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근욱의 'Radio Bebop'(27)-초보드라이버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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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욱의 'Radio Bebop'(27)-초보드라이버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 차근욱
  • 승인 2015.01.2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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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욱 아모르이그잼 강사

얼마 전에, 1년 미만의 초보운전자의 경우 야간운전으로 사망할 확률이 주간운전에 비해 24%정도 높다는 기사를 읽었다. 아하! 지난 몇 년 동안 운전면허를 취득하기가 무척 쉬워졌다고 하더니 그 말이 정말인가 보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 진짜 힘들게 땄었는데, 하면서.

그리고 보면, 그간 차를 몰고 다니면서 큰 사고 없이 살아온 것이 그 덕인가? 싶기도 했다. 에이, 하지만 운전면허 힘들게 땄다고 사고가 안났을리는 없겠지.

내가 운전면허를 딸 때만 해도 운전면허는 따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난 전문학원을 다닌 것도 아니어서, 결국 마지막에 주행시험을 통과한 곳은 강남면허시험장이었고. 솔직하게 말하자면, 기초적인 것을 빼고는 운전면허시험장에서 시험을 보며 운전을 배웠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내가 운전을 배운 곳은 제대로 된 운전학원이 아니었으니까.

 
당시엔 운전면허 실기 시험장에 정말 엉터리 트럭도 많았어서, 차 키를 꼽고 돌려도 차 키가 바로 돌아가지를 않아 시동도 못 걸어본 채 시간초과로 바로 떨어진 적도 있었다. 지금이야 X차는 핸들을 몇 번 탁탁 옆으로 틀고 나서 차 키를 다시 돌리면 차 키가 제대로 돌아가 시동이 걸린다는 요령도 터득했지만, 당시 기능시험에 응시하던 나로서는 그저 당황할 뿐이었다.

나는 머리도 나쁘고 요령도 없는 인간인 편이라, - 지금 밥벌이하며 먹고 살고 있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 늘 감사하며 살고 있다. - 기능시험과 주행시험을 거의 10번씩 봤던 기억이 난다. 나중엔 인지를 붙일 여백도 없을 정도였으니까. 뭐, 자랑은 아니지만. 하하하.

운전연수는 따로 돈을 주고 받지 않았다. 그럴 돈도 없었고, 솔직하게 좀 낭비라고 생각했다. 그럴 돈이 있으면 악착같이 모아서 차라리 빨리 차를 사서 운전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낫다 싶었거든. 자기 차를 긁고 부대면서 몰아봐야 운전이 늘지, 한 시간에 몇 만원씩 주면서 연수를 한 두 번 받는다고 해서 운전이 늘 리가 없을 것 같았다. 당연하잖아! 몸으로 배우는 것은 자신이 느끼고 터득해 익숙해 지는 것이 우선이니까.

뭐, 그래서 지인의 동석 하에 한 2번 정도 밤에 차를 몬 것이 연수라면 연수였다. 그것도 비가 억수같이 퍼부어대는 장마의 여름밤에.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폭우 속 이었으니 초보주제에 꽤나 위험한 짓을 했다. 생각해보면 과연 제정신이었을까 싶기도 한데, 당시엔 시간이 밤 밖에는 없었고 갑자기 그 날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한 터라 그냥 팔자려니 했다. 나는 정말 아무생각 없이, 사고가 얼마나 무서운지도 모른 채 겁도 없이 운전대를 잡았던 것이다. 어찌되었던 그런 탓에 초보시절에도 밤 운전에는 사실 큰 부담이 없었다. 나는 처음부터 밤에만 차를 몰아봤으니까. 그것도 폭우 속에서.

초보운전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해보라고 한다면, ‘택시를 조심하시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처음에는 택시는 베스트 드라이버 아저씨들이 많으실 테니, 안전운전을 하시지 않을까 하며 믿음직스럽게 생각했었는데 막상 도로에서 마주쳐보니 일부의 택시드라이버 분들은 조금 막무가내가 아니신가, 싶었다.

물론, 대다수의 택시드라이버님들께서는 안전운전을 해주고 계시지만, 아주 소수의 일부이신 분들께서는 깜빡이를 켜지 않고 차선을 바꾸는 것은 다반사고 갑자기 끼어들거나 과속을 하며 위협적으로 추월하는 등 정말 과격한 매너를 보이신다.

게다가 아무데나 주차해 놓는 경우도 있는데, 나는 도로의 한 가운데서 차를 세우고 돈을 세시는 분도 봤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정면충돌의 사고가 날 뻔 했었으니까.
소수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택시드라이버는 양보도 없고 배려도 없다. 그냥 무자비한 추월만이 있을 뿐이다. OMG!

물론, 일부 택시만 그런 것은 아니다. 당연히 무자비한 드라이버는 일반차량의 경우에도 적지 않다. 정상적으로 차선을 바꾸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앞길을 막는다는 생각에 경적을 울리고 고성을 지르기도 한다. 혹은 깜빡이를 켜고 차선을 바꾸는 중임에도 불구하고 들어가는 차선의 공간을 과속으로 추월해 가, 깜짝 놀라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봤자 1분도 먼저 가기 힘들텐데, 왜 그렇게 위험하게 운전을 하는지 이해는 가지 않지만, 여튼 몇 번이고 그런 경우를 당하면서 목숨을 위협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차 문을 열고 나가 싸우지는 마시라. 그래봤자 좋지 않은 경험만 늘어날 뿐이다. 처음부터 대화가 될 정도의 상식을 지키는 사람이라면, 그런 식으로 운전도 않을 테니.

