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고시생 “사법시험 존치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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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고시생 “사법시험 존치돼야”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5.08.18 18:25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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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토론회 개최
오신환 의원 “현장의 생생한 의견 듣는 기회”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사법시험 존치 여부의 직접 당사자인 미래의 법조인, 대학생과 고시생들의 법조양성제도에 관한 의견을 듣는 자리가 마련됐다.

오신환 새누리당 의원과 새누리당 미래세대위원회가 주최하는 ‘대학생, 고시생들이 희망하는 법조인 양성제도’ 토론회가 지난 17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사법시험과 로스쿨 제도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를 중심으로 진행돼 온 그간의 논의에서 벗어나 실질적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청년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주제발표자와 토론자의 대다수가 고시생과 대학생들로 구성됐다. 토론회의 좌장은 나승철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이 맡았으며 주제발표자로 대학생정치포럼의 박지윤씨(연세대학교)와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 권민식 대표가 나서 ‘사법시험 폐지, 사다리 걷어차기’, ‘사법시험 준비생이 바라본 현행 로스쿨 제도의 문제점과 사법시험 존치의 당위성’에 관해 발표했다.

토론자로는 창지훈씨(사법시험 준비생)와 이예은씨(미국 일리노이녹스 대학교), 강민욱씨(동의대학교), 곽승근씨(홍익대학교), 박병찬씨(성공회대학교), 강승연 헤럴드 경제 기자가 참여했다.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시험 볼 기회 주어져야”

권민식씨는 현행 로스쿨의 문제점을 짚으면서 그에 대비되는 사법시험의 장점을 강조했다. 그는 현행 로스쿨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우회로가 없는 대학원 과정’이라는 점을 꼽았다. 이로 인해 변호사가 되고자 하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국민들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공무담임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 ‘대학생, 고시생들이 희망하는 법조인 양성제도’ 토론회가 지난 17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사법시험 존치 여부의 직접 당사자인 청년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권씨는 “로스쿨측은 매번 로스쿨 제도의 정착을 위해 로스쿨을 흔들지 말라는 구호만 되풀이할 뿐 로스쿨의 문제점에 대한 어떤 구체적인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안으로 제시되는 예비시험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수험생들이 예비시험을 통해 법조인이 되려면 예비시험의 형태가 제시돼야 하는데 전혀 특정되지 않고 있다”며 “비용을 들여 새로운 제도를 만들기보다 57년간 문제없이 시행돼 온 사법시험을 존치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박지윤씨는 다양한 통계자료를 통해 사법시험 존치 의견에 힘을 보탰다. 그는 로스쿨 등록금 통계 등을 근거로 로스쿨이 서민층의 법조계 진입에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로스쿨 측에서 주장하는 특별전형과 장학금 혜택도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특별전형의 경우 혜택을 보는 대상이 지나치게 적다는 점에서, 장학금에 대해서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3대 로스쿨의 장학금 지급률이 인가 하한선을 간신히 넘기는 수준에 그친다는 점에서 재정 부담을 완화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로스쿨의 큰 재정 부담은 학자금대출 등 부채로 연계되고 로스쿨에 진학하기 위해 필요한 4년제 대학 학자금까지 더해지면 졸업 후 다양한 법조 영역으로 진출하는데도 장애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씨는 “법조 인력의 다양화를 위해서는 학부 전공과 같은 횡적 다양성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계층에 따른 종적 다양성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며 “로스쿨과 사법시험을 병존시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고시생으로서 토론자로 나선 창지훈씨는 경험담을 소개함으로써 사법시험 존치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전문대를 중퇴해 최종학력은 고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창씨는 뒤늦게 공부를 시작해 전단지와 배송 등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다 취업으로 방향을 선회했던 사연, 이후 꿈을 포기하지 못하고 다시 공부를 시작했지만 어려운 집안 사정으로 인해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워 다시 포기한 된 일을 이야기했다.

그는 “로스쿨에 진학한 학생들이 흔들림 없이 공부에 매진할 수 있었던 삶이 부러우면서도 대학에서 더 헌신해 공부한 학생들이 명문 로스쿨에서 공부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것이 로스쿨 학생들만이 변호사시험을 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그가 고졸이건 부자이건 박사이건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시험 볼 기회는 주어져야 하며 이런 요구가 과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사법시험 폐지되면 로스쿨 비용 부담 커질 것”

미국에 유학 중인 이예은씨는 미국 로스쿨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기초로 한국 로스쿨의 문제점을 진단했다. 이씨는 미국 로스쿨 등록금이 물가상승률을 훨씬 상회하는 높은 인플레이션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미국 내에서도 로스쿨의 학비부담이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로스쿨 진입 장벽이 되고 로스쿨 졸업생은 과도한 부채로 인해 기업 로펌으로만 몰리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 그는 “한국도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 한 같은 수순을 밟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경고했다.

