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적치유상담]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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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적치유상담]불화
  • 법률저널
  • 승인 2003.12.3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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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씨는 각고의 노력으로 이번 사시 2차에 합격했다.  그의 나이 43세였다.  눈물이 쏟아졌다. 

잘 나가던 공무원을 그만두고 사시를 준비하겠다고 선언한 때부터 P씨의 그러한 결정을 못마땅하게 여긴 형과 형수는 그가 절대로 고시 패스하지 못할 것을 예언자처럼 못을 박아 자신의 심장을 터뜨렸다.  그러는 형도 뒤늦게 공부를 한다면서 부모님을 얼마나 경제적으로 괴롭혀 드렸는지...그 때부터 형네 가족들과는 갈등의 골이 깊어지게 되었다.

자신의 앞길을 축복하지는 못할망정 동생이 잘못되기를 저주하는 것 같은 형과 형수가 생각할 수록 용서할 수 없었고 미웠다,

비법대생으로서 7급 공무원 시험을 대학 4학년 때 합격한 전력이 있어서 시험에는 나름대로 자신이 있다고 판단, 고시에 도전했는데 8번을 계속 떨어지고 나니 형과 형수의 예언이 맞아떨어지는 것 같았고 떨어진 사실보다 더 속상한 것은 그들의 말대로 되는 것이었다.

최근들어서는 자기가 보기 싫어서인지 명절인데도 부모님이 계신 집에 내려 오지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자신이 그들을 미워하면 할수록 하나님께는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이러한 마음을 갖다가 하나님께서 영영 자기 길을 인도하시지 않으면 어떻게 될 것인가 겁이 나기도 하였다.

마음에 죄책이 한 두 번 든 것이 아니었다.  고시에 여러번 떨어지고 나니 이제는 형과 형수에게 장남으로서 똑바로 하라고 큰 소리쳤던 일들이 자신이 들어야 할 소리가 되었다.  고시공부하느라 벌어놓은 돈을 다 써버린지도 오래고 아버님이 수시로 자신이 대출받은 빚을 갚으신 것도 몇 번이나 되었다.  이제는 형님이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문제였고 부모님에게도 못할 짓을 하고 있는 죄인이 되었다.

자신의 처지가 형을 비난할 처지가 아닌 것이다.

그러던 중 이번에 과락탈락자가 속출한 가운데 합격한 것이다.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형과 형수가 아니라 자신의 손을 들어주신 것 같아 용기가 충천했고 기뻤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 한구석이 씁쓸해오면서 합격의 기쁨 보다 형네 가족과 더 이상 이렇게 지낼 수는 없다는 마음의 짐이 자신을 누르고 있었다.  이제 바라던 시험도 합격했는데 무엇이 문제인가?  그것은 형과 형수를 미워한 댓가로 받는 죄의 짐이었다. 

부모님의 기도의 제목도 온 가족이 하나되는 것인데...

  P씨는 나름대로 부모님께 효도하는 사랑스런 아들인 것 같다.  그래서 넉넉지 못한 부모님께 경제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형과 형수가 못마땅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감정의 골은 자신의 처지가 형과 다를 바 없게 되자 형과 형수를 미워해야 했던 당위성을 상실하게 되고 어떤 입장을 형과 형수에게 취해야 할지 혼란스러워진 것이다.  자신도 부모님 앞에 형 이상으로 불효하는 아들이 아닌가?

P씨에게 문제될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형과 형수의 고시에 대한 부정적 태도는 자신들도 경제적으로 안정되지 못한 가운데 동생마저 불투명한 고시공부를 한다고 하는데 대한 염려에서 나온 발로였을 것이다.  다행히 2차를 합격한 동생은 손을 펴서 형과 형수에게 화해의 손짓을 펼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다.  P씨가 관대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

‘사람의 행위가 여호와를 기쁘시게 하면 그 사람의 원수라도 그로 더불어 화목하게 하시느니라’(잠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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