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진의 '공감'(13)-지친 몸을 위한 맛있는 식사와 외로운 영혼을 위한 달콤한 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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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의 '공감'(13)-지친 몸을 위한 맛있는 식사와 외로운 영혼을 위한 달콤한 간식
  • 이유진
  • 승인 2014.09.0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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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KG패스원 공무원 국어 강사  

<자취하는 수험생을 위한 가을특집1>

제가 예전에 우울증(5화 우울한 것입니까, 아니면 우울해하는 것입니까?)을 주제로 다루면서 자취하던 시절 이야기를 좀 했었죠? 그 칼럼을 보고 자취하는 수험생들의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모든 수험생들이 물론 힘든 생활을 하고 있지만, 자취하는 고시생의 하루는 정말 피폐한 생활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죠.

학원에서 돌아와도 냉장고가 텅 비어 있고(썩어 가는 음식이 없으면 다행!), 컵라면 따위를 먹고 잠들었다가 일어나 허겁지겁 씻으면 수건이 없고(이럴 때에는 어제 입고 벗어 놓은 티셔츠로 머리를 말리게 되죠.), 나가서 하루 종일 비슷비슷한 음식을 사먹습니다.(노량진 음식이 먹다 보면 어떤 음식을 시켜도 모두 같은 맛이 난다더라고요.)

그래서 9월에는 몸도 마음도 쓸쓸한 이 가을! 자취하는 수험생들 위한 가을특집을 마련했습니다.^^ 10년 동안 자취를 한 경험자로서 혼자 살아도 몸과 영혼을 촉촉하게 지키는 제 나름의 비법을 전수하려고 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식사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가장 소홀하게 여기는 부분이기도 하죠. 특히 아침! 뇌는 포도당만 영양분으로 쓰는 것 아시나요? 아침을 먹지 않으면 혈액 속의 당으로 2시간밖에 버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정작 오전 수업들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9시부터 집중력이 떨어지고 졸리지요. 또한 배가 고프니 점심을 폭식하게 되고 오후에는 또 배가 불러서 잠이 옵니다. 따라서 효율적인 학습을 위해서도 아침을 먹어 볼까요?

★ 5분이면 아침이 - 몽키 미숫가루 ★

원숭이가 좋아하는 바나나와 미숫가루의 만남, 요즘 브런치 카페에서 아주 인기 있는 메뉴랍니다. 재료도 간단하고 5분만에 훌륭한 아침 식사를 만들 수 있지요. 텀블러에 넣어서 학원에 가서 마셔도 좋아요.

믹서가 있으셨으면 좋겠네요. 자취생이 무슨 믹서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믹서와 전자레인지는 오히려 간단한 요리를 위한 필수품입니다. 바나나 1개를 믹서에 넣고 미숫가루 2~3큰술을 털어 넣습니다. 그리고 우유와 꿀을 적당히 넣고 갈아주면 완성!

점심이나 저녁도 매번 사먹는 것보다 집이 가깝다면 들어가서 해결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 그림 이민영
★ 5분이면 점심이 - 계란간장 아기밥 ★

이 메뉴 다들 아시죠? 저희 어머니는 제가 밥을 먹기 싫어할 때 팬에 식용유를 살짝 두르고 계란 프라이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바닥이 타지 않아야 맛있죠. 이것만 지키면 찬밥도 더운밥도 나름대로 맛있습니다.

밥에 계란 프라이를 올리고 간장과 참기름을 적당히 넣어 비벼 주세요. 계란은 숟가락으로 으깨야 제맛입니다. 응용 버전으로 버터가 들어가거나 구운 김을 부셔 넣어도 좋아요. ‘계란간장 아기밥’은 밥맛이 없을 때에도 술술 잘 넘어가는 귀신같은 메뉴입니다.

 
★ 15분이면 근사한 저녁이 - 약고추장 비빔밥과 감자전 ★

15분이나 걸려서 시간이 아까우신가요? 대신, 이 메뉴에 들어가는 약고추장은 한번 만들어두면 보름은 두고두고 맛있게 먹습니다.

먼저 정육점이나 마트에서 다진 쇠고기를 사세요. 달군 팬에 다진 쇠고기와 마늘(약간)을 넣고 약불에서 덩어리지지 않게 갈색이 날 때까지 볶은 다음, 고추장과 다진 양파를 넣고 5분 더 볶습니다.

단맛을 위해 양파를 넣는데 배를 갈아 넣거나 꿀, 설탕을 넣으셔도 좋아요. 이 약고추장을 밥 위에 올려 쓱쓱 비벼 먹으면 정말 매콤달콤 미각이 행복하지요. 여기에 궁합이 딱맞는 사이드 메뉴가 있으니, 믹서로 드르륵 갈아 부치는 감자전입니다.

감자 껍질을 벗기고 싹은 도려내고 믹서에 넣어 주세요. 믹서에 약간의 물과 전분(없으면 부침가루)을 넣고 갈아서 달군 팬에 부칩니다. 이 감자전만 먹을 때에는 케첩도 아주 잘 어울린다는 사실!

식사를 제대로 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외로움은 어느 정도 사라집니다. 하지만 사람이 어떻게 밥만 먹고 사나요? 수험생은 그냥 겨우 세 끼 먹으면 잘 먹었다고 만족하고 살아야 합니까! 아닙니다. 여기 혼자 있어도 행복해지는 단맛의 조합이 있어요.

★ 5분이면 영혼을 위한 디저트가 – 시나몬 사과구이 ★

가을의 과일인 사과를 가로로 잘라주세요. 도넛 모양이 나오도록 말이죠. 가운데 씨가 있는 부분은 네모지게 파주면 엽전 비슷한 모양이 되네요. 팬에 사과를 따뜻하게 구워 주세요. 과일은 구우면 더 달아집니다.

그리고 꿀을 뿌리고 시나몬 가루(계피 가루)를 뿌려 주면 혼자 있는 방에서 인강을 들어도 기분이 좋습니다. 시나몬 가루는 동네 마트에 가면 있습니다.

★ 영혼 없이 만들어도 맛있는 디저트 – 리얼 브라우니와 바닐라 아이스크림 ★

정말 이 조합은 영혼 없이 막 만들어도 저절로 맛있는 디저트가 됩니다. 편의점이나 슈퍼에서 ‘O켓 오 리얼 브라우니’를 사세요. 그리고 전자 레인지에 살짝 돌려 따뜻하게 만드신 뒤 바닐라 아이스크림(O게더, O셀런트)을 올려 드시면 정말 달달합니다.

밝은 곳에서는 흔들리는 촛불의 희미한 빛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정전이 되었을 때, 구석에 처박혀 있던 초 하나가 온 가족에게 고요하고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 주었던 경험이 있을 겁니다.

수험 기간은 여러분의 긴 인생에서 갑자기 닥친 정전과 같은 순간이 아닐까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게 어둡고, 당혹스럽고 답답한, 그런 순간이요.

여러분, 어느 순간 갑자기 삶이 저절로 반짝거리지는 않습니다.

혼자 자취하는 방에서 살기 위해 먹는다고 생각하면서 숟가락을 들면 그 숟가락의 무게가 엄청납니다. 그렇게 몸과 마음이 낙엽처럼 바삭바삭 바스라지는 것을 손 놓고 바라만 보고 있는 거죠.

비루하다 생각하지 말고 스스로를 사랑하려는 노력을 해주세요. 스스로에게 즐거움을 주세요. 그것이 아주 사소하고 기초적인 ‘식탐’이더라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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