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섭의 정치학-최근 국제정치학의 출제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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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최근 국제정치학의 출제경향
  • 신희섭
  • 승인 2015.08.0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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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정치학 박사
고려대학교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오랜만에 수험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글을 게재한다. 국립외교원 2차 발표도 끝이 나고 수험가에서는 이제 국제정치학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수험에 참고할 수 있는 조언을 하나 하려고 한다. 국립외교원 준비하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5급공채 국제통상직렬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일반행정직렬의 정치학과 입법고시 일반행정직렬의 정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도 필요한 조언이 될 것이다. 최근 3년간의 국립외교원과 5급 공채시험에서의 국제정치학 출제경향을 보면 문제 출제경향이 달라지고 있다. 그 특징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출제자들이 현실적인 정책에 관심이 많다. 최근 대한민국 외교부의 외교정책에 있어서 연성권력의 강화나 연성권력강화를 위한 공공외교를 강화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주제들이다. 출제도 이 주제들에 대한 관심이 실제문제에 반영되고 있다. 2013년의 행정고시 일반행정 정치학문제인 연성권력론과 2013년 입법고시 정치학문제인 공공외교가 대표적인 문제이다. 이것은 2011년 외교부의 공공외교정책강화라는 현실적인 이슈와 관련이 있다. 마찬가지로 2015년 국립외교원과 2015년 행정고시 국제통상직은 동맹의 다양한 전략에 대해서 묻고 있다. 이론에 대한 질문을 넘어서 정책에 대한 질문으로 조금 더 초점을 두고 있다.

두 번째, 현안이슈에 집중하고 있다. 2015년 국립외교원 문제는 중국의 성장과 ‘일대일로’정책이라는 지정학적 팽창정책과 미국의 ‘아시아회귀’정책 간 갈등과 이에 따른 한국의 외교적 입장 설정이라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가 출제되었다. 5급공채 시험에서는 경제학자 허쉬만의 조직에 대한 충성과 이탈이라는 개념을 통해서 한미동맹의 미래를 묻기도 하였다.

세 번째, 이슈가 점차 심화되면서 심도있는 질문들이 나오고 있다. 2015년 국립외교원의 동맹정책에 대한 질문은 막연하게 동맹이 왜 만들어지고 동맹이 왜 유지되는가가 아니라 어떤 종류의 동맹이 있으며 각 정책간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묻고 있다. 중립정책, 방어적 동맹, 공격적동맹, 협상(entente), 다자동맹, 집단안보 등이 동맹에서 선택할 수 있는 방안들이다. 이러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묻고 있다는 것은 이제 국제정치학의 난이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국제통상직렬의 2015년 문제처럼 ‘적대적 세력균형’이나 ‘연성균형정책’까지 질문하는 것은 동맹의 구체적인 양태와 기능에 대해 묻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몇 년 사이에 출제주제가 진화하고 있는 ‘연성권력 ⇨ 공공외교 ⇨ ODA의 현실적인 가능성’으로 이어지는 문제들의 심화과정 역시 문제가 깊숙한 질문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네 번째, 방법론에서 분석수준이라는 도구를 반복적으로 묻고 있다. 최근 방법론의 중요성을 외국에서 교육을 받고 오신 많은 젊은 교수님들을 중심으로 방법론을 통한 설명을 요구하는 경우가 정치학 전반에서 진행되고 있다. 국제정치학은 아주 체계적인 방법론보다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인 분석수준에 대해 묻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인 것이지만 충분히 본인이 이해한 방식으로 서술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해야 한다.

다섯째, 중국의 성장과 미국의 대응이라는 지역주제에 대한 관심이 높다. 2015년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시진핑의 ‘일대일로’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대외적 행보가 적극적이 되고 있고 이에 대한 미국의 대응이 동아시아의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어있다. 국가들에 따라 편승유지, 헤징(hedging)정책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중국에 대해 연성균형을 택하거나 미국에 대해 연성균형을 택하는 나라들도 있다. 이런 상황은 동아시아 국가들에게 친구가 미국인지 중국인지에 대한 줄서기를 강요하게 한다. 대표적인 것이 한국에게는 AIIB와 THAAD의 가입문제이다. 이런 상황에서 2015년 상반기는 한국의 외교적 입지 실종으로 표현할 수 있는 정도로 한국의 외교적 위상이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일본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많은 학자들과 정책입안자들은 한미관계 복원을 위해서 일본과의 관계 개선이 시급하다고 외친다. 적과동지를 구분해야 하는 결단이 필요한 상황에서 한국의 입장에 대한 질문이 시험에 반복해서 출제되고 있는 것이다.

