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진의 '공감'(5)-우울한 것입니까, 아니면 우울해하는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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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의 '공감'(5)-우울한 것입니까, 아니면 우울해하는 것입니까?
  • 이유진
  • 승인 2014.07.09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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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KG패스원 공무원 국어 강사

시작하는 여러분, 노량진이 낯설고 하늘도 여기만 구질구질한 것 같고 가슴이 답답한가요? 익숙한 곳을 맴돌고 있는 여러분, 다시 달릴 힘이 나지 않나요?

공부보다 더 힘든 것은 내 마음을 다스리는 일입니다. 지금은 차돌처럼 단단한 척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저도, 제 마음을 어떻게 할 수 없어서 다른 이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스물 한 살, 부모님의 집에서 나와 학교 앞에서 자취를 하게 되었습니다. 학교를 갔다가 혼자 방에 들어와 대강 뭘 좀 먹고 압구정에 있는 수능 입시 학원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러 갔지요.

 
전철에서 비슷비슷한 표정들을 보며 자정에 가까워 방으로 돌아오면 몸은 정말 물에 젖은 걸레처럼 피곤한데 잠은 잘 수가 없었어요. 불면증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덜 피곤해서 그렇다는 말을 하는데, 당시에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제 앞에 있었다면 주먹을 날려줬을 겁니다.

어쨌든 너무 피곤한데 잠이 오지 않아 내일이 무서울 지경이 되면 냉장고에서 차가운 맥주를 꺼내어 마셨습니다. 처음에는 한 캔으로 잠이 오더니, 나중에는 두 캔을 마셔도 배만 부르고 돈이 아까우니까 소주로 바꿔 마시게 되었습니다.

소주 세 잔이 네 잔이 되고 조금씩 그 양이 늘어 매일 소주를 반 병에서 한 병씩 마시고 자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그게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제가 선택해서 마시는 것이지 제가 술에 의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처럼 냉장고를 열었는데 술이 없었습니다. 시간은 새벽 세 시인데, 가로등도 별로 없는 주택가를 한참 걸어 편의점까지 가는 건 무서웠습니다. (십 년 전에는 밤길이 무서운 여대생이었다고요.) 그냥 누워서 다시 잠을 청했지만 점점 초조해지기만 했습니다.

아, 이러다가는 내일 수업시간 내내 졸고 학원에 가서도 말할 때 혀가 꼬일 거야. 그러면 애들이 수업 못한다고 다른 선생한테 갈 수도 있어……. 이렇게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점점 더 불안해지는 거죠.

그러다가 갑자기 생일 선물로 받은 와인이 생각났습니다. 아! 그게 있었지!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와인을 꺼냈죠. 하지만 와인 따개가 없었습니다. 마구 밀어 넣어 보고 난리를 치다가 생각했습니다.

병 주둥이를 깨서 먹을까?

…….

미친 거 아냐?

지금 뭐하는 거지?

다음 날, 저는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고 수면유도제를 처방받았습니다. 여전히 잠은 잘 오지 않았지만 불안함과 초조함이 내 영혼을 지배하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술도 끊었고요.

그렇게 저를 괴롭히던 불면증은 제가 공채로 연봉제 계약을 하는 학원에 들어가고 안정적인 생활을 하게 되자 저절로 사라졌습니다. 목표를 이루지 못할까 두려워 하는 마음이 원인이었던 거죠.

여러분, 제가 늘 의지를 강조하지만 의지가 모든 것을 다 해주지는 않아요.

우울해하고 있다면 그건 우울함이라는 느낌을 내가 가진 것이니 의지로 이겨내세요. 원인을 찾아서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세요. 그런데 그게 맘대로 되지 않는다면, 우울함이라는 상태가 내 의지를 갉아먹고 나를 지배해서 목표에 방해가 되고 있다면 도움을 받으세요. 그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우울하다 [형용사] : 근심스럽거나 답답하여 활기가 없다.

