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경제 가지고 그만 장난합시다, 엄청 벌고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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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경제 가지고 그만 장난합시다, 엄청 벌고 있잖아요
  • 오시영
  • 승인 2014.10.09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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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삼성전자의 2014년 3분기 영업수익이 4조원 남짓에 불과하다며 호들갑이다. 지난 해 같은 3분기 영업수익이 10조 원을 넘었던 것에 비해 금년의 수익률이 60% 가까이 하락하였으니,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 삼성이 망하는 것이 아닌가 하면서 시끌벅적하고 있다. 물론 매일경제나 한국경제와 같은 주요 경제신문이 이러한 호들갑을 앞장서서 떨고 있고, 조선일보 등을 비롯한 메이저 언론의 기조도 이에 뒤질세라 같은 염려와 근심, 걱정으로 지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에 덩달아 박근혜 정부도 정치권에서 중구난방식으로 내질러지고 있는 “개헌 논의”에 대하여 위와 같이 국가 경제가 좋지 않아 경제 살리기에 올인을 해도 부족할 판에 무슨 개헌 논의냐며, 정치권의 개헌 논의에 대하여 자갈을 물리며 찬 물을 끼얹고 있다.

참으로 걱정이다, 대한민국의 대표기업인 삼성전자가 위와 같이 영업수익률이 곤두박질를 계속하여 망하기라도 한다면 대한민국이 어떻게 될 것이며, 경제살리기에 올인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 또한 어떻게 될 것인가, 태산이 무너질까 걱정스러운 지경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10월 7일 잠정집계하여 발표한 영업실적에 의하면 매출은 47조 원이고, 영업이익은 4.1조 원이라고 한다. 삼성전자의 매출액에 대한 통계수치가 명확하게 공시되지 않아 정확한 분석은 어렵겠지만, 내수 대 수출의 비율을 2:8 정도로 본다면 약 380억 달러를 수출했다고 추정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2013년 3분기의 달러 대 원화의 환율은 평균 1,060원 대였는데 반하여, 2014년 3분기의 환율은 1,020원 대였다. 그렇다면 달러 당 환율하락분 40원을 380억 달러에 대입하면 약 1조5천억 원 정도의 수익감소가 나오게 된다. 그렇다면 환율하락으로 자동감소된 약 1조5천억 원을 공제하면 총 영업이익감소액 약 6조 원 중 순수한 영업 악화에서 오는 감소액은 약 4조5천억 원 정도라고 할 것이다.

실질적인 영업수익감소액 4조5천억 원을 위 2:8의 비율에 적용하면 내수 영업수익감소액이 약 9천억 원, 수출에서 오는 영업수익감소액이 약 3조6천억 원에 이른다는 추정이 가능하게 된다(필자의 이러한 견해는 정확한 통계수치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필자가 생각하는 추정수치에 의한 단순계산일 뿐임을 밝혀 둔다). 이건희 회장의 장기간 부재로 인해 약화된 삼성전자의 대외경쟁력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평가로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중국의 저가 폰과 애플의 고성능 폰 사이에서 고전하고 있어 죽을 맛이겠지만, 삼성전자는 살아날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 때문이 아니라 삼성전자에 근무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우수한 인재들을 믿기 때문이다. 시장이 악화되면 사장이 자신을 못 믿게 되어 부하직원들의 영리한 머리를 빌리는 겸손한 자세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삼성전자의 수익률 악화가 원인이 되었는지 모르지만, 10월 들어 또 다시 환율이 1060원 대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대기업이 죽는 소리만 하면 대한민국의 환율은 어김없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매일경제 등을 비롯한 메이저 경제지가 앞장서서 엄살을 피우고, 조선일보 등 다른 메이저 일간신문이 덩달아 장단을 맞추면 틀림없이 환율이 수직상승하는 구조적 뻔한 짓을 반복해 오고 있는 것이다. 호형호제하며 같은 리그의 멤버들끼리 북치고 장구치며 자신들, 기득권 대기업들의 이익을 위해 언론을 총동원하여 겁을 주면 국가정책이 흔들리고, 아니 아예 눈감고 아웅 하듯 공무원들도 이에 호응하는 것이다. 다 신세진 것이 있어서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서민이야 죽어나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 하면서 말이다.

통상 국제유가로 통용되는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지난 3일 배럴당 89.7달러로 떨어졌다.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90달러 밑으로 거래된 것이다. 올해 거래되던 최고가격에 비해서도 20% 가까이 떨어진 가격이다. 지난 8일 발표된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국제유가 하락 배경과 전망”이라는 보고서는 국제유가가 필연적으로 지속적 하락추세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 증가로 인한 공급 과잉, 신흥국 경제 저성장으로 인한 원유 수요 하락, 달러화 강세 등이 국제유가를 끌어내리는 3대 요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금년 최고가격에 비해 20%가 하락한 국제유가에도 불구하고, 국내 유류가의 하락폭은 미미한 수준이다.

