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근욱의 'Radio Bebop'(39) - 지구 최후의 날까지 콜라는 사먹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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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욱의 'Radio Bebop'(39) - 지구 최후의 날까지 콜라는 사먹을 수 있겠지.
  • 차근욱
  • 승인 2015.04.2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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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욱 아모르이그잼 강사

세상엔 소위 불변의 진리라는 것들이 있다. 태양계 행성들의 공전이라던가 지구의 자전이라던가, 혹은 만유인력의 법칙이라던가 질량보존의 법칙처럼.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수험생들이 느끼는 수험 스트레스도 그런 것이 아닌가 싶은데, 이 수험 스트레스는 시험을 대략 한 달 정도 앞두고 있을 때 극에 달한다.

너무 너무 갑갑하고 책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뿐더러 자꾸 지쳐서 잠만 오기도 한다.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증상은 개인마다 다르기도 하지만, 대부분 수험생의 경우에는 시험 한달 전쯤의 스트레스에 시달릴 때는 정말로 멍~해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활자를 읽고 있어도 도무지 내용이 기억나지 않고 문제를 풀어도 자꾸 틀리기만 하는데다가 진도 또한 나가질 않아 진짜 어디론가 딱 도망가버리고 싶은 심정이 되어버리고 만다.

그럴 때면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머리가 바보가 된 것 같아 점점 자신이 없어지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뿐인데, 하지만 뭐, 앞서 말한 것 처럼 그건 지극히 정상의 범주 내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문제의 원인은 머리가 아니라 스트레스일 뿐이니까. 이번 시험에 떨어지면 안된다는 생각. 성적이 생각만큼 잘 안나오면 어떻하지? 라는 걱정. 합격하지 못하면 나는 어떻게 하나 라는 불안과 초조. 이러한 고민들이 결국 심적 부담으로 나타나 어떤 내용도 머리에 정리되질 않을 정도의 중압감이 되어 자신을 옥죄고 마는 것이다. 그러니까,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심리적인 압박이 두뇌를 피로하게 해서 공부가 잘되지 않는 것 뿐이랄까.

강철왕 카네기가 그랬다. 자신의 성공비결은 첫째도 운이고 둘째도 운이고 셋째도 운이라고. 살아보니, 나만 잘한다고 세상일이 뜻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조금 못났다고 해서 세상일에 죽으란 법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굳이 예를 들어보자면, 정말 준법운전에 방어운전을 철저히 한다고 해도 갑자기 자해공갈단 할아버지가 차 앞으로 뛰어든다면 그건 내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내 잘못도 아니다. 그런 일로는 자신을 탓할 필요도 없고 괴로워 할 필요도 없다. 작심하고 덤벼드는 상황에서 스스로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으니까.

마찬가지로 살다보면 내가 아무리 애를 써도 역부족인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는 전심으로 노력한다면 신기하게 기회가 주어지기도 한다. 결국 운이란 것은,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닐까. 물론 내가 조심하고 노력해도 일이 잘못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경우조차 꼭 무의미한 것만은 아니라는 믿음이, 시간이 지나면서 생기게 되었다. 뭐, 근거가 없다고 핀잔을 준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서두.

지금은, 불운이라던가 안좋은 일이 생기면 이 인생의 퍼즐조각이 나중에 어디서 어떻게 맞아 들어가려나, 하는 묘한 기대감같은 느낌도 조금은 생겨나게 되었는데, 이는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과 모든 인연에 무의미한 것은 하나도 없다는 나름의 경험이 법칙으로 정리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뭐, 인생이 어떻게보면 테트리스랑 다를 것이 하나도 없으니까.

생각해보면 신기한 일이다. 학창시절 왕따였기에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게 되었고, 덕분에 지금은 대인관계 전문가로 불리우게 되었다. 인생이 안풀려서 답답한 마음에 닥치는대로 책을 읽다보니 어느덧 보다 풍부한 강의 또한 할 수 있게도 되었다. 왕따를 당한다거나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거나 하는 체험들은 누구나 피하고 싶은 일이다. 울적하기도하고 잔혹하기까지 한 경험들이다. 하지만 비스마르크의 말처럼, 고통은 나를 죽이지 않는한 나를 성장시키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렇다. 인생, 겪어봐야 아는 것이 아니라 당해봐야 아는 것이라고.

매화는 겨울에 피는 꽃이지만, 최고의 꽃이라 칭송받는다. 꼭 봄에 피지 않는다고 해서 무가치한 꽃이 되는 것은 아니다. 봄에 피는 꽃도 있고 겨울에 피는 꽃도 있다. 그 각자가 자신의 계절에 가장 아름답게 피어날 뿐이다. 봄에 피우고 싶은 마음이 매화에게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가끔은 때를 기다려야 자신이 가장 아름답게 피어날 수 있기도 한 법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내일로 자신의 계절을 미루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꽃을 피우기 위해, 없던 운도 돌아오게 만들 수 있도록 언제나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진심을 담아 살아야 하는 것은 꿈이 있는 사람들의 숙명이다. 그래야 자신의 계절을 만날 수 있을테니까.