그리고 초보운전의 경우에는 갓길주차도 조심해야 할 사항 중 하나다. 갑자기 도로 폭이 좁아져 버리니 역시 위험하다. 서울시내에서 밤 운전을 하다보면 정말 주차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새삼 느끼게 되는데, 우리도 일본처럼 주차장 증명이 없으면 자동차 구입을 허락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왜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는지 절감하게 된다. 서울에서 밤 운전을 하다보면 점점 법과 질서가 우리 사회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생각만이 든다. 뭐, 꼭 밤 운전 뿐이겠느냐만은.

그 다음 조심해야 할 상황은 운전계의 강태공들이시다. 이 분들은 좁은 골목에서 차량대기 상태로 누군가의 실수를 기다리기도 하는데, 가볍게 스친 경우라 하여도 당시에는 말을 하지 않고 있다가 경찰서에 대물뺑소니로 신고해서 현금을 받아 내기도 한다.

그러니 초보운전일수록 차량에 블랙박스는 꼭 장착하는 편이 낫다. 그리고 그런 경우가 생기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지만, 만일 돈을 요구 받았다면 그냥 수리비를 주고 마시는 것이 낫다. 왈가왈부 이야기 해 봤자, 살짝이라도 스쳤다면 경찰서에 간다고 한들 뾰족한 수는 없으니.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역시 가장 주의할 것은 ‘보행자’이다. 차를 몰고 가다가 사람이 곁에 있다면 최대한 천천히 가야 한다. 특히, 노인 분들께서 곁을 지나고 계신다면 그냥 세우는 편이 가는 편보다 낫다. 그리고 아이들도 어디서 갑자기 뛰어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 결국, 사람이 다니는 길을 지날 때에는 최대한 천천히, 최대한 조심해서.

예전에 한번은 비가 오는 날 차도를 무심히 지나가다가 갑자기 뛰어 들어오는 초등학생을 만나 기절할 뻔한 적이 있었다. 비가 그렇게 쏟아지는데 초등학생이 차도로 뛰어 들어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세상은 그리 녹록하지 않기 때문에 운전을 하다보면 상상도 못한 상황이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니, 늘 조심하셔야 한다.

초보드라이버 시절에는 운전대를 잡는 것이 겁나기도 한다. 소소한 사고를 한 두 번 정도 겪고 나면 운전을 포기하는 분들도 계신다. 하지만 그 과정을 거쳐가야 베스트 드라이버가 된다. 걱정마시라. 누구나 모두 그랬다. 비록 지금은 겁이 난다 하시더라도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하시다 보면 는다. 자연히. 운전은 쉽다.

자신이 운전을 잘한다며 다른 사람을 무시한다거나 바보취급하는 사람이야말로 바보다. 누구나 많이 하다보면 잘하게 된다. 그러니 자신감을 가지시고 그냥 과정을 지나갈 뿐이라고 생각하시라. 자해공갈단만 조심하시면 될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운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면서 운전에 집중하고 있노라면 차라리 정신적으로 좀 쉴 수 있으니까. 운전행위는 사냥행위와 가장 유사한 특성을 갖기 때문에 남자들이 본능적으로 매력을 느낀다는 설명을 듣고는 굉장히 공감하며 끄덕였던 적이 있다. 요컨대, 유전자가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달려! 하고.

운전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결국은 사람문제가 아닌가 싶다. 내가 가는 길을 누군가 앞서 가고 있는 모습을 용서하지 않는다거나, 배려나 양보를 하면 내가 손해 본다거나 짜증이 난다거나 하는 마음 상태가 결국 분노사회를 만드는 원인이 아닐까.

그리고 그런 지나친 자의식 과잉이 다른 사람의 위에 군림하고자 하는 치졸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감히 내 손으로 봉지를 뜯도록 건방을 떨었다면 결코 용서할 수 없다는 발상은, 특정인만의 이상행동이 아니라 사실은 우리 모두의 마음일지도 모른다. 단지, 그럴 수 있는 자리에 없으니까 못할 뿐이지.

‘갑의 횡포’가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다고들 미디어는 떠든다. 하지만, 갑의 자리에서 횡포를 부리지 않을 성품을 지닌 사람은 정말 몇 명이나 될까. 내가 겪어온 바에 따르면 예외는 단 한명도 없었다. 다들 억울하다고, 자신은 희생자라며 불쌍한 척을 하지만 마음이나 태도의 소소한 일상을 보면 그다지 다를 것 없는 우리네 모습에 실망하기도 한다. 고급 외제차량을 몬다고 양보하지 않고 무조건 후진하라거나, 거만하게 째려만 보는 경우는 이제 놀랍지도 않은 현실이다.

결국은 사람이 문제니까, 누구를 탓할 것도 없다는 생각을 한다. 늘 내가 문제지. 내가 변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지적해봐야 얼마나 바뀌겠나, 싶어 그냥 스스로만 경계하며 산다. 그건 그렇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에는 백팩을 등에서 내려 자신의 앞에 놓는 것이 매너라고 생각합니다. 백팩에 맞으면 의외로 꽤 아프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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