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원리포트]시보일지-간통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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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원리포트]시보일지-간통사건
  • 법률저널
  • 승인 2004.02.2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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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사건이 왔다. 내 사건은 아니고 검사님 사건이다. 간통죄란다. 속으로 '이거 흥미진진해지겠는걸'이라고 생각하며 내 기록을 보는 척 하면서 계장님 수사하는 소리를 옆에서 듣고 있었다.

연수원에서 배우길 간통죄는 무조건 구속이고 실형을 선고하는 것이 실무례라는데 정말 그런가 보다. 그런데 남자, 여자 둘 다 간통을 한 적이 없다고 딱 잡아뗀다.

남자의 처가 간통고소를 하였다. 남편의 행동거지에 의심을 품고 기회를 엿보고 있다가, D-day 새벽 4시쯤 남편의 사무실에 갔다. 사무실 문이 잠겨 있고 사무실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그래서 평소 갖고 있던 사무실 열쇠로 문을 열려고 하자 안에서 남편이 문고리를 잡고는 누구냐고 외치는 목소리가 들렸다. 남편이 문을 꽉 잡고 있어서 문이 열리지 않자 부인이 빨리 문 열라고 고함을 지르자 그제서야 남편이 문을 열었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사무실안에는 모종의 여인이 쇼파위에 있었고 남편은 이게 무슨 짓이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댄다. 둘 다 옷을 입고 있었으므로 현장(?)을 덮친 것은 아니었다. 여자도 자신은 결백하다며 병원에 가서 정액검사를 받겠다며 병원에까지 갔다. 그러더니 병원에 가서는 자신이 생리중이라 너무 수치스러워 조사를 못받겠다고 다시 돌아가버렸다고 한다.

처가 사무실 안에 있던 휴지조각을 가지고 나와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했다. 결과는 한 휴지 안에서 그 남녀의 유전자가 검출됐다는 것. 그렇다면 현장을 덮친 것은 아니지만 거의 간통을 했다는 심증이 99% 형성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남자 여자는 둘 다 아니란다. 절대 아니란다. 그렇다면 왜 새벽 4시에 한 사무실에 있었느냐? - 남자는 사업을 하는 사람이고 여자 역시 한 건물에서 비슷한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인데 종종 함께 회식을 하면서 술을 마시기도 한단다. 그런데 그날도 저녁을 먹다가 여자가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할 수 없이 자기의 사무실에 데리고 와서 손도 따주고(자신이 수지침을 배워서 전에도 종종 따준 적이 있다고 하였다.) 정신을 차리면 집에 데려다 주려고 했다고 한다.

왜 사무실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냐? - 밤시간이 되면 케이블 TV에서 정사신이 많이 나오는데 그때도 그 방송을 틀어놓고 있었고 그 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간 것이란다.

왜 사무실 문을 바로 열지 않고 5분 동안이나 문고리를 잡고 있었느냐? - 누군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사무실 문을 엽니까? 계속 누구냐고 묻는 소리에 대답은 하지 않고 문고리를 따려고 하길래 문을 꼭 잡고 있었던 것이고 아내의 목소리임을 확인하고 바로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왜 한 휴지 안에서 남자와 여자의 DNA가 모두 검출되었느냐? - 남자 사무실과 여자 사무실 등 그 건물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한 곳에 쓰레기를 내어놓는데 아마 거기에서 쓰레기가 혼합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단다.

남자, 여자 피의자 둘 다 너무 진지했다. 자기들은 절대 아니라 했다. 그리고 억울하다고 하는데, 독자들의 생각은 어떠신지...

/정연숙전문기자·제44회사시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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