강민욱씨는 로스쿨 측에서 고비용 비판에 대한 대응책으로 제시하는 장학금을 문제 삼았다. 그는 “로스쿨에서 지급한다는 장학금은 국민들의 세금과 다른 단과대학 학생들의 등록금에서 나오고 있다”며 “국민의 혈세를 사법연수생들에게 주는 것을 문제 삼았으면서 사법연수생들을 세금으로 훈련시킬 이유가 없다면 변호사가 되기 위해 로스쿨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정부가 지원을 해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어 “로스쿨에 정부가 지원을 하지 않으면 국립 로스쿨은 무너질 것이며 다른 단과대학 학생들의 희생이 없다면 사립 로스쿨은 무너질 것”이라며 “결국 사법시험이 폐지되면 등록금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은 분명한 일”이라고 예견했다.

▲ 이번 토론회는 참가자 뿐 아니라 다수의 고시생 청중이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은 토론회장에서 사법시험 존치를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곽승근씨는 기수문화에 의한 법조카르텔이 사법시험만의 병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선배 문화, 군대 선임 문화 등 집단을 형성하고 힘겨루기를 좋아하는 사회의 특성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곽씨의 의견이다. 그는 사법시험이 폐지되고 로스쿨로 일원화되면 새로운 카르텔이 형성될 것이라고 봤다. 이에 따라 “로스쿨과 사법시험이 서로 견제하고 경쟁하면서 법조계 카르텔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견해를 냈다.

박병찬씨는 사법시험 존폐의 핵심 키워드라 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박씨는 “2007년 7월 27일 공포된 로스쿨 관련 법은 회기 만료를 5분 앞두고 상임위원회도 거치지 않은 직권상정으로 통과되는 졸속 입법에 이어 2009년 3월 개원까지 터무니없는 무리한 일정으로 시행됐다”며 로스쿨은 오랜 논의에 이은 사회적 합의에 따라 도입된 것이라는 로스쿨 측의 주장에 반박했다.

그는 오히려 사법시험 존치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난 여론과 사법시험 존치에 관한 기사를 쏟아내는 언론, 대한변협 등 법조계와 로스쿨 외의 법학계가 의견의 합치를 이루고 있다는 판단이다. 박씨는 “사회적 합의가 있다면 행동의 힘이 더해져야 한다”며 국회와 정부의 행동을 촉구했다.

강승연 기자는 논의가 로스쿨과 사법시험의 대립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사법시험 존치 주장이 로스쿨 폐지 주장으로 이해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강기자는 “로스쿨 제도가 개방성과 기회의 균등을 제도적 차원에서 실현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기실 법조인 선발, 양성제도 논쟁은 ‘예비시험-사법시험’ 논쟁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법시험을 존치할 경우 투트랙 시스템을 실험하는 것이지만 13년간 병행한 독일의 전례가 있고 프랑스 등 대륙법 체계를 갖춘 나라들이 혼합적 또는 절충적 방식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는 점에서 사법시험 존치 방안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참가자 뿐 아니라 청중들 중에도 고시생이 적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그간 개최된 토론회에서는 고시생들의 참여가 매우 저조했다. 공부를 최우선시해야 하는 수험생의 특성과 고시낭인으로 낙인찍는 분위기가 수험생들의 참여에 장애가 된 것. 하지만 최근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이하 고시생 모임)이 결성돼 서명 운동과 기자회견, 피켓시위 등 행보를 보이면서 사법시험 존치 문제에 고시생들의 참여가 점차 적극성을 띄고 있는 상황이다.

고시생 모임은 토론회장에서 사법시험 존치를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고시생 모임 총무 박성환씨는 윤후덕 의원의 취업청탁 문제를 언급하며 “사법시험은 배경과 돈이 없어도, 학벌과 나이에 상관없이 노력과 실력만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우리 사회의 유산”이라며 사법시험 존치 움직임에 대한 응원과 격려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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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후덕 짱 2015-08-19 00:26:13
로스쿨은 이거 한마디로 결정된다.

느그 아버지 뭐하시노?

사시생 2015-08-18 23:55:25
여러분들의 용기에 감사드리며 격하게 응원합니다^^.

ㅇㅇ 2015-08-18 20:39:42
피켓 문구 대~~박ㅋㅋㅋㅋㅋㅋㅋ.

윤후덕 짱 2015-08-19 00:26:13
로스쿨은 이거 한마디로 결정된다.

느그 아버지 뭐하시노?

사시생 2015-08-18 23:55:25
여러분들의 용기에 감사드리며 격하게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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