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자격증]사법시험에 합격한 이후
상태바
[위로자격증]사법시험에 합격한 이후
  • 법률저널
  • 승인 2004.01.06 15: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수원 시절에는 새로 학생이 된 듯이, 관심이 있고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기웃거리면서 지냈습니다. 마음껏 하고 싶은 대로 지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생활하였습니다. 그 덕분에 많은 동기들을 알게 되었고 그 중에는 제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연수원 과정을 거치면서 판사가 되고 싶었던 꿈을 접고 변호사가 되기로 하였습니다. 연수원 성적이 임명되기에는 부족한 것도 있었고 법관이 너무 힘들게 느껴진 점도 있습니다.

연수원시절의 화두는 '전문 변호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어느 분야이든지 진짜 전문가는 아직 몇 명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무엇을 하든지 어학 실력은 필수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연수원 2년 가을 학기를 앞두고 사랑하는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말없이 제가 공부하는 것을 지켜보시던 아버지가 제가 변호사가 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가셔서 슬펐습니다. 그나마 시험에 합격하는 것을 보시고 가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지금도 저는 아버지를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변호사로 개업을 한 후 현실적으로 부딪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사건 수임을 어떻게 할 것인지, 변호사로서 판사나 검사와의 관계는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 각 사건을 어떤 식으로 풀어가야 할 것인지 등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주변의 동기나 선배 등에게 물어서 해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변호사로 개업할 형편이 되지 못하였습니다. 제가 오랫동안 공부를 하였고 집안의 장녀로서 친정 부모님도 도와드려야 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 마음에 단독으로 개업을 하고 싶은 소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남편과 같이 교회에서 하는 40일 작정기도 기간에 하나님께 기도하였습니다. 아주 구체적으로 "서초동에서 단독으로 개업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소원을 아뢰었습니다. 그 소원을 하나님은 정확하게 들어주셨습니다. 저는 이 기도제목을 적은 기도노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의 간증이지요.

이렇게 시작한 저의 사무실이 이제 일년이 지났는데 요즘 저는 하나님께 기도하는 재미(?)에 빠져 있습니다. 안타까운 의뢰인의 사건을 위해서 기도하고 저의 부족함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장애인과 사회복지 시설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탈북자와 외국인 노동자, 가정폭력 문제 해결에 노력을 기울여 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제 전문영역으로 지적 재산권분야를 위하여 새롭게 공부도 하고 있고요.

이 합격기를 적고 있는 지금 검찰에 대한 개혁논의로 온 나라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신문에 어느 고시생이 '거악(巨惡)'을 물리치고 일할 검사를 꿈꾸고 공부를 하고 있는데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검사를 보면서 많은 실망을 느꼈다고 하는 내용으로 글을 쓴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그 고시생의 실망도 이해하지만 아직은 피상적인 감상에 머무르는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법조인은 누가 뭐라고 하든지 자신의 포부를 펼쳐갈 기회가 있습니다. 자신의 선택이 가능한 직역이라서 젊음을 바칠만하다고 봅니다.

비록 제가 적지 않은 나이에 변호사가 되었지만 저는 앞에서 이야기한 관심분야에서 얼마든지 제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말미에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제가 겪은 것처럼 아직도 길고 긴 터널을 나오지 못하여 깊은 시름에 빠져 있을지도 모르는 분에게 그 긴 터널을 빠져 나오시면 나름대로 할 일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제가 못 다한 나머지 이야기는 제가 살아가면서 사는 모습으로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살아계신 하나님에 대한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는 기회가 있으면 다시 하겠습니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