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허투가 없는 국가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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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허투가 없는 국가공무원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4.12.1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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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아 기자

12월, 어느덧 올해도 다 저물어가고 이제 2015년 을미년 양의 해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어느 세월에 이리도 시간이 훌쩍 지나갔는지 모르겠지만 과장 좀 보태서 기자 역시 공무원 수험생에 빙의돼 정신없는 한 해를 보낸 듯 싶다.

올해도 공무원 수험가에는 이런 저런 일들이 있었다. 이런 저런 일들이 있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한 것 같기도 하다. 아무 일도 없었다면 아무도 그것을 돌보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한해도 공무원 시험을 치르도록 하기 위해 많은 공무원들이 바삐 움직이고 수험생 편의를 위해 고민하고 연구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국가직공무원의 경우 올해 사전 점수공개제 도입, 필기합격자 조기 발표, 답안지 수정테이프 허용, 신분증 인정 범위 확대, 가산점 신청 방식 변경 등 제도적 차원에서 예년대비 변화된 편의 사안을 현실화했다.

게 중에도 올해 가장 큰 변화는 면접이 기존 합불여부에서 우수, 보통, 미흡으로 나뉘어 평가됐다는 점이다. 특히 보통을 맞았을 경우 필기성적이 반영돼 최종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바뀐 면접 방식에 응시자들은 그 평가가 갈렸으나 결과적으로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면접에 필기성적이 반영된다고는 하지만 암암리에 면접위원끼리 면접 당일 우수, 보통, 미흡 평가 결과를 이미 결정해놓고 비율만큼 보통, 미흡의 수를 할당해놓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있긴 했다. 올해 처음 면접이 바뀐 형태로 진행됐기 때문에 수험가에서도 이런저런 무성한 말들이 돌아다니긴 했다.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고,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듯이 끼워 맞춰보면 그런가 싶기도 하지만 어쨌든 사실이 아닌 루머일 뿐이다.

이에 인사혁신처 한 고위공무원은 “공무원 시험에서 공정성과 객관성은 철저히 지키고 있다”며 자신의 직을 걸고서라도 이는 앞으로도 지켜나갈 것임을 피력했다.

공무원 면접시험이 호평을 받음과 함께 수험가는 과연 국가직공무원들이 시험 진행에 많은 힘을 기울인 것으로 봤다.

한 수험 전문가는 중앙부처가 올해 공무원 시험 면접을 진행하는 하는 것을 보고 “참 창의적이고, 허투가 없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국가직공무원이 하는 일을 보면 모범적이고 어떤 일이든 근거 없이 하는 것은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우리들이 흔히 공무원은 철밥통이라고 하지만 적어도 국가직공무원에 만큼은 해당되는 말이 아니라고 그는 전하고 있다. 그는 국가직공무원들은 문서작성 하나만 해도 굉장히 철두철미하게 하고, 오차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부처가 발표한 공문을 보면 기호하나까지 틀리지 않고 통일성을 갖추고 있고, 문서에 들어있는 내용은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암시(?)할 수 있는 것으로 그 이면을 잘 간파하면 향후 어떻게 그림이 그려질지 감이 올 수 있다고 전하고 있다.

근거 없는 것에 국가직공무원이 벌이는 일은 없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수험생들은 시험 공고문 하나까지도 그냥 읽어서는 안 될 것으로 생각한다.

가령 금번 국가직 7급 면접 공고문에서 대부분의 면접대상자들은 공지된 면접 일정과 시간, 진행순서 등을 위주로 살펴볼 것이다. 그러나 면접응시자들은 이와 함께 정부가 공지한 면접 진행절차 내용과 사전조사서 및 개인발표 작성 예시문 등을 자세히 볼 필요가 있었다.

정부가 발표한 면접 진행 절차 내용에서 면접시간은 개인발표는 약 15분, 개별면접은 약 25분으로 하도록 돼 있다. 특히 개인발표 시에는 8분 이내 발표 후 후속 질의 응답을 하도록 했고 총 걸리는 시간이 15분으로 책정됐다. 여기서 개인발표는 왜 8분 이내로 해야 되는지 응시자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9분도 아니고 10분도 아닌 8분이다. 또한 정부가 예시로 든 개인발표 작성용지를 보면 21줄로 돼 있다. 19줄도 아니고 20줄도 아닌 21줄인 것이다. 사전조사서 발표 작성용지는 24줄로 돼 있다. 22줄도 아니고 23줄도 아닌 24줄인 것이다.

이것을 A4 규격에 맞게 그냥 예시로 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의문을 가져봐야 한다. 그 속에 면접을 보다 효과적으로 볼 수 있는 답이 들어있다.

한 면접 수험 전문가는 개인발표 작성용지는 21줄, 즉 정부부처에서 공문을 쓸 때 사용하는 글자포인트(13~15p)를 넣어 가장 알아보기 좋게 개인발표문을 쓴다면 서론, 본론, 결론으로 나눠 21줄로 하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는 판단에서 이렇게 정해놨다고 봤다.

또한 작성된 개인발표문을 천천히 그대로 읽을 때 걸리는 시간을 4분으로 하고, 발표 시 원래 쓴 내용에 살을 좀 더 붙여서 발표를 하면 8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정부부처는 판단한 것으로 봤다. 정부는 21줄의 개인발표문을 8분 가량 말할 수 있도록 해놓은 것.

개별면접에서도 3개 주제에 대해 사전조사서를 작성하는데 8줄씩 총 24줄을 작성하게 된다. 이 역시 개인발표 예시와 같이 질문·답변하는데 25분간 가장 효과적으로 면접을 진행할 수 있는 양이기 때문에 정부는 이같이 예시문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한 공무원 면접 전문가는 “면접을 진행할 때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정부부처 공무원들이 먼저 테스트를 해봤을 것이다. 국가직공무원이 어떤 안을 발표할 때 허투로 하는 것이 없으므로 항상 예의주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가 테스트에서 21줄 안에 개인발표 내용이 요약되고 8분 정도의 시간에 전달이 되도록 하는 것이 면접 진행에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해 이같이 정했을 것”이라며 면접대상자들은 이같은 디테일한 사항도 간과하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재부가 앞서 내년 예산안을 발표했다. 이미 진행 중인 것을 극대화하기 위한 예산은 확대가 됐으나 아예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 실행하는데 드는 예산은 많지 않다고 알려졌다. 그렇다면 내년 신규채용에서 기존에 있던 직렬의 선발규모가 확대되는 것은 근거가 있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직렬에서의 선발규모 확대는 덜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공무원 시험에서 고득점을 맞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흐름을 읽는 것도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울러 국가직 채용에서 중복합격자의 타 시험으로의 이탈이 종종 눈에 띄는데 이왕 공무원이 되고자 한다면 공무원 일에 대한 자부심이 다른 국가직공무원으로의 지원이 좀 더 활발해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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