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기의 수험생과 함께 하는 생생한 폴리스스토리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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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기의 수험생과 함께 하는 생생한 폴리스스토리8
  • 한상기
  • 승인 2015.01.07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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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기 KG패스원 경찰학원 경찰학개론

경찰교육의 문제점과 전문수사관의 길...

처음 정보과에 발령받고 근무한지 1년 정도 지났을 때 즈음, 근무 패턴에 다소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 당시 정보과 업무가 대부분 ‘집회시위관리’였던 탓인지, 내가 하고 있는 일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정말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인지 확신이 들지 않았던 것이다.

때마침 경찰조사 전문화 계획에 의해 경위급 조사관 교육입교 지시가 떨어졌고, 원래가 관리자 업무보다는 실무를 좋아하는 편이였던지라, 필자는 주저 없이 조사전문화 교육과정에 지원했다.

 
경찰교육은 과거에도 그렇지만 현재에도 사실상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들이는 비용에 비해 교육성과는 지나치게 미미하다는 것이고 이는 경찰전문화의 장애요인이 되고 있는 것인데 그 직접적인 이유는 교육성과에 따른 뚜렷한 당근책이 없고 현 제도 하에서 당근책이 있을 수도 없다는 것이다.

직위분류제를 취하는 국가의 경우 직무평가를 통해 직급명세서를 작성하여 직위와 보수를 결정하는 까닭에 굳이 국가가 돈을 들이지 않고도 공직자가 공직에 봉사하는 내내 스스로 학습을 하도록 유도해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하고 있다.

계급제의 경우도 일반적으로 선발당시에 엄격한 검증을 통해서 공직자가 되기 전에 스스로 직무능력을 습득하도록 하는 것이 기본이다.

결국 직무능력의 습득에는 국가가 돈을 들이지 않는 ‘스스로 학습’과 ‘평가’가 전재조건이 되는 것이고 또 그 평가의 결과에 따른 확실한 대가가 있어야 하는 것이 전문성확보의 기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경찰제도는 현재 국가공무원법에서 평생에 걸쳐 직무평가와 정급을 핵심으로 하는 직위분류제 요소의 도입을 선언하고 있지만 사실 핵심에 있어서는 선발시 평가 외에는 정치중립을 위한 신분보장이 핵심이 되는 계급제에서 거의 한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계급제의 거의 유일한 전문성확보 수단인 선발시험에서 전문과목과 일반교양과목의 선택제도를 도입함으로서 불문법 국가보다 ‘법에 대한 유권해석’이 필요하여 공직자의 전문성이 많이 필요한 성문법 국가의 법집행환경 속에서 전문성을 포기하고 있는 현재의 제도는 심각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즉 철저한 신분보장을 받는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당근책이 없어 실효성 없는 형식적 교육에 국가제정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채용교육도 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찰교육의 현주소는 그러하다. 그럼에도 내부적으로 이러한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경찰직무능력에 문제가 제기될 때 마다 만연히 그 대책으로 평가와 그에 따른 포상, 승급 또는 강등 등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다하고 교육을 내세우는 것은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인 것이다.

어찌되었건, 필자가 받았던 교육은 국가가 많은 혈세를 들여서 시행하는 것이고, 그 기간 동안 교육대상인 경찰관들이 근로의 제공 없이 급여를 받아가는 상황이어서 이중으로 세금이 낭비되는 상황임에도, 수강하는 경찰공무원들이 대부분 그다지 동기를 느끼지 못하여 교육은 형식적으로 진행되었고, 경찰관들은 교육기간을 휴식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평가와 승진, 채용, 정급 등의 당근을 잘 운용하면 국가가 전혀 비용을 들이지 않음은 물론이고 또 교육기간이라는 업무공백 없이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 손쉬운 방안이 있음에도 그와 같은 방법을 굳이 마다하고 이중으로 혈세를 낭비하는 이유를 알 길이 없는 것이다.

만약 ‘현 제도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교육 후 과거처럼 평가와 이에 따른 과락이나 재입교 등 채찍만 강화하는 형태로 교육을 바꾸는 것은 어떨까’도 생각해 보아야 하는데, 이는 역시 또 다른 재앙이 될 것이다.

대부분의 경찰관들은 수동적인 자세로 바뀌는 것은 물론이고 그런 교육은 업무에 있어서도 적극성을 끌어내기도 어려움은 물론이거니와 이전 문제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을 터이니 말이다.

필자는 3개월간 교육을 받았지만 당시에 교육으로 얻은 것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3개월이란 긴 기간 동안 무위도식 하면서 국가에 봉사하지도 않고 월급을 꼬박꼬박 받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근무할 때보다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

교육기간 내내 졸았던 기억뿐이고 주변 교육생도 대부분 그러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자기 돈을 내고 공부하는 학교에서도 졸기만 하는 이가 허다 한데 등 떠밀려서 공짜로 하는 교육이 어떨지는 쉽사리 짐작이 가는 부분이다.

외형적으로 보아 맑은 정신으로 수강하는 태도를 유지했던 일부 교육생도 실제 이런 알맹이 빠진 교육을 통해 전문지식을 제대로 습득했을 리는 만무하다고 본다.

조사전문화과정 수료이후에 조사·수사 실무에 뛰어 들면서 이제야 필자의 업무능력은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또 흥미진진한 일들이 필자 앞에서 벌어지게 되는데,

다음 회 - 흥미롭고 보람된 경험으로 가득했던 조사관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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