여섯째, 이론의 질문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패러다임위주의 질문이거나 중범위 수준의 이론(대표적으로 세력전이론, 민주평화론)으로 한국교과서에 게재된 내용만 알아도 되는 질문이 나왔다. 그런데 최근 문제의 경향을 보면 ‘청중비용’이라거나 ‘지정학이론’이나 경제학자 알버트 허쉬만의 ‘이탈’이론까지 묻고 있다. 물론 경제학은 시험범위에 들어가지 않지만 억지이론이나 동맹이론이라는 세부범위 이론에 더해 최근 민주평화이론의 확장된 설명인 ‘청중비용’이나 세력균형이론의 파생적인 ‘연성균형’이론 등의 출제는 이론의 질문범위가 넓어지고 깊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지정학처럼 과거의 이론에도 관심을 가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만큼 이론질문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곱째, 이론의 응용력과 활용능력이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고 있다. 이것은 앞서 첫 번째 분석한 부분과 겹치는 것이다. 이론적 질문이 반드시 이론 내용을 아는가를 묻기 보다는 이론을 가지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묻고 있다. 허쉬만의 경제학이론이 대표적인데 허쉬만의 내용을 얼마나 정확히 아는지가 출제의 중요한 취지가 아니라 이것을 통해서 어떤 정책적 함의를 끌어낼 수 있는가가 출제의 포인트이다. 즉 이론 응용력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볼 때 이론의 디테일한 부분을 암기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 이론이 말하고자 하는 바 즉 이야기의 핵심을 얼마나 명확히 알고 있는지가 중요하게 된다. 그래야 본인언어를 통해서 본인이야기로 설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여덟째, 동맹, 억지, 지역통합이라는 주제가 반복적으로 출제되고 있다. 반복적으로 같은 주제들이 출제되고 있다. 기출문제를 보면 반복적으로 출제되는 것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한국은 동맹정책에서 한미동맹이 중요하기 때문에 동맹정책이 반복적으로 시험문제로 출제되고 있다. 핵과 억지 정책도 북한 핵문제가 풀리기 전까지 중요한 주제로 남아있을 것이다. 지역통합이 동아시아의 경우 유럽과 달리 분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EU를 중심으로 한 유럽의 경제통합이 단일한 경로를 통해서 진행된다고 할 때 동아시아는 미국 중심, 중국 중심, 일본 중심의 각각의 통합노력이 공존하고 있다. 따라서 동아시아는 지역통합의 노력은 있지만 구심력있게 단일한 방향으로 통합의 노력이 집중되지는 않는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볼 것인지를 묻고 있다. 이것은 2013년 국립외교원 시험에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 2011년 유럽의 재정위기라는 경제위기 비교만큼이나 세부적인 정치경제학의 주제라고 볼 수 있다.

아홉째, 국립외교원의 경우 외교사가 출제되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국립외교원 시험 3년 만에 처음으로 외교사가 출제되었다. 이번에 출제가 된 크림전쟁은 전통외교사가 강조하는 주제이고 지역 현안과 직접적으로 관련성을 묻는 주제는 아니다. 짧은 문제이고 90분내에 써야 한다는 점에서 간략히 외교정책적 의미에 대해 개괄하는 것을 요구하는 문제이다. 크림전쟁은 강대국협력체제가 깨지면서 국가 간의 전쟁을 불사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비엔나체제의 실질적인 붕괴를 의미한다. 프랑스가 외교의 중심에 서게 되는 계기를 가져오는 전쟁이고 열강들이 유럽보다는 제국주의로 나갈 수 있는 계기를 형성하는 전쟁이다. 오스트리아의 외교적 고립이 만들어지고 프러시아는 독일제국을 통일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게 된다는 점에서 이후 유럽역사를 변화시키는 분수령이 되기도 한다. 문명사적 관점의 해석에 따르면 영국의 앵글로 색슨과 러시아의 슬라브족의 대립이자 전쟁으로 이후 20세기를 이어가게 되는 영미권과 러시아권의 대립이 구체적으로 나타난 전쟁이기도 하다. 그 내용이 어찌 되었든 이 문제의 출제는 국립외교원 시험에도 외교사를 간단히 준비해야 한다는 지침을 주는 것이다.

열 번째, 합리적 선택이론을 강조하는 이론가들이 출제의 중심에 있다. 최근 출제자들 중에 몇 분은 확실히 합리적 선택이론의 입장을 선호하는 이들로 보인다. 게임이론을 비롯해서 합리성에 기반을 가지고 국제정치학을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론가들은 억지 이론과 동맹이론과 민주평화이론 등에서 합리주의적 설명이 가지는 설득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이 방향의 문제가 빈번히 출제되고 있다. 이 분들의 스승인 부에노 드 메스키타식의 설명에도 관심을 거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위의 문제들을 보았을 때 세 가지에 집중해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첫 번째 현안에 대한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최근 이슈들에서 미국과 중국이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지향하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여 정리해두어야 한다. 특히 중요한 정책(동맹, 지역통합, 대북정책)을 중심으로 정리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이론의 활용이 필요하다. 이론의 핵심내용을 정리하여 이것을 활용하고 응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론을 활용을 위해 이론의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세 번째는 구체적인 정책방안 제시가 있어야겠다. 막연하게 “한국은 미국과 중국 간의 적절한 외교관계를 정립하며 동맹을 강화하면서도 중국을 섭섭하지 않게 해야 한다”와 같은 식의 주장은 하지 말아야 한다. 최근 문제들은 출제자가 많이 고민하고 구체화한 상태에서 질문하는 문제들이다. 이런 문제는 더 구체적인 답을 필요로 한다. 그런 점에서 정책방안들이 내가 확실히 쓸 수 있는 정도인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수험생들이 지금 전략적으로 준비하고 있는지를 따져 보는 것이면 이글의 쓰임새는 충분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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