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자격증]보이는 소망은 소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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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자격증]보이는 소망은 소망이 아니다
  • 법률저널
  • 승인 2004.02.1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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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에 이어

다시 한 번 꿈을 되새기며

그러던 중 3년째 시험도 '낙방'이라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자포자기하여 고시원 방에서 거의 두문불출하던 절 부산에 계신 아버님이 찾아오셨습니다. 아버님은 고시원 근처 커피숍에 앉자마자 테이블에 통장 여러 개를 꺼내 놓으셨습니다. "시섭아, 내년 시험에 한 번 더 도전해 보고 안 되면 네가 가고 싶어했던 유럽배낭여행이라도 다녀오너라" 이 말에 전 울컥하고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제가 눈물을 떨어뜨리고 있으니, 아버님도 제 모습이 안쓰러우셨는지 절 따라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서로 마주보고 울고 있노라니 주문을 받으러 온 아가씨가 의아한 눈으로 저희를 쳐다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전 그때 제가 속해 있는 상황에 안주하고 있던 제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곳을 빨리 뛰쳐나와야겠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그리고 제 삶은 달라졌습니다. 아침 6시정도 기상, 간단한 아침운동 겸 등산, 7시 30분 경 아침식사, 8시 30분 독서실 도착, 오전 자습, 오후 강의, 그리고 저녁식사, 또 스터디. 이렇게 바쁘게 돌아가는 시간들 속에서 정신 없이 매일 매일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곤 밤 11시경 독서실을 나와 고시원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교회 1층 기도실에서 하루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어떤 때는 혼자서 기도 드렸고, 어떤 때는 어둠 저편 어딘가에 저와 비슷한 처지의 형제가 기도 드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같은 마음으로 기도 드렸습니다. 그 어두운 기도실에서 전 제 인생에 대한 자책과 한탄, 그리고 답답함을 하나님께 토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그 날도 제 마음속에 쌓여 있는 절망의 웅덩이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울부짖고 있을 때였습니다. 기도 중에 하나님의 음성으로 느껴지는 감동이 제게 밀려왔습니다. '보이는 소망은 소망이 아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했습니다. 그리곤 성경 중에 로마서 8장 24절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기도를 마친 후 성경을 읽어보니, '우리가 소망으로 구원을 얻었으매, 보이는 소망이 소망이 아니니, 보는 것을 누가 바라리요'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곤 그 옆에 영어부분을 다시 보았더니, 'Hope that is seen is no hope at all'이라고 적혀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 보이고, 손에 잡히고, 가능성이 있는 것을 바라는 것은 단지 희망이지, 소망이 아냐. 우리를 구원하는 소망, 우리가 바라는 소망은 그런 것이 아냐.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 것도 잡히지 않아도 오직 신실한 약속 위에서 바라보는 것 그것만이 소망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거야' 하는 생각이 제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전 그 날 밤, '소망' 없어 보이는 제 삶에 찾아오셔서 '소망'의 참 의미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신 주님께 너무나 감사한 기도를 드렸습니다.


꿈을 이루기 위하여


그리곤 다가온 1차 시험에 응시하였습니다. 시험 시작 전 책가방을 앞으로 내어놓은 후 전 속으로 기도를 드렸습니다. '주님, 전 최선을 다했어요. 이제 결과는 하나님의 손에 있어요. 어떤 결과가 주어지든 감사할 수 있어요' 시험 내내 편안한 마음이었고, 시험을 끝내고 나오니 상쾌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나 발표 날이 다가오자 제 마음은 다시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시험합격자 발표가 붙는다는 서점 앞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하는 저녁시간에 전 무작정 시내버스에 올라탔습니다. 어디로 가는지 모른 채 올라탄 버스는 몇십 분을 지났는지 종로를 지나 대학로에 이르러서야 저 혼자만 차안에 남았습니다. 머쓱한 느낌으로 차를 내리면서 본 시계는 11시 정도를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전 12시부터 안내되는 전화응답을 생각하면서 근처 비디오방에 들어갔습니다. 신나는 액션영화를 요청했으나, 비디오방 아저씨가 권해준 영화는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았습니다. 비디오방을 나와서 시계를 다시 보니, 12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습니다. 전화를 돌려보니 통화중. 천천히 걸으면서 계속 전화를 해 보아도 여전히 통화중이었습니다. 확인자가 많아서 그러려니 하고 계속 걷다보니 어느덧 종로를 다 지나 명동에 도달했고 제 발걸음은 영락교회에 다다르게 되었습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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