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박영선 대표는 옷을 몇 벌 맞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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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박영선 대표는 옷을 몇 벌 맞추라
  • 오시영
  • 승인 2014.09.0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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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옷을 몇 벌 맞추기 바란다. 박근혜 대통령처럼 빨주노초파남보의 일곱 색깔 옷을 수십 벌 맞춰 요일별, 날짜별, 날씨별, 자리별로 정해 바꿔 입든지, 아니면 검은 색이 되었든 흰 색이 되었든 한 가지 색의 강한 이미지를 주는 옷을 몇 벌 맞춰 매일 그 옷을 입든지 양자 간 택일을 하였으면 한다. 옷의 디자인도 신경쓰기 바란다. 미스코리아 같은 이들이 입은 화려하고 세련된 밝게 디자인된 옷을 입을 것인지, 아니면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무게 있는 정장을 입을 것인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그냥 옷장에 걸려 있는 아무 옷이나 그날 기분에 따라 편하게 입고 나올 것이 아니라, 예전에 방송국에서 근무하면서 뉴스에 출연할 때 의상코디가 코디해준 옷을 입고 출연해 전 국민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 주었던 것처럼 전용 의상코디네이터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의상에 신경을 썼으면 한다. 내일 무슨 옷을 입을 것인지 고민하며 잠자리에 들기 바란다. 아무리 피곤하더라도 말이다. 한쪽은 탤런트 전지현의 전 트레이너 윤전추를 청와대 3급 행정관으로 특채하여 코디를 받아 매일 보여지는 의상에 엄청 신경을 쓰며 공을 들이는데, 다른 한쪽은 아무 옷이나 특징 없이 걸치고 나오면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초라해 보이기조차 하니 이 점은 시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한쪽은 국가예산으로 대통령의 의상을 대량생산 주문하는데, 가난한 야당이 어떻게 그 돈을 마련할 것이냐고 항변할지 모르겠지만, 장리 빚을 내서라도 몇 벌의 의상을 맞춰 이미지를 새롭게 정립할 것을 권하지 않을 수 없다.

예부터 사람을 판단함은 신언서판(身言書判)에 의한다 했다. 우선 겉으로 보이는 겉모습, 身에서부터 사람은 평가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외화내빈, 허례허식에 사로잡히는 우를 범하기도 하지만, 유시민 전 복지부장관이 지적했듯, 수백 벌의 옷으로 치장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전은 가히 환상적이라고 할 만하다. 그렇게 조직적으로 주문 제작된 의상의 디자인과 색상에 의해 대통령의 이미지는 형성되고 있고, 어느 부분은 조작되어지기도 한다. 그게 정치이니 누가 뭐라 할 것은 아니지만, 그런 정치의 첫 단추를 제대로 꿰지 못하고 있는 박영선 대표는 이제 그러한 “의상의 정치”가 갖는 허상과 실상이 얼마나 국민에게 어필하고 있는지 바로 인식했으면 한다. 감히 패션에 대해 아무 것도 알지 못하는 법학자가 패션의 대가일 수도 있는 박영선 대표에게 옷을 몇 벌 맞추라는 무례한 주문을 하는 것을 용서해 주기 바란다. 필자를 포함한 진짜 머리 나쁜(?) 백성들은 정치가를 입은 옷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아주 많기 때문이다. 예쁜 옷을 입고, 예쁘게 미소 짓고 있으면 그 사람이 좋아 보이고 능력이 있어 보이고, 그 사람의 행동마저 좋아 보이는 것이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옛말에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言에서야 박영선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혀 부족할 리가 없다. 토론장 등에서 그 동안 보여주었던 박영선 대표의 말실력은 논점과 핵심을 제대로 찍어내고, 아나운서의 경험까지 더해져 가히 촌철살인의 언어를 구사하고 있으니 이 점은 후한 점수를 줄 수 있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言에서는 철저하게 박영선 의원에게 뒤지지만, 그것을 수첩으로 방패삼고 있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써 놓은 글을 읽어나감으로써, 말을 제대로 잘 하지 못하는 자신의 단점을 철저하게 감추고 있는 것 말이다. 인터넷에서 회자된 “산소까스”나 “부지런한 벌꿀” 또는 “전화위기”나 “대통령직 사퇴” 등은 이산화탄소와, 부지런한 꿀벌, 전화위복, 국회의원직 사퇴 등의 언어실수를 아주 잘 나타내는 사례라 할 것이다. 이러한 실수는 사소한 것 같지만, 언어체계에서의 상당한 모순과 혼란에서 비롯된 것임이 직감되는 경우라 할 것이다. 하지만 방송이나 언론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낭독 내지 수첩 읽는 모습만을 보도하지 읽을거리 없이 곧바로 말로만 하는 모습을 잘 보여주지 않으니, 이를 국민들이 제대로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토론을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여태까지의 태도를 보면 언에서 분명 박영선 대표가 앞서고 있다고 할 것이다.