스트레스가 심하면 머리는 멎어버린다. 마치 중력으로 사과가 떨어지듯, 이 또한 엄연한 우리네 인생살이의 진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진심으로 여기서 하지만이라고 강조하고 싶은 까닭은, 인생은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아무 희망이 없을 때 품어야 하는 것이 희망인 것처럼, 자신에게 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가지 않는 순간에 믿어주어야 하는 사람도 바로 자신이다.

세상살이는 녹록하지 않다. 매우 터프하고 매우 외로운 것이 인생이다. 하지만, 겨울이 추울수록 온기는 따스한 법이고 밤이 어두울 수록 새벅은 찬란하기 마련이다. 수험생활 중에, 사회생활 중에 자신이 뜻하는 목표를 향해 정진하는 과정 속에서 어떠한 외부적 고난이나 사건이 터지지 않는 사람은 없다. 시험이 다가올수록 가족이 수술을 하기도 하고 친구가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며 사건 사고가 빈발하기도 한다.

왜 나만 그런가, 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극소수의 행운아가 아니라면 누구나 그런 시련과 이벤트 속에서 매우 험한 파도를 헤치며 자신의 꿈을 향해 고군분투 하고 있는 것이 일상 다반사 이니까.

스트레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껴질 때, 도무지 뜻을 이룰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질 때, 이렇게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심적 불안은 누구나 겪는 매우 당연한 일이고 머리가 멍해지는 것은 인간이기에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니까 여기어 맞추어 나는 나름의 노력으로 돌파구를 찾아야겠다, 노력하면 운은 분명히 내게 돌아올 것이니 포기하지 말고 조금만 더 용기를 내어보자, 라고. 인생살이는 직소퍼즐 같은 거니까, 지금의 이 알 수 없는 시련이 나중에는 분명 용에게 생명을 불어 넣어줄 화룡점정이 될꺼라고.

나는 발이 크다. 그래서 어려서는 도둑놈말이니 괴물발이니 하는 친구들의 놀림 속에서 자라야 했다. 그 말에 많이 상처받기도 했고 스스로 장애인이라는 생각에 나 자신이 부끄럽기까지 했다. 신발을 살 때에도 큰 발 탓에 디자인을 고를 생각은 아예 못한채, 큰 신발만을 찾아야 했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당연한거다. 키가 180이 훌쩍 넘으니 170인 친구들과 발 사이즈가 같을 수는 없다. 친구들은 내게 도둑놈이라거나 괴물발이라며 온갖 악담과 함께 비웃고 놀려 스스로 난 이상한가보다며 의기소침해 하는 소년시절을 보냈지만, 이제와서 날 놀리던 친구들이 부럽지는 않다. 난 나 인거고, 키가 크니까 발이 컸을 뿐이니까.

정상인데 이상하다고 생각하면 위축되어 더욱 힘들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괴롭다고 할지라도 그 현실이 정상인 것을 알고 대응하면 마음이 가벼워져서 무심히 넘길 수 있는 여유도 또한 생긴다. 누구나 뜻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에는 화가 난다. 짜증이 나고 아무 것도 하기가 싫다. 이상한 것도 아니고, 인생이 끝난 것도 아니고 그냥 지극히 정상인거다. 누구나 그렇고, 정상이니 조금만 스스로를 달래 마음을 추스리고 거기서 한 발짝만 더 나아간다면 뜻을 이룰 수 있다. 시험도 그렇고 세상살이도, 완벽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조금만 더 잘하면 되는 거니까. 가볍게 생각하는 것부터 스트레스를 이겨내면 된다. 잘해야 한다, 많이 해야 한다는 생각보다, 일단은 할 수 있는 만큼만 성실하게, 자기답게 꾸준히 매일 노력하면 된다.

세상에는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 콜라만큼의 청량감을 주는 음료가 없기에 콜라는 인류 최후의 날까지 팔릴 꺼라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인류 최후의 순간까지 수험생은 불안하고 초조해서 힘들 수 밖에 없다. 그러니 공부가 안되는 상황으로 인한 자책 대신, 스스로를 조금 더 격려해주며 욕심부리지 말고 최선을 다해보는건 어떨까. 공부가 아무리 안된다고 해도 하루에 한 페이지만 보자고 생각한다면 그럭저럭 또 할 수 있기 마련이다. 하루에 한 페이지 공부해서 한 달 뒤 시험을 어떻게 대비하냐고? 아예 못하는 것보다는 한 페이지라도 공부하는 것이 훨씬 합격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한 페이지씩 페이스를 찾다보면 다시 집중해서 공부 할 수도 있기 마련이다. 그러니 사랑하는 수험생 제군 여러분! 부디 잊지 마시라. 천리 길도 한걸음 부터라는 사실을, 포기하지 않는 거북이를 이길 수 있는 토끼는 없다는 진리를.

그건 그렇고, 히로스에 료코상과 유덕화 아저씨, 이 두 사람. 정말 닮지 않았습니까? 어느 순간부터 그 두 사람은 원래 남매가 아닐까 싶을 정도의 의혹이 생겨버렸습니다. 이 두 사람, 정말 신기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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