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덕윤의 언어논리 이야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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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덕윤의 언어논리 이야기(4)
  • 문덕윤
  • 승인 2015.04.2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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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덕윤
베리타스 PSAT 언어논리 전임

Code No.2 핵술관계 – 표지를 잘 활용하라.

글쓰기와 글읽기는 의사소통이다. 물론 시험지 위의 글읽기는 문제의 정답을 맞추는 행위로 표현되지만, 시험문제의 근본은 의사소통에 있음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PSAT 언어논리 준비는 문제풀기 1000문제로 끝날 수도 있다. 글로 사람의 생각을 전달할 때, 글쓴이가 가장 중요하게 지켜야 하는 약속이 있다. 바로 “명확성의 원칙”이다. 명확성의 원칙이란, 쉽게 얘기해서, “네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개념은 누가 읽어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그게 무슨 뜻인지 직접 알려주어야 해.”이다. 독자의 입장에서 바꿔 표현하면 “이 지문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개념은 그게 무슨 뜻인지 반드시 나와 있어.”이다. 그래서 좋은 글은 어려운 내용을 다루었어도 전달력이 좋다. 생각을 숨기지 않고 중요한 부분을 명확하게 드러내어 쓰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쉽게 이루어진다.

글쓰기에는 몇 가지 규칙이 있다. 그리고 이 규칙들은 독자에게는 글쓴이의 생각을 따라가는 힌트가 된다. 대표적인 것인 “구조 표지”인데, 핵술관계 표지는 진술 간의 포함 관계를 나타낸다. 주로 문맥의 핵심에 해당하는 줄기를 명확하게 밝혀주기 때문에 문맥을 파악할 때 반드시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다. 아래에 핵심 표지와 상술 표지 중 많이 사용되는 것들을 정리해 두었다. 숙지해 두었다가 지문을 읽을 때 활용하면 읽기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① 핵심 표지 : 특정 어구가 핵심 개념 혹은 진술임을 밝힘으로써 명제 관계를 표현한다.

종류

기능

예문

포괄성

표지

포함, 포괄, 집약, 종합 등

~도 ~에 포함된다.

~는 ~을 포괄한다.

~는 ~으로 집약된다.

~는 ~으로 종합된다.

[연결어] 이렇게 볼 때, 종합하면

선호성

표지

핵심, 요점, 관점, 초점, 주지, 입장 등

~라고 단언한다.

~라고 믿는다.

~라고 생각한다.

~라고 주장한다.

~해야 한다고 했다.

~라고 제안한다.

~이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라고 제안한다.

~임을 단언한다.

~의 초점은 ~에 있다.

문제는 ~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

② 상술 표지 : 특정 어구가 상술한 개념 혹은 진술임을 밝힘으로써 핵술 관계를 구성한다.

상술 표지는 포함성 정도에 따라 부분 표지와 등가 표지로 나뉜다.

종류

기능

예문

부분

표지

(예시, 인용)

소속, 구체화, 상세히 말하다. 자세히 말하다. 사례, 보기, 사실의 서술

~도 ~에 속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상세화하면, 자세히 말하면, ~은 ~에 대한 사례로 들 수 있다. 실제로

[연결어] 예컨대, 가령, 예를 들어, 이를테면, 이른바, 소위, 사실

등가

표지

(상술)

바꿔 말하다, 정리하다.

바꿔 말하면, 다시 말해, 간단히 말하면, 풀어서 설명하면, 바꿔 얘기하면, 요약하면 ~로 정리된다.

[연결어] 곧, 즉, 말하자면, 요컨대

글쓴이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다른 사람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길 바란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 위한, 혹은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여 이해를 돕기 위한 구체화 전략을 사용한다. 구체화 전략으로는 상술, 예시, 유추, 인용, 부연 등의 방식이 있다. 이들은 시각적인 분량으로는 지문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또 구체적인 이미지가 상당히 강하기 때문에, 독자가 보조 문장에서 강한 이미지를 받을 경우에는 핵심 문장과의 사이에서 강약에 혼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해를 돕기 위해 사례로 제시한 내용이 정작 독자에게 생소한 내용일 경우에는, 시험장에서 지문을 접한 독자가 혼란에 빠져서 지문의 핵심을 놓치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보조 문장에 대한 개별적인 이미지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지문 내에서는 핵심 문장이 보조 문장보다 힘이 세다. 이 때 힘이 세다는 것은, 문맥적으로 내용을 포괄한다는 뜻이며, 지문의 강약은 독자의 관심과 흥미에 따라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평소에 배경지식이 부족한 과학 분야와 같은 제재가 지문에 등장했다 해서 당황하지 말고, 명확성 원칙에 따라 개념이 어떻게 규정되어 있는지, 사례가 어디에 배치되어 있는지 잘 살피면서 읽어내면 간결하고 정확하게 핵심에 접근할 수 있다. 그럼 다음 예제를 하나 풀어보자.

