합격하면 동일한 경쟁률으로 경쟁하게 되는 만큼 1차 시험 통과에 만전을 기하기를 바랍니다.

또한 부족한 저에게 넘치는 사랑을 베풀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예상 외로 길어진 수험기간에도 묵묵히 믿어주고 지원해 준 아빠, 자취하는 두 딸을 위해 서울까지 먼 발걸음 마다 않은 엄마, 깐깐한 언니와 사느라 마음 고생했을 동생, 공부 시작했을 때부터 끝날 때까지 한결같이 격려를 아끼지 않은 남자친구, 동고동락한 많은 스터디원들, 실력 향상에 도움을 주신 많은 선생님들, 점점 뜸해지는 연락에도 항상 반겨주고 응원해준 선후배 및 친구들 모두 정말 감사합니다. 낮고 어두운 곳까지 헤아릴 줄 아는 공무원이 되어 더욱 자유롭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제작은 손길이나마 보태고 싶습니다. 긴 수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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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8 12:21:38
긴 시간동안 포기 안하시고 정말 대단하세요.
그 끈기와 노력을 저도 배우고싶어요!ㅠㅠ

수기 2017-04-05 08:13:11
재밌는 수기네요..마지막 남자친구 있다는 얘기는 반전..ㅋ

천사 2017-03-03 12: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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