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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유가전쟁과 국제질서의 재편가능성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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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유가전쟁과 국제질서의 재편가능성 (9)
  • 신희섭
  • 승인 2015.06.0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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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정치학 박사
고려대학교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유가 전쟁의 마지막시간이다. 이번 시간에는 중국과 관련하여 에너지 특히 셰일가스부분을 다룬다. 셰일가스는 중국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셰일가스는 중국을 유리한 위치로 끌고 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 근거를 살펴보자.

첫 번째 고려할 부분은 중국이 셰일가스에서 풍부한 매장량을 가지고는 있지만 수자원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셰일가스가 매장되어 있다. 실제 중국의 매장량은 134조 입방 미터에 달하며 이것은 전세계 매장량의 1/ 3수준에 해당한다. 만약 셰일가스가 완전한 축복이 된다면 중국은 에너지 부분의 걱정 없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국가가 될 것이다. 그런데 셰일가스는 아직까지 중국에게 완전한 축복이 아니다. 그리고 특별한 기술력이 개발되기 전에는 중국에게 축복이 되기 어려울 것이다.

셰일가스자체만으로 볼 때도 중국에게 불리한 요인들이 있다. 우선 셰일가스 채굴을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하다. 그런데 중국은 물부족 국가이다. 게다가 셰일가스매장지역이 중국의 경우 내륙지역에 몰려있다. 최근 미국에서 셰일 붐이 생기면서 셰일가스를 채굴해 쓰고 난 물을 지하에 매립하면서 지진이 빈번해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상대적으로 셰일가스개발지역이 인구밀집지역이 아닌 반면에 중국은 인구밀도가 높아 지진에 의한 피해가 높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중국을 어렵게 하는 환경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셰일과 관련해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첫 번째 구조적인 문제는 기반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석유에 비해서 셰일가스는 채굴과 운송시설들이 많이 필요하다. 장비 뿐 아니라 채굴된 가스를 운송하기 위해서는 도로 등 제반시설구축이 탄탄해야 한다. 또한 저렴하고 양질의 노동력도 많이 필요하다.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인 중국이 인력난을 경험하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이다. 한족에 한해서 1가구 1자녀 정책으로 인해 곱게 자란 젊은 세대들이 어려운 직업을 구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 인력난을 가져오고 있다.

셰일가스와 관련된 두 번째 요인은 중국제조업의 경쟁력이 약하다는 점이다. 실제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은 약화되고 있는 측면이 있다. 중국은 노동집약적 상품을 다량으로 생산하여 수익을 내는 경제구조인데 노동의 임금이 증가하면서 제조업 분야의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모든 분야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의 제조업분야는 낮은 품질과 낮은 신뢰도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 미국의 셰일가스가 미국의 제조업단가를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중국에게 이러한 혜택이 적다고 보면 제조업분야의 중국경쟁력은 더욱 낮아질 수 있다.

셰일가스와 관련해 중국에 미치는 요인의 세 번째는 외교력과 관련되어 있다. 중국은 막대한 자금력에 기반을 두고 중남미와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여 왔고 이것이 외교의 기반이 되어왔다. 특히 중국은 비민주주의 국가들에게는 롤모델로서 ‘베이징컨센서스’라고 하는 국가주도적인 경제성장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강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제 1 회 카리브해 에너지 안보 이니셔티브’(CESI)를 들 수 있다. 이 회의는 2015년 1월 미국이 중심이 되어 베네주엘라중심의 반미동맹을 유지하고 있는 중남미 국가들의 연합구조를 파기하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다른 사례로 ‘미국-아프리카정상회의’를 들 수 있다. 2014년 8월 첫 회의를 개최한 정상회의는 2009년부터 시작한 ‘중국-아프리카 포럼’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은 아프리카투자와 관세혜택을 담은 ‘아프리카 성장과 기회법’을 확대하는 것으로 중국의 자금중심의 외교력을 견제하는 것이다.

좀 더 큰 틀에서 보면 미국 외교력과의 경쟁구도를 살펴보아야 한다. 미국이 저가의 가스를 수출하게 되는 때가 오고 미국이 전통적인 동맹이나 파트너십을 강조하게 되면 중국의 외교입지는 더욱 줄어들게 될 것이다. 중국에 대해 호감을 가지는 국가들은 대체로 비민주주의 국가이면서 경제력이 약한 국가들이다. 반대로 이야기 하면 경제발전이 된 선진민주주의국가들에게 중국은 인기가 별로 없다. 그런 점에서 과거 2차 대전 이전 미국이 에너지 시장에서 가장 큰 수출국가가였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가스 수출 잠재력이 어느 정도 높을 지는 시간 추이를 좀 더 보아야 하지만 미국의 잠재력을 무시하기는 힘들다.