[예제] 다음 문단에서 핵술 관계를 형성한 구체적인 방법을 찾고, 문맥을 파악하시오.

근대 운동학의 토대를 마련한 갈릴레오는 정지 상태와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상태의 역학적 차이를 그 상태 내부에서는 발견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에게 파리와 나비가 날아다니고 금붕어가 헤엄치는 어항이 있는 방 안에 있다고 상상해 보라고 한다. 이 방은 사실은 큰 배의 선실이다. 이제 갈릴레오는 이런 선실의 모든 상황이 배가 정지해 있거나 일정한 속도로 부드럽게 움직이고 있거나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파리와 나비는 배가 움직이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날아다닐 것이고 금붕어도 유유히 헤엄칠 것이다. 실제로 지구는 엄청난 속도로 태양 주위를 돌고 있고 하루에 한 번씩 자전하고 있지만 지구가 돌아서 어지럽다고 느끼는 사람은 없다. 물론 지구의 자전과 공전은 실은 가속 운동이지만 우리가 측정할 수 있는 지구 가속의 효과는 매우 작으므로, 이 사실은 등속 운동하는 물리계, 즉 관성계에 대한 갈릴레오의 논점을 잘 예시해 준다. 결국 갈릴레오에 따르면, 등속으로 운동하는 물체는 자신의 속도는 알 수 없으므로, 물리적으로 의미 있는 속도란 자신에 대해 측정한 다른 물체의 상대 속도일 뿐이고 어떠한 기준점도 ‘초월한’ 속도란 정의하기조차 어렵게 된다.

정답은 예시이다. 이 지문에는 두 개의 예시가 들어있다. 바로 큰 배의 선실과 지구, 두 가지인데 이 둘은 관성계의 사례로 제시되어 있다. 그리고 둘 다 “상태 내부의 행위자는 공간의 운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정보가 아니라 앞 부분의 주장과 동일한 이야기가 제시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좋은 예시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지켜야 하는 약속이 있다. 아래 그림은 핵술관계의 구성조건이니 숙지하자.

그럼 구조독해를 통해 문맥을 한번 정리해 보자.

만일 이 지문을 평면적으로 읽는다면 정보가 매우 많은 글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핵술관계의 공식을 적용해 보면 이야기의 중심은 첫 번째 문장으로 끝나버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술(예시)의 내용은 핵에서 제시한 내용과 같기 때문에 핵에 흡수된다. 논증적으로도 사례는 핵과 같은 논지의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예시가 이 자리에서 하고 있는 역할이 핵을 뒷받침하여 설득력을 올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술1(예시1)

술2(예시2)

관성계(등속운동하는 물리계)

큰 배의 선실

지구

상태 내부의 행위자

파리, 나비, 금붕어

사람

역학적 차이 없음

배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지 않음

지구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지 않음

핵술관계가 지문을 읽을 때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지문의 가장 큰 줄기인 문맥을 정확하게 파악하면 나머지 구체적인 정보들이 일관성 있게 문맥에 흡수된다. 그래서 기억해야 하는 분량이 확 줄어들게 되는데, 대략 전체 지문에서 20% 정도의 핵과 80%의 술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기억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독해 시간을 줄이는 데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핵술관계는 논증글과 설명글 양쪽 모두에서 자주 사용하는 전개법이다. 이것만 잘 이해해도 전체 지문의 절반가량이 해결되는 것이니, 핵술관계는 정말 위력적인 관계 코드라 할 만하다.

그럼 다음 주에는 조금 다른 식으로 쓰인 글에 대한 접근을 해 보자. 핵술관계는 중심 내용과 뒷받침 내용이 상위개념과 하위 개념으로 구성되었을 때의 방법론인데, 지문에서 등위 관계에 있는 대등한 개념쌍을 제시하는 경우가 종종 등장한다. 바로 “대비관계”이다. 핵술관계 못지 않게 자주 등장하는 두 번째 관계코드이니, 다음 화에서도 잘 소화하여 여러분의 무기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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