+

-어하다 [보조동사] : (형용사 뒤에서 ‘-어하다’ 구성으로 쓰여) 앞말이 뜻하는 대상에 대한 느낌을 가짐을 나타내는 말. '-어지다', '-어하다'는 본용언과 보조 용언이 통사적으로 결합한 것이지만, 범주를 바꾸어 피동사와 타동사와 같은 구실을 하게 합니다. 이와 같은 점을 중시하여 '-어지다'와 '-어하다'는 붙여 쓰도록 한 것입니다.

우울해하다


벡의 우울척도 (BDI](Beck Depression Inventory)

요즈음 자신의 감정에 가장 가깝다고 느끼는 것에 O표 하세요.

 

1. (0) 나는 슬프지 않다. ( )

(1) 나는 슬프다. ( )

(2) 나는 항상 슬프고 기운을 낼 수 없다. ( )

(3) 나는 너무나도 슬프고 불행해서 도저히 견딜 수 없다. ( )

 

2. (0) 나는 앞날에 대해 별로 낙심하지 않는다. ( )

(1) 나는 앞날에 대해서 용기가 나지 않는다. ( )

(2) 나는 앞날에 대해 기대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느낀다. ( )

(3) 나는 앞날이 아주 절망적이고 나아질 가망이 없다고 느낀다. ( )

 

3. (0) 나는 실패자라고 느끼지 않는다. ( )

(1) 나는 보통사람들보다 더 많이 실패한 것 같다. ( )

(2) 내가 살아온 과거를 되돌아보면, 실패투성이인 것 같다. ( )

(3) 나는 인간으로서 완전한 실패자라고 느낀다. ( )

 

4. (0) 나는 전과같이 일상생활에서 만족하고 있다. ( )

(1) 나의 일상생활은 예전처럼 즐겁지 않다. ( )

(2) 나는 요즘에는 어떤 것에서도 별로 만족을 얻지 못한다. ( )

(3) 나는 모든 것이 다 불만스럽고 싫증난다. ( )

 

5. (0) 나는 특별히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 )

(1) 나는 죄책감을 느낄 때가 많다. ( )

(2) 나는 죄책감을 느낄 때가 아주 많다. ( )

(3) 나는 항상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 )

 

6. (0) 나는 벌을 받고 있다고 느끼지 않는다. ( )

(1) 나는 내가 어쩌면 벌을 받을지도 모른다고 느낀다. ( )

(2) 나는 벌을 받을 것 같다. ( )

(3) 나는 지금 내가 벌을 받고 있다고 느낀다. ( )

 

7. (0) 나는 내 자신에 대해 실망하지 않는다. ( )

(1) 나는 내 자신에 대해 실망하고 있다. ( )

(2) 나는 내 자신에게 화가 난다. ( )

(3) 나는 내 자신을 증오한다. ( )

 

8. (0) 내가 다른 사람보다 못한 것 같지는 않다. ( )

(1) 나는 나의 약점이나 실수에 대해서 내 자신을 탓하는 편이다. ( )

(2) 내가 한 일이 잘못되었을 때는 언제나 나를 탓한다. ( )

(3)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잘못된 일은 다 내 탓이다. ( )

9. (0) 나는 자살 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 ( )

(1) 나는 자살할 생각을 가끔 하지만, 실제로 하지는 않을 것이다. ( )

(3) 나는 자살하고 싶은 생각이 자주 든다. ( )

(3) 나는 기회만 있으면 자살하겠다. ( )

 

10. (0) 나는 평소보다 더 울지는 않는다. ( )

(1) 나는 전보다 더 많이 운다. ( )

(2) 나는 요즈음 항상 운다. ( )

(3) 나는 전에는 울고 싶을 때 울 수 있었지만 요즈음은 울 기력조차 없다. ( )

 

11. (0) 나는 요즈음 평소보다 더 짜증을 내는 편은 아니다. ( )

(1) 나는 전보다 쉽게 짜증이 나고 귀찮아진다. ( )