가스 문제를 떠나서 중국의 외교 자체가 가진 문제가 있다. 특히 영토와 관련된 부분에서 중국은 여러 나라와 분쟁 중에 있다. 중국은 인도와 카슈미르 지역을 두고 영토분쟁을 하고 있다. 중국은 14개 국가를 국경으로 마주하고 있는 국가로 세계에서 인접국가가 가장 많은 국가이다. 총 육지국경선 길이만 22,000km에 달한다. 인접한 14개 국가 중 12개 국가와는 국경조정을 명확히 하고 있지만 인도와 부탄과는 아직 국경조정이 되지 않고 있다. 인도가 육지에서 가장 큰 분쟁에 연루되어 있다면 해양에서는 더 많은 나라들과 영토분쟁을 하고 있다. 남사군도와 서사군도의 영토분쟁 뿐 아니라 이어도를 두고 한국과도 갈등 중에 있다. 영토분쟁은 민족주의와 관련되어 있어 외교에 있어서 파괴력이 높다. 또한 영토분쟁은 에너지와도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중국에게 유리한 주제는 아니다.

이제 결론으로 가보자. 셰일가스와 관련되어 지금까지 나온 정보를 토대로 볼 때 첫 번째 결론은 미국의 패권유지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셰일가스가 미국의 패권유지 전체 그림을 보여줄 수 없다. 하지만 능력이라는 측면에서 한 가지 개연성을 제시한다. 미국의 셰일가스가 어느 정도 매장되어 있는지를 더 보아야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셰일가스분야에서 미국이 중국보다는 유리하게 작동할 것이라는 점이다. 셰일가스는 미국의 경제에 0.5%-1%대의 성장을 가져오게 할 것이다. 미국경제는 2014년 기준 국내총생산이 17조 4천억 달러인데 이 정도 규모에서 0.5%에서 1%의 경제성장은 상당한 것이다. 중국도 저성장추이로 돌아서는 것을 감안할 때 셰일가스는 미중간의 경제격차축소를 다소 지연시킬 수 있다.

중국도 셰일가스를 비롯해서 에너지 개발과 수급선 다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은 석탄을 주로 사용하는 현재 상황을 타개해야 환경오염문제에서 벋어날 수 있다. 석유에서 천연가스로 에너지 소비패턴이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중국은 성장을 위해서는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이는 중국이 러시아와 이란과의 관계를 강화할 것이며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키르키즈스탄과의 에너지 협력을 더욱 촉진할 것이고 아프리카 에너지 자원에 대한 탐색을 늘리게 할 것이다. 중국이 2004년 완공하고 이후 몇 년간 구축한 대륙을 연결하는 파이프라인들은 에너지 수출국가 들과의 연결망을 원활하게 할 것이다. 하지만 셰일가스가 중국내의 에너지 수급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은 낮다.

그런 점에서 향후 패권경쟁의 추이를 보자면 향후 20년간은 미국의 패권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20년 뒤에는 경제적으로는 미국과 대등해질 수 있지만 이것은 전체국민총생산에 해당하는 문제이다. 미국과 중국의 인구 차이가 5배이기 때문에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불을 넘게 되면 미국의 5만 불에 해당하게 된다. 따라서 전체 경제규모에서 중국은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지만 세부적인 경제요인들에서 아직 미국 경제력을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은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촘촘하게 연결된 동맹망을 가지고 있다. 셰일가스는 이러한 미국의 성장세 유지와 동맹관리에 주는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중간 에너지 경쟁은 지정학적인 측면에서 더욱 강화될 것이다. 말라카해협으로 대표되는 해협을 어느 해군이 지킬 것인지를 두고 벌어지고 있는 최근 중국해군의 러시아해군 밀착은 지정학경쟁구조의 상징이다. 이런 상황은 한국에게 어려운 숙제를 준다. 해양루트는 한국에게 생명줄이기 때문에 이 해양루트에서의 미중간 경쟁과 갈등은 한국의 생존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편승(bandwagon)전략이 주는 장점과 의미에 대해 더 진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 미국이라는 패권국가와의 동맹유지 뿐 아니라 좀 더 다양한 방안을 구체화하는 것이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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