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시험 사상 첫 ‘서울대 1위’ 자리 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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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시험 사상 첫 ‘서울대 1위’ 자리 내줘
  • 이상연 기자
  • 승인 2015.10.02 11:35
  •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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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고려대에 이어 서울대 3위로 ‘추락’
연세대, 서울대·고려대 제치고 1위로 등극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사법시험 선발인원이 줄어들게 되면 서울대 등 소위 명문대 출신들이 독식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과는 정반대로 이들 대학의 편중이 오히려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법시험이 존치되어 로스쿨 제도와 병행한다면 사법시험 합격은 예전처럼 소수의 서울 소재 몇몇 대학 출신들이 독점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는 근거없는 기우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사법시험 선발인원이 700명으로 감축된 2011년부터 서울대 등 ‘SKY' 대학 출신의 비중이 점차 줄면서 300명으로 대폭 줄어든 2013년부터는 대학의 지형도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법시험 1천명 시대에서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이들 대학의 비율이 10명 중 6명에 달할 정도로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로스쿨 도입으로 선발인원이 감축되면서 근래에는 5명으로 줄었고 급기야 지난해부터 50% 아래로 추락하면서 올해는 30%대로 더욱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게다가 서울대가 사법시험 사상 처음으로 1위 자리를 연세대에 내줄 것으로 분석돼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된다. 

법률저널이 지난달 24일 발표된 2015년도 제57회 사법시험 제2차시험 합격자 152명 중 설문조사에 응한 141명(92.8%)의 출신대학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전망됐다.

 

설문조사 응답자 141명 기준으로 보면 올해 서울대의 추락이 예상된다. 서울대 출신 합격자는 141명 중 15명에 불과해 10.6%로 겨우 ‘두 자릿수’에 턱걸이 했다. 이는 지난해 설문조사 기준(18.3%)에 비해서도 약 8%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최종합격자 역시 서울대 비율이 12%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서울대의 1위’ 추락은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1963년 제1회 사법시험이 실시된 이래 반세기 동안 부동의 1위 자리를 독차지했던 서울대가 2017년 사법시험 폐지 2년을 앞두고 1위 자리를 빼앗기는 수모를 겪게 될 전망이다. 

사법시험에서 최근 11년(2004∼2014년) 동안 합격자 8550명 중 서울대 합격자는 2514명으로 연평균 29.4%로 10명 중 3명꼴이었다. 평균 30%에 달했던 서울대가 2008년 27.4%로 30%선이 무너졌다. 이후 2009년 24.7%로 떨어졌다 2010년 30.6%로 반짝 회복했지만 2011년 26.7%, 2012년 21.5%로 역대 최저 기록을 세우게 됐다. 2013년에 24.8%로 약간 상승했지만 30%에 훨씬 미치지 못했고 지난해 또 다시 20%를 밑돌면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올해는 역대 최저 기록 경신은 물론 1위마저 내주는 최악의 상황이 초래될 것이 확실해졌다.

고려대는 역대 최저를 기록한 지난해에 비해 크게 선전했지만 연세대를 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동안 사법시험에서 줄곧 ‘두 자릿수’의 비율을 유지했지만 지난해는 14명인 6.9%로 ‘한 자릿수’에 그쳐 명문대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올해 2차 합격자는 18명(12.8%)으로 지난해에 비해 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3년 사법시험 사상 첫 연세대에 역전당하며 수모를 당했던 고려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세대에 밀리면서 3연패 수렁에 빠질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11년간 고려대 출신 사법시험 합격자는 총 1371명으로 연평균 16.0%에 달했다. 사법시험 1천명 시대에서는 매년 17∼18%대를 유지했다. 특히 2003년에는 18.8%(170명)로 절정에 달했다. 하지만 로스쿨이 도입되고 사법시험 선발인원이 감축되면서 점차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추세다. 