수입가격의 국내 환율 시차적응 때문에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정유사들의 말 같지도 않은 변명도 한 가닥 목끈으로 기능하지만, 더 큰 이유는 세수 부족을 우려한 정부당국의 방임적 태도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일보가 지난 7일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기사에 의하면, 올해 1∼8월 보통 휘발유 1ℓ에 부과된 세금 총액이 무려 969.27원에 이른다고 한다. 교통에너지환경세 529원, 교육세 79.35원, 주행세 137.54원, 수입부과금 16원, 관세 20.47원, 부가세 186.91원 등 합계 969.27원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주요정유사들의 같은 기간 세금 부과 전 보통 휘발유 평균 공급가는 899.87원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휘발유 공급가격보다 세금이 더 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최고가이던 때에 비해 16.3%, 브렌트유와 두바이유 역시 최고가에 비해 각각 19.8%, 18%씩 하락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국내 유류가격도 위 비율 유사한 범위 내에서 인하되는 것이 옳다. 그렇다면 십분 양보한다 하더라도 국내 유류가격은 1,600원대 이하로 인하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겠다. 하지만 앞에서 보다시피 박근혜 정부가 고정된 유류세를 리터당 969.27원씩 징수하고 있기 때문에(판매되는 유류가격의 약 51.9%가 유류세이기 때문에) 국내 유류가격이 국제가격에 연동되어 하락하지 못하고, 간접세의 가장 대표적인 유류세 부담으로 돈 많은 재벌이나 가난한 서민이나 동일한 가격으로 기름을 사고, 같은 액수의 세금을 납부하니 소득수준에 따른 세금부과라는 세금징수의 대원칙이 철저하게 배척당하고 부인당하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박근혜 정부가 앞장서서 서민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면서, 합리적 정치행위라고 할 수 있는 개헌논의(이 개헌 논의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후보시절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빠른 시일 내에 4년제 중임의 대통령중심제로 헌법을 개정하겠다고 수없이 국민 앞에서 다짐하고 또 다짐했던 유행가였다)를 경제활성화에 찬물을 끼얹는 이적행위인 양 몰아세우고 있다, 다시 말해 개헌논의조차 경제살리기를 위해서는 말도 뻥긋해서는 안 되는 금기어로 만들어 버릴 만큼 경제살리기에 올인하는 박근혜 정부라면, 국제적으로 선풍적 호응을 얻고 있는 프랑스 피켓티 교수가 주장한 노동소득율 향상을 위한 경제정책이 필요한 때라는 점을 명심하고, 노동소득율, 노동의 가치, 즉 사람의 가치가 향상될 수 있도록 경제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할 때 언행일치의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한 경제정책을 실현시킬 수 있는 최선봉 대안을 두 가지만 들라면, 그 하나가 간접세를 낮추어 가난한 서민들이 콜라 한 병을 사든, 과자 하나를 사든 부지불식간에 부자들과 똑 같은 액수의 간접세금을 냄으로써 소득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로 털리고 있는 호주머니가 더 이상 털려 나가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가 같은 강도의, 같은 내용의 노동을 하면서도 저임금을 받은 까닭에 결국 가난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가급적 정규직으로 편입시켜 동일한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하여 가처분소득을 높여 줌으로써 국민경제의 소비를 촉진하여 경제발전을 도모하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적이 아닌 내 편, 경제를 살리는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수익율이 하락하고, 현대자동차의 영업수익율 역시 하락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환율하락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영업이익금의 감소라는 본질적 요소가 도사리고 있다. 우리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영업수익금 감소로 고민하고 있는 동안에, 수많은 서민들의 생필품 가격이 조금이나마 낮아져 발생되는 이익을 반사적으로 누렸다. 성에 차지 않지만, 환율이 내린 까닭에 서울 도심 곳곳 주유소에서 리터당 1,750원대로 낮아진 휘발유를 구매하는 혜택(?)을 맛보고 있는 중이다. 물론 몇몇 주유소에는 여전히 1,850원대에서 휘발유를 판매하고 있지만 말이다. 나는 그곳에 가서 절대 기름을 넣지 않는다.

정부는 서민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저환율정책을 고수할 필요가 있다. 휘발유세로 상징되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간접세를 낮출 수 있으면 낮추고, 법인세와 소득세 같은 직접세의 비율을 높임으로써 피켓티 교수가 주장하듯 80%의 부유세를 매길 수는 없더라도 상대적 세금부담의 적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자꾸 되지도 않을 부동산시장을 살리겠다고 무리하게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아 집 사라고 안달복달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출생인구는 줄어들고, 핵가족화에 이어 이제는 일인가구 시대가 도래함으로써 어느 정도 일인 가구시대가 다수화되고 정착되어 가는 시점에 왔기 때문에(일인가구가 더 이상 급격하게 팽창할 요소가 없게 되어 버린 상태라 하겠다, 물론 조금씩 늘어나기야 하겠지만 말이다) 부동산(주택) 공급정책(서민들이 대출받아 집 사는 정책)은 투자목적을 상실한지 오래되었다고 할 것인데도, 계속해서 1970년대의 개발독재시대에나 가능했던 부동산경제띄우기 정책에 올인하고 있는 최경환 경제팀은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이 얼마나 영악한데, 많은 돈을 들여 집을 사도 집값이 이제 더 이상 오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버렸는데, 그러한 국민 보고 빚 내서 집 사라고 다굼질을 해대는 박근혜 정부의 최경환 경제팀은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개발사업 같은 거의 대국민사기질이나 다름없는 정책을 쓸 수 없는 까닭에 나온 어쩔 수 없는 한계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방법은 하나뿐이다. 그것은 바로 가난한 서민이 지금보다 조금만 더 넉넉하게 살게 해주면 된다. 국민들이 불안해 하지 않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해 주면 된다. 아주 간단하다. 정말 간단하다. 나 같은 필부도 알 수 있는 당연한 이치를, 대한민국 최고의 경제전문가들을 모아 놓고 왜 실시를 안 하는지 참으로 알다가 모를 일이다. 아, 삼성전자가 영업수익율이 낮아져 지난해보다 올해 망해가고 있어서, 그것을 방치할 수 없어서 다시 고환율정책을 쓰는 것이라고요? 웃기지 마세요, 뭐가 망했나요, 석 달에 4조1천억 원을 벌었다잖아요. 4조1천억 원이 장난입니까? 동네 아이들 껌값인가요? 아니잖아요. 벌 만큼 벌고 있으니 고환율정책을 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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