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진의 '공감'(6)-그(그녀)는 붙고, 나는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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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의 '공감'(6)-그(그녀)는 붙고, 나는 떨어졌다.
  • 이유진
  • 승인 2014.07.16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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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KG패스원 공무원 국어 강사

내가 실패했다는 사실보다 남이 성공했다는 사실이 때로는 더 아픈 것이 인간입니다.

나는 비록 합격하지 못했지만, 함께 시험을 준비하던 절친한 친구나 사랑하는 나의 연인이 합격하면 그래도 둘 다 떨어진 것보다 나으니 다행이다 싶어야 하는데 말이죠.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자꾸만 외롭고 슬프고 그 사람을 보는 것이 괴로워집니다. 그리고 더 심한 문제는 이런 자기 자신이 싫어진다는 것입니다.

못났다 싶고 이런 자신의 감정이 창피해서 어디에 하소연도 못하고 혼자 있고만 싶어지죠.

 
이런 나를 바라보는 친구나 연인도 괴롭습니다. 마음껏 기뻐하고 싶지만 왠지 나의 합격이 미안해지고 그러다가 불편해지고 선뜻 먼저 연락하기도 망설여지고…….
오해는 쌓여 갑니다.
연락이 뜸해지고
서운하고
떨어진 나는 생각도 안하고, 아니 내 눈치를 보면서 누군가와 기뻐하고 있니……. /
나의 합격이 너에게도 기쁨일 줄 알았는데, 내가 합격한 게 널 배신한 건 아니잖아…….

그렇게 서운함, 미안함, 오해, 분노, 슬픔을 거쳐 어색함까지 거치고 나면 한 사람은 새로운 세상에서 적응하느라 바빠지고, 남은 사람은 그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이런 감정 따위도 사치라는 자책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위안이 되고 격려가 되던 사람을 다른 세계로 보내야 하는 당신.
지금 진짜 괴로운 게 무엇입니까?

그 사람이 변할까봐, 다른 세계에서 나보다 나은 사람을 만날까봐 걱정하나요?
만약 내가 아끼는 그 사람이 변한다면 그건 원래 인연이 아니었던 거예요. 그 사람의 잘못도 나의 잘못도 아닙니다.

그 사람이 진짜 나의 인연이라고 믿는다면, 기뻐하세요! 정말 다행이잖아요. 함께할 미래를 위해 한 사람이라도 먼저 준비하고 있는 게 더 좋지 않겠어요?

그 사람 의심할 시간에, 그 사람을 위해서 내년에는 반드시 붙어 하루라도 빨리 그 짐 같이 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그리고 그 사람이 더 노력했던 거라고 나보다 더 괴롭고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하고 수험생의 신분을 벗고 자유를 누리는 것을 인정해 주세요. 나에게 미안해하지 않도록 의연하게 대하세요. 미안하면 사랑할 수 없습니다. 무겁거든요.

만약 그 사람이랑 함께한 시간 때문에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어 원망이 된다면, 그건 정말 좋아했던 것이 아니니 그 사람을 놓아 주시고 이번에는 정말 이 악물고 공부만 하세요. 자신이 누구의 탓도 할 수 없게 하세요.

현재의 해결할 수 없는 감정으로 미래를 망치지 마세요. 현재의 인연만이 인연이 아닙니다. 지금의 시간을 잘 꾸려 나가야 소중한 인연은 지키고 미래에 더 좋은 인연도 가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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