박영선 대표는 필자가 지금 의상문제를 이야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의상문제만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 것이다. 의상으로 상징되는 야당대표의 당당함을 요구하고 있는 것임을 말이다. 강하고 똑똑한 야당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가에 정의가 제대로 실현되지 않고 있다. 80 먹은 노인들이 다시 국가의 주요책임자로 나서는 이 현상은 참으로 괴이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얼마 전에는 80 나이의 쟈니 윤을 한국관광공사의 감사 자리에 앉혀 세상을 웃기더니, 이제는 79세의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를 방송통신위원회가 KBS 이사(장)의 후임으로 추천하여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물론 노익장을 과시하는 연세 드신 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현직에서 물러난 지 오래되어 손자들의 재롱에 익숙해 있을 할머니, 할아버지를 현업으로 불러내는 것은 상식적인 시각에서 보면 아연실색할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나이 역행의 현상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박근혜 대통령의 정신세계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필자가 이미 밝힌 바와 같이 박근혜 대통령의 정신적 발달이 박정희 대통령이 시해 당했던 그 시점에서 정지되어 있었던 것이 아닌지 궁금해지는 것이다. 그러기에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 아래에서 그를 도왔던 사람들이 이미 80대가 다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들을 50대 정도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것이다. 새로 추천된 이인호 전 교수는 나이가 많아서 과연 KBS 이사(장)으로서의 직무를 총기 있게 수행해 나갈 수 있을지 의문스러울 뿐만 아니라, 그간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그의 역사관이 지나치게 친일사대에 흐르고 있다는 학계의 비판을 수없이 받아온 인물이다. 문창극 전 총리후보의 일제옹호발언을 올바른 견해라고 적극 옹호하고 나섰을 뿐만 아니라, 친일사관에 입각한 역사교과서 출간에 앞장섰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의 조부 이명세는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일본이 전국 유림을 동원해 조직한 조선유도연합회(朝鮮儒道聯合會)의 상임이사로 있으면서 태평양전쟁을 미화하며 아들로 태어났으면 나라(일본)를 위해 전쟁터에 나가 죽는 것은 가벼운 일일 뿐이라며 일제의 강제징병을 옹호한 친일분자로 기록되어 있다. 이인호 전 교수는 2008년 칼럼에서 “두 세대쯤 앞에 태어나 지금까지 정도의 ‘출세’를 하며 살아왔더라면 지금쯤 아마 나도 친일인사 명단에 올라 있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썼을 정도로 시류에 영합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박영선 대표는, 세월호 참사 피해자 유가족들의 시위 집회가 불온시당하고, 일반 국민에 대한 불심검문이 무차별적으로 자행되고, 언론이 국가권력에 의해 장악되어 왜곡된 여론이 조장되고 있고, 대선 때의 복지공약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후퇴한 반역사의 순간에 국민을 대표하여 여당을 견제하고 정부와 여당이 올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국정의 나침반 역할을 수행해야 할 중차대한 순간에 서 있다. 하지만 국민의 눈에 비치는 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은 오합지졸의 집합체일 뿐이다. 그런 배경에는 생각이 많을 뿐 행동에 우유부단한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체제의 “장고 끝의 악수”가 누적된 결과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의 참패 영향도 있겠지만, 그 동안 장기적 비전 없이 임기응변적으로 대응해 온 야당의 무기력함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음을 자성해야 할 것이다.

