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무원시험장소 선정, 수험생 배려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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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무원시험장소 선정, 수험생 배려 있어야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5.09.08 16: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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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인아 기자]지난 8월 29일은 국가직 7급 시험일이었고 이날에는 기상직 7급과 지역인재 9급 시험도 같이 치러졌다. 모두 국가직으로 거주지제한이 없어 전국에 있는 수험생들이 이들 시험을 택해 응시할 수 있었다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기자는 매해 국가직 7급 시험 취재를 나갔지만 올해는 기상직과 지역인재 시험장을 찾았다. 일단 국가직 시험은 매해 취재했기에 이번에는 좀 다른 시험을 취재해보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고, 두 번째로는 기자가 거주한 곳 혹은 가까운 곳에라도 시험장소가 채택되지 않아 취재 시 용이한 이동을 위해 다른 기자와 논의 후 기자는 기상직과 지역인재 시험 취재를 하기로 했다.

지역인재 9급 시험이 서울 양천구에서, 기상직 7급 시험이 서울 영등포구에서 각각 실시됐고 양천구와 영등포구는 지하철 5호선 라인으로 그 이동거리가 30분 정도로 비교적 가까워 두 시험장 모두 방문할 수 있었다.

지역인재 9급은 오전 11시에 끝이 났고 기상직 7급은 오후 12시 20분에 끝이 났기에 기자가 처음 향한 곳은 지역인재 9급 시험장이었다. 올 지역인재 9급 시험장은 서울 양천구에 있는 신서중에서 실시됐다. 약도상에는 지하철 2호선 신정네거리역에서 내려 4번 출구로 나와 500m를 더 가야 시험장에 들어설 수 있다. 시험장 취재를 많이 다녔지만 이번 장소는 처음 본 곳이었고 느낌상 왠지 구석진 곳에 있는 고사장일 것 같아 평소보다 30분 정도 일찍 여유를 두고 출발했다.

만에 하나 길을 못 찾을 경우 지체되는 시간을 계산해서 말이다. 예상대로 고사장 근처에 있는 지하철 역 출구로 나오자마자 약간은 낯선 분위기가 풍겼고 가도 가도 고사장이 나오지 않아 두 번이나 길 가던 사람에게 길을 물었다. 요즘에는 시험장소를 공개할 때 약도하나만 남겨두고 학교 홈페이지에서도 약도만 업데이트 해놓은 상태라 약도를 보면서도 시험장을 찾기란 쉽지 않다. 초행길을 네비를 찍고 자차를 이용해서 간다면 더욱 쥐약이다. 고사장이 도로 옆에 있을 경우, 주차통행을 막을 경우는 답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상황을 다 겪어본 바,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물어물어 가는 것이 가장 빠르다는 것이 기자의 결론이다. 시험 장소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을 하는 이유는 취재현장에 가는 길이 힘들었던 기자의 속내를 토로하는 것이 이유가 아닌, 기자와 비슷한 생각을 한 수험생들, 학부모들이 많았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어서다.

지역인재 9급 시험이나 기상직 7급 시험은 거주지제한이 없기 때문에 전국에서 수험생들이 지원했고 이에 응시자들도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었다. 전남, 전북, 대구, 경남, 충남, 인천 등 8도에서 다 몰린 모습이었다. 광양시에서 왔다는 한 응시자의 말에 기자는 순간 광양시가 어딘지 몰라 그곳이 어디냐고 되묻는 웃지 못할 일도 겪었다. 덕분에 광양시는 전남에 있는 도시라는 것을 알게 됐다. 1천명이 넘는 수험생들과 이들과 동행한 수 백 명의 학부모들이 지역인재 9급 시험에 총 출동해 시험장은 역대 최고의 성황을 이뤘다고 기자는 확신한다.

수험생이 전국구로 있지만 정작 시험은 서울에 있는 딱 한군데 고사장에서 실시됐다. 수도권 거주자들은 그렇다해도 지방에서 온 수험생이나 학부모들은 이번 시험장소 선정에 대해 볼멘소리를 내고 있었다. 고등학생과 대학생에 응시가 제한됐고 특히 고등학교 3학년생들의 응시가 많아 응시자 대부분이 학부모와 동행했지만 시험장소가 수험생들이 찾아오기 너무 불편한 곳으로 정해져 힘들었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기자역시 취재를 가기 전부터 시험장소가 좀 유독 낯설 것 같다는 걱정을 했는데 지방에서 온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기자보다 더 크게 걱정을 한 모습이었고, 역시나 시험장소를 못 찾아 시험시작 시간을 못 맞춰 발길을 돌린 응시자도 일부 발생했다고 한다. 지난해 지역인재 9급 시험은 서울 강남구에 있는 역삼중에서 실시됐다. 올해는 그와 정 반대편에 있는 양천구, 지하철역으로는 다소 생소한 신정네거리역과 가까운 고사장서 실시됐다.

지방에서 올라온 수험생들은 그 전날 미리 서울에 올라와 게스트하우스나 모텔, 찜질방, 레지던스 등에서 하루를 묵고 다음날 아침에 시험장소로 이동한다. 이번 지역인재 9급, 기상직 7급에서도 지방에서 올라온 수험생 대부분이 전날 상경해 하루를 묵고 다음날 아침 일찍 시험장으로 온 모습이었다.

서울에서만 시험이 실시되는 것은 어쩔 수 없더라도, 서울에서도 그나마 하루 묵을 숙소가 많은 강남지역 등에 시험장이 있었다면 지방수험생들이 보다 더 편리하게 이동하고 시험도 잘 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게 응시자들의 생각이었다.

한 학부모는 “충남 태안에서 올라온 한 응시자는 시험장소를 잘 못 찾아 늦게 도착해 입실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그 응시자말고도 여럿 있었다. 부모랑 온 응시자들은 거의 자차를 이용한 것 같은데 주차공간도 협소하고 밖에는 주차도 못해 차가 애물단지가 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에는 지역인재 9급 시험장이 강남 쪽에 있어서 그 전날 그 근처 레지던스에 묵고 바로 시험장에 갈 수 있었다. 강남 쪽이 묵을 곳이 더 많은데 올해는 강남에서 하루 묵고도 시험장까지 1시간이 넘게 걸려 도착했다. 기관이 지방수험생을 위해 시험장소 선정에 보다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기자도 수차례 기사를 통해 수험생 시험 전 숙지사항으로 시험장소 확인 및 소요시간 확인 등을 강조한 바 있다. 수험생들이 주의사항을 숙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험 주관 기관도 수험생들을 조금 더 배려해 시험장소를 선정하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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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급 2016-08-05 17:40:26
좋은 기사네요 많은 정보 얻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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