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진의 '공감'(34)-2015년 노량진의 ‘헝거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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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의 '공감'(34)-2015년 노량진의 ‘헝거게임’
  • 이유진
  • 승인 2015.03.0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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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KG패스원 국어 강사

3월, ‘동형 모의고사’의 시즌이 왔습니다. 학원에서 마주치는 여러분들의 표정에서도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그 긴장감 위에는 불안, 초조, 우울, 피곤, 짜증, 무력 등... 여러 무거운 감정들이 덧칠되어 있지요. 그 중 저를 가장 안타깝게 하는 표정은 ‘도망가고 싶지만 도망갈 수 없는 두려움’입니다. 오늘은 ‘두려움을 이기는 법’을 이야기하려고 해요.

혹시 ‘헝거게임’이라는 영화를 아세요? 1편이 나온 지는 꽤 되는데, 요즘 3편이 나왔더군요. 예전부터 주변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해도 판타지 영화라 흥미를 가지지 않았어요. ‘죽이지 않으면 죽는다’는 설정은 ‘배틀로얄’이랑 비슷한 것 같고, ‘계급 사회에 저항하는 하층민’은 설국열차... 그저 그럴 것 같더라고요. 근데 최근 우연히 1편을 보게 되었어요.

이유진 강사와 공무원국어에 대해서 더 깊이 공감하고 싶다면 이유진강사 카페:http://cafe.daum.net/naraeyoujin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세요^^

그리고 주인공인 소녀 ‘캣니스’에게 빠져들었죠. ‘캣니스’가 사는 국가는 중앙 구역에 대한 반란을 감히 꿈꾸지 못하도록 매년 각 구역에서 소년 1명과 소녀 1명을 뽑아 마지막 생존자를 가리는 살인 토너먼트, ‘헝거게임’을 치릅니다. 불행히도 ‘캣니스’의 동생이 헝거게임 출전자로 뽑히고 ‘캣니스’는 대신 자원하여 게임에 참가하게 되죠. 그건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이었어요. 하지만 중앙에서는 ‘캣니스’를 자원자라고 칭합니다.

 

우리 모두는 이 삶과 이 시험의 ‘자원자’입니다. 분명 자원이 맞기는 한데, 뭔가 마음 속에서 울컥 치밀어 오르는 억울함이 있죠? 태어나게 해 달라고 신 앞에서 빌던 순간은 기억이 나지 않고, 어찌어찌 살아가다 보니 이 시험에 ‘캣니스’와 같은 심정으로 참여하게 되었죠. 어쩔 수 없었어요. 자원인데, 어쩔 수 없는 자원이었죠.

같은 구역에서 뽑힌 소년 ‘피터’는 예정된 죽음을 인정하고 슬픈 마음으로 게임 전야제를 즐깁니다. 하지만 ‘캣니스’는 그녀가 없으면 생활조차 불가능한 엄마와 여동생을 위해 죽을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그녀의 얼굴은 시간이 갈수록 참담히 일그러지죠.

여러분은 ‘피터’입니까, ‘캣니스’입니까? 올해는 아닌 것 같다고, 혹은 올해도 아닌 것 같다고 예감하고 있습니까? 그런데 죽음을 예감한 건 ‘피터’나 ‘캣니스’나 마찬가지였어요. 모두가 이제는 죽은 목숨이라고 했어요. 다만, ‘캣니스’는 죽는 게 당연한데 죽을 수가 없었을 뿐입니다. 저는 ‘캣니스’를 보면서 생각했어요. 어쩌면 산다는 게 다 어떤 순간에는 죽지 못해 사는 것인데, 어떻게 사느냐 얼마나 버티느냐는 책임감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닌가.

지금, 책임감을 느낄 대상이 없습니까? 현재 책임감을 느낄 만한 가족이 없다면, 그렇다면 미래의 가족을 떠올리세요. 그것도 잘 떠오르지 않는다면 아직도 한참이나 남은 막연한 인생에 대한 책임감을 불러 오세요.

죽을 수 없는 ‘캣니스’는 게임장 스타트 라인에 울먹이며 오릅니다. 카운트다운은 시작되고 그녀는 덜덜 떨면서도 주먹을 쥐고 이를 악물죠. 아...... 저를 울리는 장면은 이런 장면입니다. 피할 수 없는 두려움을 마주한 여러분은 지금 모두 ‘캣니스’가 아닌가요?

 

'게임’이라고 부르지만 목숨이 걸려 있기 때문에 이는 ‘생존’입니다. 여러분은 목숨은 걸지 않았지만, 적어도 ‘세월’을 걸었지요. 그래서 ‘생존’입니다. 어쩔 수 없는 자원자 ‘캣니스’가 살아남기까지 수많은 눈물을 흘리고 고통스러웠듯이, 여러분도 어쩔 수 없이 시작한 시험이더라도 살아남으려면 그저 죽음에 대한 예감을 받아들이셔서는 안 됩니다. 눈물이 날 때도 살기 위해서 주변을 살피고 쉬지 않고 뛰었던 것이 캣니스를 살렸습니다.

두려움을 이기는 방법, 그것은 죽을 수는 없으니까, 그러니까 두려워도 쉬지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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