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개소리]산정무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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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개소리]산정무한(2)
  • 법률저널
  • 승인 2003.12.0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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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때로는 흉악한 거인을 앞세워
우리에게로 다가옵니다.
흉기를 든 거인 앞에 우리는
맨 주먹이지만,
아직 싸움이 끝난 건 아닙니다.
희망을 가진 자 앞에서
인생은 마술을 보여주니까요.
고통은 기린의 목처럼 길지만,
그 만큼의 높이에
희망을 매달고 있습니다.
다시 일어서야 합니다.
 
아픔이 있다는 건
아직도
꿈이 남아 있다는 거니까..........”
                                   
                   - 연탄길 -


이틀 전 2차 발표를 앞두고 집에 내려간 선배로부터 전화가 왔다. 적지 않은 나이에 마음을 비우셨다고 하는 목소리에서는 반드시 붙어야겠다는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우리 선배와 명단에 없는 모든 분들께 위의 짧은 글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다시 찾은 호반의 도시는 그 차가운 공기에서부터 서울을 벗어난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차  한잔을 마시러 밖의 야경이 보이는 창가 쪽으로 자리를 잡고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교수님께서 밖에 나가 잠시 걷자고 하신다. 밤이었지만 조명이 잘 되어 있어서 강을 등지고 펼쳐지는 야경에 한동안 넋을 잃고 취해 있을 때, 교수님께서 ‘낮에 보면 더 멋있어’ 하신다.

교수님을 처음 뵌 것은 필자가 대학 3학년 때인 96년 여름방학 이었다. 고시촌의 큰 줄기는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한데, 방학 때면 재학생들은 학원 수업을 듣기 위해 고시원에 짐을 푼다. 필자도 방학 동안 학원 강의를 듣기위해 이곳에 왔다가, C학원에서 당시 베스트셀러(객관식 헌법)의 저자 이셨던 교수님의 강의를 들은 게 인연이 되었다.

지금도 물론 많은 활동을 하시지만, 그 당시 그 수업을 듣기 위해서 통로에까지 간이의자를 놓고 앉아서 들었던 기억이 난다. 수업 내용은 논외로 하고 중간 중간 말씀하시던 인생이야기와 행복한 삶에 대한 근원을 바꾸는 말씀에 매료되었고, 그 뒤 크고 작은 일들이 인연이 되어 이제는 스승과 제자가 되었다. 그 말씀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시험에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합격하고 나서 얼마나 멋있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며,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중요하지만 주어진 작은 일부터 잘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커피가 참 따뜻하게 입가에서 녹고 있을 때, 시간을 내어 머리를 식히러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손에서 책을 놓고 시원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여유만 잃지 않는 다면 시험 때문에 엉켜버린 우리들의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일이 그리 힘들지만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게 꼭 금강산이 아닐지라도 상관없다.


 

이상욱(sylee_77@hanmail.net)
사법시험준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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