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진의 '공감'(10)-득’이 되는 스터디, ‘독’이 되는 스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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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의 '공감'(10)-득’이 되는 스터디, ‘독’이 되는 스터디
  • 이유진
  • 승인 2014.08.13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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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KG패스원 공무원 국어 강사

패스원 복도의 게시판에는 수험생들이 포스트잇을 붙일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어떤 내용들이 있는지 읽어 보니, 대부분 스터디를 모집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영어 단어 스터디부터 시작해서 국어 규정 스터디, 아침 출석 체크 스터디까지……. 이 답답하고 외롭고 힘든 싸움을, 누군가와 함께 서로 의지하며 이겨내고픈 절실한 마음 하나하나가 느껴졌습니다.

실제 수강생들에게 스터디를 해본 경험이 있는지 물어보니 70% 이상의 학생들이 손을 들더군요. 노량진에 처음 온 사람들이 패스트푸드 매장을 꽉 채운 스터디 모임을 보고 깜짝 놀라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스터디를 왜 하는 걸까요?

Q. 우리들은 스터디를 왜 하는 걸까요? (나래 국어 수강생들에게 물었습니다)

A. 1위 : 혼자서는 미루는 부분을 처리하기 위해서

2위 : 강의 자료 등의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

3위 : 외로워서 우울증에 걸릴까봐

4위 : 모르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기 위해서

학생들의 대답은 제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의 스터디가 목적했던 바와는 다르게 흘러가고 결국 ‘득’보다는 ‘실’이 더 컸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스터디 방식을 정하느라 우왕좌왕하고, 2~3회 정도는 틀을 맞춰 가며 열심이다가 점점 친해져 잡담이 많아지고 6회 정도가 되면 한 명 두 명 결석자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또 자리에 없는 사람을 두고 걱정의 탈을 쓴 뒷담화가 벌어지고 누군가는 그것을 전하고 그러면 분위기가 묘~해지죠. 그러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말이죠.

모두 이글이글 청춘들이라, 간혹 공부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감정이 싹트기도 하죠. 스터디를 하다가 눈이 맞아 다른 스터디 구성원들 몰래 깨를 볶는 연애를 나눴다는 부러운 이야기들도 있습니다.(설마 이걸 기대하고 스터디를 하는 건 아니겠죠? 있는 연애는 잘 지키고, 없는 연애는 만들지 맙시다! 쫌!)

이렇게 위험한(?) 스터디도 몇 가지 원칙만 잘 지키면 외로운 수험생활의 별사탕이 될 수 있답니다. - 외로운 수험생활의 등대는 자기 자신, 자신의 미래에 대한 애정입니다.

스터디를 모집하는 중이라면, 이 칼럼을 가져가서 돌려 보고 꼭 지키도록 하세요.^^

 

좋은 스터디를 위한 원칙

 

1. 좋은 스터디는 정해진 기간이 있으며 공동의 목표가 있습니다.

- <6주 동안, 국어의 어문규정> 이렇게 일정한 기간과 공동의 목표를 정하여 모이도록 합니다.

 

2. 좋은 스터디의 인원은 4인입니다.

- 누군가 불참하더라도 불편하지 않은 인원이자, 불참한 사람이 죄책감을 느낄 만한 인원입니다.

 

3. 좋은 스터디의 장소와 시간은 일정합니다.

(스터디 공간에 문제가 있을 때 이용할 수 있는 2차 장소도 근처에 정해 둡니다.)

- 시간표가 달라질 때마다 변경하지 말고, 애초에 학원 강의 시간을 고려하여 강의가 없을 만한 시간대로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스터디 시간에 듣고 싶은 수업이 생기면 인강을 선택하는 것으로 약속하고 시작합니다.

 

4. 좋은 스터디는 모였을 때만 소통하고, 부득이한 경우 대표자에게만 연락합니다.

- 따로 연락을 취할 필요가 없도록, 스터디를 마무리할 때마다 진도나 준비해야 할 자료 따위의 내용을 확정하도록 합니다.

- 불참하게 될 경우, 대표자에게만 연락을 하고 자신이 맡은 자료를 전달합니다.

 

5. 좋은 스터디는 서로에 대한 예의를 지킵니다.

- 낯선 사람들끼리 모였을 때에는 서로 존대하며 시작해서 그것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자리에 없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불참 사유도 대표자가 간략히 전달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칙4’입니다. 모여 있을 때에는 서로 정보를 나누는 것을 넘어서 고민까지 함께 할 수 있지만, 스터디 시간 외에는 만나거나 연락하지 않는다는 원칙이지요.

삭막할 것 같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정말 열심히 하려는 사람들이 모였다면, 서로 열심히 하는 모습만으로 의지가 되고 위로가 되지요.

때때로 견디기 힘들 땐 함께 투덜대며 세상을 욕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나만 화나고 짜증나고 힘든 것이 아니라는 건 정말로 위로가 되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늘 문제가 되는 것은 ‘지나친 가까움’입니다.

가까운 사이에서만 가능한 감정들이 바로 서운함, 시기, 질투 등입니다. 애정도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절대 수험생의 연애를 반대하는 말이 아닙니다! 다만, 상황과 감정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자만 연애하십시오.)

모두들 ‘좋은 스터디’를 통해 수험생활의 외로움도 날리고 학업적인 성취도 이루시길 바랍니다!

▲ 그림 이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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