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의 ‘미국변호사 되는 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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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의 ‘미국변호사 되는 길’ (10)
  • 김기태
  • 승인 2014.07.1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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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M 입학요건(6)

 

 

 

 

 

 

 

김기태
뉴욕 주 변호사
KTK 미국로스쿨 아카데미 대표
 

2003년 2월27일 단돈 340만원을 가지고 무작정 미국에 간 사연은 익히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영어라고는 고등학교 이후로 해 본적이 없는 나이 30살의 학점 2.76인 만 10년 만에 졸업한 법학도인 저였습니다. 미국에 아는 사람이라고는 한 사람도 없는, 가문의 1호로 미국땅에 첫발을 내디딘 저는 정말 앞이 캄캄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잃을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은 편하였습니다. 통장에 17불 있을 때부터 Liquor Store Stocker로 하루에 평일 8시간, 주말에는 16시간씩 일을 하였으며, 운전강사, 택시운전 등의 일을 하며, 캘리포니아에서 3년 6개월을 버텼습니다. 3년째에 접어들게 되자 슬슬 걱정이 되었습니다. "비자 만기도 이제 2년 남았는데 이제부터는 일을 조금하고 공부를 해야겠다."라고 생각하여 운전강사를 그만두고 낮에는 공부하고 밤 7시부터 새벽4시까지 택시를 시작하였습니다.

정말 학력고사 이후로 공부한 적이 없는 제가 아침부터 저녁6시까지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니 몸이 꼬이고 다리에 쥐까지 나더군요. 미국에 갈 때는 딱 한가지 생각뿐이었습니다. "가난의 사슬을 어떻게 해서라도 내 대에서 끊어보자." 이 생각만 가지고 간 저로서는 그 방법으로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법학과를 한국에서 나왔으니 미국로스쿨을 가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JD가 뭔지, LL.M이 뭔지도 몰랐으며, 그냥 미국로스쿨은 3년제라는 사실과 등록금이 엄청 비싸다는 사실 그리고 LSAT(Law School Admission Test)를 보아야 한다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LSAT시험은 reading을 빨리 해야 하고 논리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는 정보만을 가지고 독해를 향상시킬 목적으로 무조건 LA Times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하루에 적어도 6시간에서 8시간 정도 읽고 단어를 찾고 가끔은 요약도 해 보고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에 한 흑인이 저에게 와서 물어보더군요. "너 혹시 기자니?" 그 사람이 보기에는 매일 와서 신문만 읽고 있으니 기자나 기자 지망생인 것으로 오인한 것도 무리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3개월 정도 시간이 흘러 처음으로 LA에 있는 학교에서 LSAT시험을 보았습니다. 소감은 "이 시험은 내가 볼 시험이 아니구나." 였습니다. 지문이 길 뿐만 아니라 독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러한 상황이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고등학교 이후에 영어공부라고는 한 적이 없는 사람이 단지 미국에서 3년 살았다고는 하지만, 거의 한국사람과 일을 하고, 한국음식을 먹고, 한국은행에 가고, 한국마켓에 가고, 한국교회에 가는 등 사는 곳은 미국이지만 한국과 별반 다른 것이 없었습니다. 흡사 이태원에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심하게 얘기하면 오히려 백인을 보면 이상할 정도였으니까요.

시험이라는 것이 아주 못 봤다고 하더라도 내심 점수에 대한 기대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기다린 점수는 140점이었습니다. 180점 만점에 140점은 거의 절망적인 점수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도 혹시 가능한 학교가 있을까하고 열심히 찾아서 10여군데 지원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모든 학교에서 너무도 친절하게(?) "우리학교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의 능력은 뛰어나나 안타깝게도 입학을 승인할 수 없음을 애석하게 생각한다." 였습니다. 멘붕만이 아니라 "이제 나에게는 불법체류자가 되거나 시민권자와의 결혼을 통한 신분상승(?)의 길밖에는 없구나."라는 생각에 밤잠을 설치는 나날이었습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라고 했던가요. 그날따라 택시콜을 집에서 기다리고 MSN메신저를 켜 놓고 있었습니다. 새벽4시쯤인가 한 후배로부터 메신저가 왔습니다. "형 뭐하세요?" "뭐하긴 뭐해 택시콜 기다리지." "형 로스쿨 지원했어요?" "했다. 다 떨어졌다." "형 그러면 굳이 JD가지 말고 LL.M 가세요." "LL.M? 그게 뭔데?" "1년짜리 로스쿨인데요 토플만 보면 되요." "토플만? 진짜?" "네 제가 지금 SJD하려고 인디애나 블루밍턴에 재학 중이예요. 형은 어차피 정치할 거니까 미국변호사 타이틀만 있으면 되잖아요. LL.M 졸업하면 뉴욕주 변호사시험을 볼 수 있어요." 토플만 보고도 미국로스쿨에 갈 수 있다는 사실은 그것도 1년하고 미국변호사시험을 그것도 뉴욕주 변호사시험을 볼 수 있다는 후배의 메시지는 실의에 빠져 갈 곳을 잃고 좌절에 빠져 있는 저에게는 광명 그 자체였습니다.

[김기태 뉴욕 주 변호사]

학력: 중앙대 법학과 졸업
Indiana University School of Law, Bloomington 우등졸업
경력: 現 KTK 미국로스쿨 아카데미 대표(대표강사)
前 MCC HOLDING 투자이민 전문변호사
JAHYUN WIE, LLC 근무(미 조지아 주)
BAE & CHU, LLP 근무(미 조지아 주)
이메일주소: jack3997@naver.com
네이버카페: http://cafe.naver.com/ktkacademy
홈페이지: http://ktk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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