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진의 '공감'(15)- 준비하는 인생도 깨끗한 ‘감정의 화장실’을 가질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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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의 '공감'(15)- 준비하는 인생도 깨끗한 ‘감정의 화장실’을 가질 권리가 있다!
  • 이유진
  • 승인 2014.09.2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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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KG패스원 공무원 국어 강사 

처음 자취를 결심하고 본가를 떠날 때에는 누구나 조금은 설레기 마련입니다.

꼭 청춘을 불태우고 자유를 만끽하려고 그런다기보다는, 방황하는 심정과 스스로에 대한 짜증을 가족들에게 들키지 않고 표출할 공간이 생기기 때문일 겁니다. 집집마다 배설을 위한 화장실이 있듯이, 사람들에게도 감정을 배설할 수 있는 은밀한 공간이 필요합니다.

깨끗한 화장실과 더러운 화장실에서 우리의 행동과 감정은 어떻게 다를까요? 깨끗한 화장실에서는 뭔가 나의 행동이 소중하게 느껴진다거나 조심스러워지지 않나요?

음, 이렇게 예쁜 공간에 실례(?)를 해서 미안한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나도 깨끗하게 쓰려고 노력하게 되고 손을 씻고 나올 때는 더 없이 상쾌한 기분이 듭니다.

 
하지만 더러운 화장실에 가면, 왜 인간으로 태어나서 이렇게 더러운 곳에서 더러움을 보태며 살아야 하나 절로 욕이 나옵니다.

감정의 화장실인 ‘자신만의 방’도 그렇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서 서글프지만 홀로 씻고 집을 나서야 하고, 학원과 독서실 등을 돌다 돌아와서도 감정과 신경을 풀어놓고 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 방이 삭막하고 더러우면 어떨까요? 아침에 눈을 떴을 때도, 저녁에 문을 열고 들어와서도 욕이 나옵니다.

이렇게 꾸역꾸역 살아야 하나 자괴감이 듭니다. 어쩌면 그 감정은 삭막하고 더러운 공간만 아니었다면, 하루의 피곤에 묻혀 스스로도 몰랐을지 모를 감정입니다. 감정을 억지로 누르는 것도 좋지 않지만, 그것이 부정적인 감정이라면 스스로 알아채지 못하는 것이 가장 좋죠.

저도 처음에 자취를 할 때에는 방에 들어가면 발에 옷가지들이 걸리고 침대 위에 널려 있는 것들을 치워야 누울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발바닥에 붙는 제 머리카락에 제가 미칠 것 같아 청소를 하다가 침대 밑에서 냄비를 발견했습니다.

그때의 공포! 분명 내 냄비인데, 언제부터인가 보이지 않았었죠. 그런데 침대 밑이었다니! 뚜껑을 열어보기가 겁이 나서(마치 냄비에 시체라도 들어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그대로 넓은 테이프로 둘둘 말아서 학교 쓰레기통에 버렸던 생각이 납니다.

그때는 모든 게 엉망이었습니다. 내 감정을 스스로 지배하지 못하고 감정에 멱살이 잡혀 여기저기 패대기쳐지며 끌려 다녔죠.

성숙한 저의 마지막 자취방은 넓지 않았지만 깨끗했습니다. 제가 애정을 가지고 고른 인테리어 소품들에서 안락함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나 혼자만을 위해서도 내 방을 꾸며야 합니다. 아무리 준비하는 인생이라고 하더라도, 대강 가방 안에 구겨져 들어가 있는 여벌의 옷처럼 살 수는 없는 겁니다. 자취생들이 가을을 맞는 바람직한 자세! 대청소와 셀프 인테리어입니다.

산뜻한 자취방을 위한 간단한 아이디어

 

1. 창이 있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색으로 침구와 커튼의 톤을 맞추세요.

, (창이 없다면 시원한 배경의 멋진 사진을 벽에 붙일 것!)

2. 책상 위에 물건을 늘어놓지 말고, 책장에는 가리개를 다세요.

(공부할 때가 아닌데도 눈에 계속 공부할 것들이 보이면 편히 쉴 수 없어요.)

3. 옷장이 없어 행거를 쓰더라도 되도록 가리개가 달린 조립식 행거를 쓴다.

(옷가지가 여기저기 널려 있는 모습을 보면 머릿속도 엉망이 됩니다.)

4. 되도록 휴식을 취할 때나 수면 직전에 쓸 간접 조명을 구비하도록 합니다.

(소이 왁스로 만든 우드 심지의 아로마 캔들도 불면에 아주 좋습니다.)

5. 방이 아무리 좁아도 밀대가 달린 걸레를 사세요.

(기어다니며 방을 닦으면 왠지 슬퍼요. 세워 놨다가 먼지와 머리카락을 밀어 주세요.)

6. 완전히 밀폐되는 뚜껑이 있는 휴지통과 빨래 바구니를 쓴다.

(발로 밟아서 여는 휴지통 아시죠? 방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지 않도록!)

 

 

▲ 그림 이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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