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근욱의 'Radio Bebop'(11) - 시간이 해결해 줄 거야
상태바
차근욱의 'Radio Bebop'(11) - 시간이 해결해 줄 거야
  • 차근욱
  • 승인 2014.09.17 11: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차근욱 아모르이그잼 강사

돌아보면, 어린 시절 소중했던 추억들은 추석에 관한 것들이 많지 않았나 싶다. 특히,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송편을 빚던 기억은 지금 생각해도 참 행복한 추억이었다.

어른이 된 입장에서 돌아보니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특별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당시에는 몰랐을 뿐이다.
하지만 반면에 명절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는 경우도 적잖이 있다. 친척들의 말씀이 상처가 되는 경우도 있으니까.

수험생의 입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아마 취업과 시험합격 문제가 아닌가도 싶은데, 이 모두 쉽게 함부로 이야기 할 수 없는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별 생각없이 말씀하시는 경우들이 있어 참 난감하기도 하다.

누군들 안하고 싶어서 취업을 안하고 합격을 안하는 것도 아닐진데 말이지. 그러니 가끔은 말없이 웃어 주시며 봉투만 건내주시는 격려가 정말 고마울 때도 있다.

 
명절은 반갑지만 수험생 입장에서 맞이하는 명절은 늘 조심스럽다. 특히나 합격자 발표가 있은 직후라면 더더욱이나. 만일 뜻하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쉬우니 말이지. 하지만 최선을 다했다면 부끄러울 것은 없다.

세상살이, 가끔은 운명의 장난도 있는 법이니까. 최선을 다했다면 앞으로 한 걸음이 남아있을 뿐이니 다음 기회에 최선을 다하면 될 일이고,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면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 다음 도전에야말로 최선을 다할 각오를 다지면 된다. 이까짓 시험 한 번 떨어졌다고 세상 망하는 것 아니다.

환경이 어려워 다시 공부하기 어려운 상황도 물론 있다. 그런 경우라면 정말 분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말 그대로 ‘세상’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그런 경우라고 해도 자신에게 실망하기 보다는 스스로를 계속 믿고 사랑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시험은 시험일 뿐이고, 우리네 인생은 계속 될테니.

가끔, 생각지 않은 불합격을 마주하게 되면 ‘내가 할 수 있을까’라거나 ‘나는 안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으로 괴로워하는 것이 우리네 수험생의 마음이지만, 정말 유전적으로 책이 안맞는 경우가 아니라면 노력해서 안되는 것은 없다.

정말 정말 만에 하나, 책 자체를 보는 것이 싫고 아무리 읽고 설명을 들어도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고 이해되지 않으면서 암기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느껴진다면 굳이 시험에 자신의 인생을 걸 이유는 없을지도 모른다.

김연아 선수는 자신에게 맞는 진로를 찾아 최선을 다해 노력했기에 오늘날 퀸 김연아가 된 것이지, 시험으로 퀸이 된 것은 아니지 않나. 시험보는 것 말고도 각자의 적성에 맞는 일은 있기 마련이니 사실 인생을 크고 넓게 본다면 그리 고민할 일도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진로의 선택지가 많을 수도 있다. 그리고 어디서 무엇을 하든, 노력에 따라 결실을 거두는 법이다. 그러니 행복해질 수 있는 기회란 무궁무진하다. 꼭 시험이 아닐지라도. 요컨대, 할 꺼면 제대로 해야 하고 아니면 빨리 그만 두는 편이 인생을 걸어야 하는 시험에는 맞다.

누가 뭐래도 중요한 것은, ‘나’다운 인생을 ‘나’답게 행복하게 사는 것이지 시험에 합격하고 말고가 인생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시험 따위와 무관하게 살아가시는 분들 중에 우리 사회를 지탱하시며 존경받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지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듯이.

하지만, 그 많은 삶의 방식 중에서도 첫 관문을 시험이라는 도전으로 선택했다면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

절대 포기해서도 안되고 절대 약해져서도 안된다. 노력해야 하고 철저해야 한다. 대충대충은 용납되지 않고, 내일 해야지는 용서될 수 없다. 매 순간 순간 완벽을 기하듯 공부해야 한다. 내일이 없듯이 공부하고 내일 시험보듯 암기해야 한다.

시험이란 그런 것이므로. 만약 그런 처절함이 싫다면, 자신의 인생을 결코 시험으로 낭비해서는 안된다. 시험을 통해 시작하는 인생이란, 어마어마한 삶의 가능성 중에 정말 깨알만큼도 안되는 것이니까.

