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공직박람회, 공무원 수험생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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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공직박람회, 공무원 수험생은 어디에?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4.12.03 11:2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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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4일부터 12월 1일까지 공직박람회가 열렸다. 서울과 충북, 광주, 대구 등 4곳에서 열린 공직박람회는 올해도 성황 속 끝을 맺었다. 기자는 서울 개최일인 11월 24일과 25일 공직박람회에 참가해 분위기를 살폈고 공직박람회에 대한 기사도 더러 올리곤 했다.

올해 4회째로 이어진 공직박람회는 예년과 같이 많은 참가자들이 몰렸고 정부부처 및 지자체 등 68개 기관에서 부스를 마련해 참가자들에 정보를 제공하고 소통하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졌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정부부처 주관으로 진행하는 공직박람회는 최소한의 홍보만 해도 기본적으로 몇 만 명은 몰리기 마련인 듯 싶다.

기관별 채용설명, 유명인사의 특강, 공직선배 멘토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고 그만큼 볼거리도 풍성했다. 참가자의 호응도 좋았고 부스를 마련한 기관 관계자들의 호응도 높았다.

그러나 분명 아쉬운 점도 있다. 기자가 첫날 공직박람회를 방문했을 때 느낀 점은 교복 입은 고등학생들이 와도 너무 많이 왔다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일반인 참가자도 제법 눈에 띄었지만 올해는 일반인은 찾아보기가 너무 힘들었다. 고등학생들이 박람회에 대거 참가하는 것은 물론 의미가 있는 일이다.

그러나 공직박람회의 본질이 무엇인지 따져보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공직박람회인지 고졸공직채용박람회인지 분간이 안 된다면 행사 내용에 대해서 한번 재고해보는 것도 요구되는 작업이 아닐까 한다.

금번 공직박람회에 참가한 한 부처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고등학생 참가가 많이 늘었다. 이들이 정말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관심이 있어서인지, 아니면 학교에서 가자고 하니까 그냥 온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귀띔했다.

공무원이란 직업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와서 “여기는 뭐하는 데에요? 공무원이 되면 무엇이 좋아요?”라고 대뜸 물어보면 할 말이 없어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른 부처 관계자는 “사은품을 많이 마련했는데 일찌감치 동이 났다”며 “증정품이라도 있어야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고등학생보다 정말 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 수험생들이 와야 되는데 그런 분위기가 아닌 것 같아서 뭔가 아쉬운 점이 있다”며 “내년에는 이같은 점이 개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기관 관계자는 “올해 박람회는 11월에 진행됐는데 일정을 잘못 잡은 것 같다. 선발규모도 나오고 시험일정이 모두 잡힌 상태에서 박람회를 열어야 보다 구체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데 그러질 못하고 있으니 할 수 있는 말이 한정돼 있다”고 말했다.

정말 공무원 시험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내년 뽑는 인원이나 일정 등을 물어보는데 아직 나온 게 없다는 말 외에 할 말이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에 시험에 대해 모든 게 명확해지고 구체화된 시점에서 박람회가 열리는 것이 보다 많은 참가자를 모이게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그는 전했다.

행사 장소도 양재 aT센터보다는 코엑스에서 열리는 게 지리적 접근이 더 낫다고 봤다. 한 기관 관계자는 “격년으로 서울은 코엑스와 aT센터에서 열린다. 지난해 코엑스에서 열렸기 때문에 올해는 aT센터에서 열리게 됐다. 아무래도 코엑스에서 열리는 것이 참가인원을 늘리는 데는 더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정부부처 관계자는 “지역 개최대신 서울에서 5일정도 연이어 진행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하고 있다. 지역에서 하루 열리는 데 드는 시간 및 비용이 운영대비 효율적일 수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공직박람회는 오히려 서울보다 지역에서 더 심도 있는 진행이 이뤄지는 것 같은 분위기다. 서울에서는 고등학생들의 참여가 대거 이뤄진 가운데 지역에서도 역시 일반인보다는 고등학생 참여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단, 고등학생들이 많았지만 이들은 서울 행사에 참가한 학생보다는 더 적극적으로 행사에 참가한 모습이라는 게 한 기관 관계자의 후문이다.

막연히 행사에 참가한 것이라기보다 정말 공무원이 되고 싶어서 사전에 어느 정도 공무원에 대한 필요한 정보를 알고, 그 외에 궁금한 점을 심도 있게 물어왔다는 것.

이에 그는 “지역 수험생이 서울로 올라가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 지역에서는 고등학생이라도 매우 적극적으로 행사에 참가하는 모습이다. 지역개최는 앞으로도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처음으로 지역 개최지로 선정된 충북의 경우 충북대에서 진행됐는데 대학교에서 진행된 탓인지 서울보다는 대학생 참여가 제법 있었던 것으로 한 기관 관계자는 귀띔했다. 또한 지난해 타 지역에 참가했지만 올해 충북에 부스를 마련한 한 부처 관계자는 지난해 보다 호응이 높은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는 후문이다.

공직박람회를 하루 진행하는 지역에서는 오히려 실속 있게 한 모양새고 가장 큰 규모가 예상된 서울지역은 예년대비 다소 내실적인 면에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 1일 한 중앙 일간지에 따르면 서울 공직박람회에서 수습중인 사무관을 학생차림으로 입혀 참가자인 듯 행동하라는 부처의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물론 사실 확인이 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반인에 비해 고등학생 참가가 너무 많았던 지라 이같은 말을 루머(?)라고 취급하기엔 그리 명쾌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고졸 특채는 확대될 전망이고 고등학생들의 선전은 있어야 한다. 그러나 고졸 특채가 공무원 시험의 핵심 선발은 분명 아니다. 선발규모도 고졸 특채보다 일반직 선발에서 두드러진다. 또한 정부에서 고졸 특채를 뽑는 것에 대한 반응이 사실 그리 높은 것도 아니다.

이런 점에서 공직박람회는 고졸만을 위한 행사가 아닌 실질적인 공무원 수험생 위주의 행사가 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인사혁신처는 내년 공직박람회에는 정말 혁신이 가미된 내실을 다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보다 다양한 수험생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으로 기자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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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은 따로 합시다~ 2014-12-03 14:10:11
충북에 있는 박람회에 참여했는데...고등학생들이 일반인보다 많더군요. 그들이 하는 행동을 유심히 봤는데...진짜 진지하게 공무원에 관심이 있다기 보다는...각 부스마다 있는 기념품에 눈이 멀어서 그것들을 챙기기 위해서 이곳 저곳에 가더군요. 특히 여학생들이 심하더군요. 진짜 진지하게 방문한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부스에서 기념품을 받기가 힘들었습니다. 박람회를 수능 이후보다는 3월달에 했으면 합니다.

고등학생은 따로 합시다~ 2014-12-03 14:10:11
충북에 있는 박람회에 참여했는데...고등학생들이 일반인보다 많더군요. 그들이 하는 행동을 유심히 봤는데...진짜 진지하게 공무원에 관심이 있다기 보다는...각 부스마다 있는 기념품에 눈이 멀어서 그것들을 챙기기 위해서 이곳 저곳에 가더군요. 특히 여학생들이 심하더군요. 진짜 진지하게 방문한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부스에서 기념품을 받기가 힘들었습니다. 박람회를 수능 이후보다는 3월달에 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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