당장 눈앞의 과제는 세월호관련특별법의 관철이고, 민생법안의 심도 있는 논의 및 제정 또는 개정이겠지만, 눈앞의 현안에 함몰되어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은 미래가 없다고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먼 미래를 보고 장기적 안목에서 새로운 정당문화와 질서를 확립해 나가는데 머리를 모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장기적 안목에서의 조직강화라고 하겠다. 2016년 총선에 임박해서 급조된 조직으로는 이미 강력한 전선을 구축하여 자금력과 조직력에서 앞서고 있는 여당에 승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각 지구당 조직강화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 먼저 각 지구당의 홈페이지를 살펴보기 바란다. 인터넷 소통의 시대에 얼마나 구태의연하고, 자료가 백업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는지, 잘못된 정보가 몇 달이고 방치되어 있는지 등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작업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이트를 담당할 유능한 인재를 중앙당 차원에서 선발하여 교육하고 훈련시켜야 한다. 중앙당 차원에서 주기적으로 지역 홈페이지 담당자를 분야별로 소집하여 교육시키고 훈련시키는 것을 반복해야 한다. 지구당위원장도 홈페이지를 통해 야당의 활동을 홍보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실재로 의정보고회를 1년에 한 번 정도 형식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적어도 두 달에 한 번, 아무리 길어도 분기별로 한 번쯤 각 동별로 당원들을 모아 의정보고회를 정기적으로 열게 해야 한다. 그러한 과정에서 당원들로부터 새로운 제안을 수렴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함으로써 민의를 반영하고자 하는 당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정기적 모임을 통해 당원들의 결속을 강화하고 조직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것을 지구당위원장들에게 자율적으로 하라고 맡겨 놓을 것이 아니라, 중앙당 차원에서 전체적인 자료를 만들어 배포하고, 거기에 지구당의 특징 있는 안건들을 지구당별로 추가한 교육자료를 만들어 당원들을 교육하고 훈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우수한 당원들이 드러나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지구당위원장을 교체하거나 복수로 운영토록 하여 차기 공천과정에서 경쟁하도록 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박영선 의원은 조직강화에 뛰어난 인재를 외부에서 영입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인력 중에서 그러한 능력을 가진 자가 있으면 발탁하여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단계에서는 내부수습으로 될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외부에서 조직강화경험이 풍부한 유능한 인재를 삼고초려해서라도 모셔와야 할 것이다. 이렇게 야당에게 권하는 것은 강한 야당이 있어야만 정직한 여당이 있을 수 있고, 그렇게 됨으로써 힘의 균형 속에서 국민을 위한 정치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사리사욕에 사로잡힌 이권단체가 아닌, 진정 국민을 위한 정당으로 작동됨으로써, 결국 모든 국민이 염원하는 정치선진화를 이룩하여, 21세기 세계 속의 대한민국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박영선 대표는 옷을 몇 벌 맞추라. 야당 대표로서의 권위를 내세우라. 선배 의원들에게 휘둘리지 말고 권한을 최대한 행사하라. 젊은 인재를 발탁하고 그들에게 과감하게 책임 있는 자리를 부여하라. 계파에 함몰되지 말고, 오직 정도를 걸어라. 내일, 새로 맞춘 멋진 옷을 입고, 헤어스타일도 멋지게 단장하고 밝은 미소로 웃으며 출근하기 바란다. 국민 앞에 나타나기 바란다. 멋지고 실용적인 옷을 맞춰 입으라. 피곤한 모습을 국민에게 보이지 마라. 그대는 야당의 대표이다. 야당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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