시험의 본질은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암기고, 두 번째는 상대평가다. 물론, 최근의 시험경향이 통합과 응용을 묻는 방향으로 발전해 가고 있기도 하지만, 응용하기 위해서라도 우선은 핵심사항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나, 뭘 알아야 응용을 하지. 암기되지 않은 지식에 기반하는 선발시험이란 없다. 전문가란 어디서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지만, 어디서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 아는 것도 기본내용을 머릿 속에 알고 있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결국, 시험이란 기본적으로 관련지식을 숙지하고 있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암기하지 않고 시험에 합격할 방법이란 없다. 암기하기 싫다고 한다면 시험과는 안맞는다고 할 밖에.

시험에 있어서의 이해란, 결국 암기를 더 많이 더 쉽게 하기 위한 방편에 불과하다. 그러니 이해위주로만 공부하고 암기를 하지 않는 수험생의 경우에는 노력과 지식의 양에 비해 그 결실이 불공평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결국은 암기를 하지 않은 탓이다.

합격하고 싶다면 이해하고 정리하고 외워야 한다. 매 순간, 매 항목마다. 그러니 새로운 도전을 생각한다면, 먼저 자신의 암기자세에 대해서 다시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암기할 양이 너무 많은데 암기를 너무 쉽게 말하는 것이 아니냐며 반감을 가지실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그 양을 줄이기 위해 우리는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해가 되면 암기해야 할 분량은 어느 정도 줄기 마련이니까.

두 번째로 시험에 대해 자신감이 없다면 이렇게 생각해보시라. ‘내가 주위에 있는 수험생보다 노력을 덜하나?’ 하고. 적어도 주변의 수험생보다 더 노력하고 더 성실하다고 판단된다면 자신감을 가지셔도 좋다.

시험은 상대평가 이므로, 만점을 받지 못해도 되니까. 경쟁하는 수험생보다 한 문제만 더 맞추면 될 뿐이다. 그리고 경쟁하는 수험생보다 한 문제를 더 맞추기 위해서는 조금만 더 열정을 갖고 노력하면 된다.

그러니 내가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고 끝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스스로 돌아보고 스스로 답해보면 알 수 있다. 자율적으로 공부가 안된다면 타율적으로 공부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공부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학원이든 스터디든 방법이야 찾으면 되니까. 나쁜 것은 머리가 아니라,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자세다.

누구에게나 그렇듯, 불합격의 경험은 썩 유쾌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필요도 없다. 진심으로 노력할 준비가 되어있고 진심으로 노력하는 행동이 있다면 상대평가에서 합격할 방법이야 무궁무진하다.

살아가다보면 상처를 받는 일들이 있기 마련이다. 수험생에게 불합격보다 더 큰 상처는 없기 마련이고 인생에 상실보다 더 큰 상처는 없기 마련이다.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고, 감당해야 할 삶의 몫을 피하는 방법 또한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상처는 아문다. 여름이 덥지 않고 장마를 겪지 않으면, 결실이 덜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시련이 사람을 성숙하게 하듯이, 불합격 또한 수험생을 합격으로 성장시킨다.

포기해도 도전해도, 시간은 흐른다. 다른 길을 찾아 최선을 다한다면 결국 그 또한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고, 최선을 다해 새롭게 도전한다면 그 또한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그러니 혹시 지금 불합격의 상황에 힘들어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지금 이 순간의 고통이 전부라고 생각하시지는 마시길. 지금의 이 경험이 끝내 원하는 결실에 좋은 밑거름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시길.

인생에 있어 영원한 승자와 영원한 패자가 있을까? 물론, 올바르지 못한 인격으로 주위에 해를 가하는 사람이라면 영원한 인생의 패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정도가 아닌 다음에야 다음의 기회는 반드시 오는 법이다. 지금의 불합격에 의기소침할 일도 없고 필요도 없다.

정말 자신의 길이 시험 뒤에 있다면 다시금 추스르고 도전하면 된다. 불합격은 결코 우리가 실패자임을 뜻할 수 없다. 단지 우리가 더욱 노련한 도전자로서 새로운 기회를 얻었음을 의미할 뿐이다. 인생이 경이로운 것은, 매 순간이 새로운 기회란 점에 있다고. 적어도 나도 늘 그렇게 감사하며 살고 있으니까.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