올해 연세대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연세대 2차 합격자는 21명인 14.9%로 서울대를 누르고 1위에 등극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세대는 최근 3년간 고려대를 앞지른데 이어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서울대마저 누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최근 11년간 연세대 출신 합격자는 1008명으로 연평균 11.8%에 그쳤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평균보다 각각 1.0%, 3.1%포인트 높았다. 연세대는 로스쿨 도입 이후 오히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그간 사법시험에서 고려대와 연세대는 통상 5%포인트 격차로 고려대가 절대 우위를 보였다. 2003년에는 고려대가 무려 9.5%포인트 앞섰고 2008년에도 약 8%포인트 높았다. 합격자 수에서도 고려대가 ‘두 자릿수’의 격차로 앞섰다. 

하지만 2011년에는 고려대 93명, 연세대 84명으로 격차는 ‘한 자릿수’인 9명에 불과했다. 2012년에도 10명 차이에 불과했으며, 급기야 2013년부터 연세대가 전세를 역전시키며 사법시험 사상 첫 ‘고대>연대’라는 등식을 깼다. 

이번 사법시험에서 또 하나 이변의 주인공은 이화여대다. 이번 2차에서 이화여대는 13명(9.2%)의 합격자를 배출하면서 한양대와 성균관대를 밀어내고 4위로 껑충 뛰었다. 이화여대는 지난해 12명(5.9%)으로 부산대와 공동 6위에 머물렀지만 올해 크게 증가하면서 ‘SKY’에 이어 당당히 4위를 꿰찼다. 

고려대와 연세대의 각축전에 이어 성균관대와 한양대의 자존심 대결도 뜨겁다. 2013년에는 각각 21명으로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지난해는 한양대(22명)가 성균관대(20명)를 누르고 4위를 기록했다.
 
올해 역시 2차 합격자 설문조사 기준으로 한양대 10명(7.1%), 성균관대 8명(5.7%)으로 근소한 차이로 한양대가 앞설 것으로 나타났다. 

성균관대의 최근 11년간 합격자 수는 총 619명으로 연평균 7.2%였다. 올해는 현재 2차 합격자 기준으로 5.7%에 그쳐 평균보다 다소 밑돌았다. 반면 한양대 최근 11년간 합격자 수는 총 540명으로 연평균 6.3%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7.1%로 평균치보다 웃돌았다. 

지난해는 한양대와 성균관대가 고려대를 제치고 나란히 3,4위를 차지해 이변을 연출했지만 올해는 고려대와 이화여대에 자리를 내주며 5, 6위로 내려앉았다. 

올해 동국대의 선전도 눈에 띄었다. 동국대는 지난해 5명(2.5%)으로 11위에 그쳤지만 올해 2차 합격자 기준으로 7명(5.0%)에 달해 7위에 오르면서 ‘Top 10’ 진입에 성공했다. 

중앙대도 올해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대는 지난해 3명(1.5%)으로 13위로 10위권 밖으로 밀렸지만 올해 2차 합격자는 6명(4.3%)으로 크게 증가하면서 경희대와 공동 8위로 10위권에 들었다. 경희대도 지난해(6명, 2.4%)보다 선전한 6명(4.3%)으로 8위 자리를 고수했다. 한국외대도 5명(3.6%)의 합격자를 배출하면서 지난해(5명, 2.5%)보다 증가해 순위가 2단계 올라 부산대와 공동으로 10위에 랭크됐다.
 
부산대는 최근 3년간 지방대학으로 유일하게 ‘Top 10’에 들었다. 부산대는 이번 2차에서 5명(3.6%)의 합격자를 냈다. 지난해는 12명(5.9%)으로 이화여대와 공동 6위에 달했다. 올해 다소 부진하면서 10위로 떨어졌지만 지방거점국립대의 맏형 역할을 톡톡히 했다. 부산대의 최근 합격자를 보면 2008년 2.2%, 2009년 2.8%, 2010년 2.2%, 2011년 2.0%, 2012년 1.4% 등으로 평균 2%대에 머물렀지만 2013년 4.2%, 2014년 5.9% 등으로 증가하는 선전을 보였다.