(2) 나는 요즈음 항상 짜증을 내고 있다. ( )

(3) 전에는 짜증스럽던 일에 요즘은 너무 지쳐서 짜증조차 나지 않는다. ( )

 

12. (0) 나는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고 있다. ( )

(1) 나는 전보다 다른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 ( )

(2) 나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어졌다. ( )

(3) 나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완전히 없어졌다. ( )

 

13. (0) 나는 평소처럼 결정을 잘 내린다. ( )

(1) 나는 결정을 미루는 때가 전보다 더 많다. ( )

(2) 나는 전에 비해 결정내리는 데에 더 큰 어려움을 느낀다. ( )

(3) 나는 더 이상 아무 결정도 내릴 수가 없다. ( )

 

14. (0) 나는 전보다 내 모습이 나빠졌다고 느끼지 않는다. ( )

(1) 나는 나이 들어 보이거나 매력 없이 보일까봐 걱정한다. ( )

(2) 나는 내 모습이 매력 없게 변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

(3) 나는 내가 추하게 보인다고 믿는다. ( )

 

15. (0) 나는 전처럼 일을 할 수 있다. ( )

(1) 어떤 일을 시작하는 데에 전보다 더 많은 노력이 든다. ( )

(2) 무슨 일이든 하려면 나 자신을 매우 심하게 채찍질해야만 한다. ( )

(3) 나는 전혀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다. ( )

 

16. (0) 나는 평소처럼 잠을 잘 수 있다. ( )

(1) 나는 전만큼 잠을 자지 못한다. ( )

(2) 나는 전보다 한두 시간 일찍 깨고 다시 잠들기가 어렵다. ( )

(3) 나는 평소보다 몇 시간이나 일찍 깨고, 한 번 깨면 다시 잠들 수 없다. ( )

 

17. (0) 나는 평소보다 더 피곤하지는 않다. ( )

(1) 나는 전보다 더 쉽게 피곤해진다. ( )

(2) 나는 무엇을 해도 피곤해진다. ( )

(3) 나는 너무나 피곤해서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 )

 

18. (0) 내 식욕은 평소와 다름없다. ( )

(1) 나는 요즈음 전보다 식욕이 좋지 않다. ( )

(2) 나는 요즈음 식욕이 많이 떨어졌다. ( )

(3) 나는 요즈음에는 전혀 식욕이 없다. ( )

 

19. (0) 요즈음 나는 몸무게가 별로 줄지 않았다. ( )

(1) 나는 전보다 몸무게가 2kg가량 줄었다. ( )

(2) 나는 전보다 몸무게가 5kg가량 줄었다. ( )

(3) 나는 전보다 몸무게가 7kg가량 줄었다. ( )

 

20. (0) 나는 건강에 대해 전보다 더 염려하고 있지는 않다. ( )

(1) 나는 여러 가지 통증, 소화불량, 변비 같은 신체적인 문제로 걱정하고 있다. ( )

(2) 나는 건강이 염려되어 다른 일은 생각하기 힘들다. ( )

(3) 나는 건강이 너무 염려되어 다른 일은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다. ( )

 

21. (0) 나는 요즈음 성(sex)에 대한 관심에 별다른 변화가 있는 것 같지 않다. ( )

(1) 나는 전보다 성(sex)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 ( )

(2) 나는 전보다 성(sex)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줄었다. ( )

(3) 나는 성(sex)에 대한 관심을 완전히 잃었다. ( )

  총점:

체크한 번호를 합산해 일반적으로 16점 이상이면 우울증으로 의심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점수만으로 우울증을 진단하거나 경중을 판단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 아래의 기준을 참조하되 점수가 높게 나온 경우, 전문가의 면담을 받는 게 좋다.

 

0 - 9점: 우울하지 않은 상태 / 10-15점: 가벼운 우울 상태

16-23점: 중한 우울 상태 / 24-63점: 심한 우울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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