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의료공백 최소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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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의료공백 최소화하자
  • 김현
  • 승인 2015.07.1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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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변호사(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메르스 사태가 진정세를 보이기는 하나 아직도 사망자가 나오는 등 종식되지 않았다. 보건당국의 빗나간 전망과 안이한 대처에 다른 요인까지 겹쳐 사태가 장기화될까 우려된다. 추가 확진 환자는 다소 줄었지만, 7월 6일 현재 확진자 186명, 사망자 33명이며 격리조치된 사람이 907명에 이르러 국민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환자가 발생했거나 경유한 병원들이 잇달아 문을 닫았다. 매일 응급환자 200여명과 외래환자 8,000명 이상이 찾는 삼성서울병원이 부분 폐쇄되어 외래·입원, 응급실 진료가 전면 제한되었다. 대전 건양대병원도 간호사가 확진 판정을 받자 응급실 진료를 중단하고 중환자실 신규 환자도 받지 않기로 했다가 최근에야 정상진료를 하고 있다. 메르스 의심환자가 방문했거나 확진자가 거쳐간 것으로 확인된 원자력병원과 서울보라매병원 응급실도 임시 폐쇄 되었다가 겨우 진료를 다시 하고 있다. 격리에서 해제된 병원들이 있기는 하나, 아직도 집중관리병원 4곳은 부분폐쇄 또는 전체폐쇄되어 기능이 마비되어 있다. 의료공백이 우려된다. 주민들이 메르스 환자 발생·방문 병원에 가지 않고, 다른 병원들은 이들 병원에서 온 환자들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서울병원 퇴원 환자들이 다른 병원으로 옮기려다 거부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인근 대형병원들은 전원 거부하지는 않겠다고 하나, 실제로는 기존 환자의 안전을 감안해 환자를 받더라도 선별하고 격리치료를 원칙으로 하겠다는 입장이다. 메르스 확산 우려가 있는 병원의 부분 폐쇄는 당연하지만 그로 인해 다른 병원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이 문제다. 대형병원은 하루 평균 이용자가 수천 명에 이른다. 지역별 거점 병원의 경우 응급실 폐쇄 등 병원 기능이 마비되면 일반 환자들은 치료받을 곳이 없어 혼란을 겪는다.  암환자 수술에 차질을 빚는가 하면 일반 환자의 진단과 처방전 불편 등 일시적인 의료공백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메르스 걱정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하겠다며 국민안심병원을 지정했으나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이들 병원들은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당국의 조치를 지적하고 있다. 심각한 호흡기 질환자의 경우 선별진료소 이용이 정부의 지시처럼 원활히 이루어지기 어려운데다 1인실 병실이 크게 부족한데 입원환자를 무조건 1인실에 있게 하는 것이 무리라는 것이다. 어린아이를 둔 엄마들은 병원 가기가 두려워 정기 예방접종도 미루고 있고, 동네병원에서는 단순 발열 환자의 진료를 거부하는 일도 있다.

의료법에 의하면 진료 요청을 받은 의료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거부할 수 없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응급의료종사자는 응급의료를 요청받거나 응급환자를 발견하면 즉시 응급의료를 해야 하며 이를 위반하는 경우 형사처벌을 받는다. 그러나 이러한 규제가 의료현장에서 얼마나 지켜질지는 미지수이며,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의료공백 해소를 위해 전국의 보건소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대한의사협회도 국민의 의료기관 이용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지역 보건소 내에 메르스 선별 진료소를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보건소는 메르스 확산 방지에, 의료기관은 국민의 일반 진료에 역점을 두어 역할 분담을 하자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 산하 의료기관 같은 공공병원을 메르스 환자 전용 병원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의료진이 부족하면 군의관과 간호장교 등 군 의료진을 한시적으로 투입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실제로 아산충무병원에 군 의료지원단이 파견되었고, 대전 대청병원에 투입되어 메르스와 싸운 국군 의료진은 대청병원이 정상화되면서 임무완수를 신고하기도 했다.

보건당국의 미숙한 초기대응이 자칫 의료대란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대형 종합병원을 비롯한 의료기관들이 의료공백의 짐을 나누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정부는 의료 관련 단체와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의료현장의 혼선을 최소화해야 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협조하지 않는 의료기관은 의료법에 따라 제재할 필요가 있다. 메르스를 종식시키고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두가 힘을 보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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