부산대에 이어 경북대(4명)가 뒤를 이었으며 국민대(3명), 전북대(3명), 건국대(2명), 서강대(2명), 서울시립대(2명), 전남대(2명), 충남대(2명) 등이 2명 이상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올해도 SKY 대학의 비율은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2차에서 이들 3개 대학의 비율은 설문조사 참여자 기준으로 54명(38.3%)에 그쳤다.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이들 대학의 비율이 60%를 웃돌았다. 특히 2003년에는 65.7%로 최고치에 달했다. 2003년 정점을 찍은 후 2004년 61.5%, 2005년 62.4%, 2006년 60.3%로 60%선을 유지했다. 하지만 2007년에는 58.9%로 떨어졌고 2008년 55.8%, 2009년 53.4%, 2010년 60.8%, 2011년 51.8%, 2012년 52.0%, 2013년 52.3%로 감소세를 이어가다 지난해는 39.2%로 ‘뚝’ 떨어졌고 올해도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선발인원이 크게 감소한 지난해부터 이들 대학의 비율이 절반 이하로 크게 떨어지면서 ‘SKY 편중’이 급속히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이들 대학 출신들이 합격하기 어려운 사법시험보다 로스쿨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전국 25개 로스쿨에서 이들 대학의 출신 비율을 보면 2009년 53.9%, 2010년 51.1%, 2011년 46%, 2012년 46.9%, 2013년 45.1% 등으로 여전히 로스쿨보다 사법시험에서의 편중이 더 심했지만 지난해부터 로스쿨은 47.9%로 거의 절반을 그대로 유지한 반면 사법시험은 40%에도 미치지 못해 이들 대학의 편중이 역전됐다. 올해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SKY 로스쿨의 경우 이들 대학의 학부 출신들이 거의 90%를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로스쿨 쏠림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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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봐라 2015-10-09 21:36:11
다른 얘기안할께 녹두거리 가봐, 예전 설대생이 아니다. 밤에 녹두거리 가보면 알게되어 있음. 연법에 밀릴만함

ㅎㅎ 2015-10-08 09:44:45
연세대 법대 인풋(수능점수)이 서울대 법대를 앞섰으니 아웃풋(사시합격자 수)도 연세대 법대가 앞서는 것은 예측 가능했죠. 연대법대 분들 축하드립니다.

ㅎ ㅈ 2015-10-08 00:35:47
자신들이 공정하게 경쟁해서 사시에 붙은 것이 아니라 로스쿨 도입으로 인해 경쟁자들이 다 사시합격이나 로스쿨로 빠져 나간 것을 기회로 삼아 사시에 붙는 것이다. 이제 사시는 없어져야 한다. 이미 사시가 없어지리라 생각하고 그만 둔 사람의 신뢰를 보호해야 한다. 그리고 사시와 로스쿨의 병존은 국력낭비이다. 로스쿨을 없앨 수 없으니 예정대로 사시를 없앨 수 밖에.

리리리 2015-10-08 00:29:22
서울대 합격자가 줄어드는 것은 기존에 들어와 있던 고시생은 거의 다 사시합격했거나 로스쿨 갔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시에 신규로 들어오는 서울대 졸업생이 있겠니? 다 로스쿨 가지..기자의 자질이 심히 의심스러운 기사네

ㄹㄹ 2015-10-07 18:43:46
합격자 비율의 변화 이전에 지원자 비율의 변화에 대한 표본이 있어야 유의미한 통계값이 아닐까요. 같은 통계를 두고도 로펌 입장에서 서울대생들의 사법시험 응시비율 자체가 줄이든 것으로 감안하고, 사법시험 출신 자원의 질적 저하로 받아들인다면 연수원생들 처우가 더욱 악화되지 않을까 걱정이 드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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