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평가 산책 46 / 하천편입 토지, 음지에서 양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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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평가 산책 46 / 하천편입 토지, 음지에서 양지로
  • 이용훈
  • 승인 2014.06.2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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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감정평가사

‘권리 위에 잠자는 자 보호받지 못한다.’ 세간에 널리 통용되고 있는 이 말은 권리를 주장하는 자의 적극성을 촉구한다. 하천에 편입돼 은근슬쩍 국가가 소유해 버린 하천 주변 땅의 소유자도 작년 말까지 이런 상황에 놓여 있었다. 하천편입 토지의 보상청구권이 연말이 지나면 소멸해 버렸기 때문이다. 종전 하천법에서 모든 하천의 소유를 국유로 한다고 규정한 것이 사태의 발단이었다. 일단 사유 토지를 국가의 소유물이라고 주장하고 토지 소유자에게는 ‘나 몰라라’ 했었기에 뒤늦게 보상의 문제가 대두된 것. 그 오랜 기간 국가가 소유한 채 보상해 줄 의지도 재원도 없었을 터. 뒤늦게나마 「하천편입 토지 보상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신설해 보상에 나서면서 보상청구권의 소멸시한을 정했다. 연이어 이 시한을 연장하다 마지막으로 보상신청기간 마감일을 2013년 12월 31일로 못 박아 이 시한을 넘기면 사정은 딱해도 보상해 줄 수 없다고 한 것이다.

보상 대상자를 찾는 게 급선무였다. 토지 소유자 중 태반은 거주지를 떠나면서 연락이 두절됐다. 국토교통부가 지자체와 업무공조하며 대상자를 찾아내 신청을 독려하긴 했으나, 전체 대상자 대비 신청 비율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소유자는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으니 종전 지번조차 가물가물할 것이다. 동사무소 직원이 자기 일처럼 바삐 뛰며 물색한 덕택에 이 사실을 통보받은 소유자는 로또 맞은 기쁨과 뭐가 달랐겠는가. 잠자고 있는 걸 누군가 깨워 돈 타 가라고 일으켜 세워준 것이다. 보상청구는 연말까지였고 이들에 대한 보상 평가가 이뤄지고 나야 보상금 수령이 가능했다. 연초 이런 토지에 대한 평가 건이 몰려 들어왔고, 필자 역시 그 중 몇 필지에 대해 적정 보상금을 책정하면서 일련의 진행과정을 숙지하는 계기가 됐다.

이들 토지와 다른 공익사업에서의 보상 대상 토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뭘까. 하천으로 편입될 때의 위치가 현재 어디냐의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는 것. 일반적인 토지 보상 평가에서 위치를 확인하는 일은 일도 아니다. 도면과 지도에 해당 토지의 위치는 분명하다. 보상금을 지급하는 자와 보상금을 수령하는 자 그리고 보상금을 결정하는 자 모두 이 지점에서 만나지 않는가. 그런데 과거 하천에 편입된 토지는 현재 도면에서 사라졌다. 부득이 과거 폐쇄지적도를 꺼내 확인할 수밖에 없다.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폐쇄지적도와 편입당시 및 현재 시점의 항공 측량 사진 세 개를 겹쳐 놓고 문서 감정을 받아야 한다. 이를 통해 현재 위치는 어디라고 결정하든지, 애매한 경우 어디 부근이라고 확정한다. 보상 대상 토지는 국가하천과 구 지방 1급 하천이므로 적지 않은 토지가 도심 내에 위치한다. 토지구획정리사업 또는 택지개발사업을 통해 현재 주거 혹은 상업지대로 변모의 과정을 거쳐 현재는 과거 하천의 모습을 짐작조차 할 수 없는 토지도 있다. 이런 사업지구에 들어 있던 토지는 환지확정조서 등의 문서 정보 공개 요구를 통해 바뀐 지번을 명확히 알 수 있어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다.

위치확정이 끝나면 하천 편입 당시 토지의 현재 몸값을 결정해야 한다. 이용 상황은 현재가 아닌 편입당시가 기준이다. 과거 농경지로 이용하고 있었다면, 현재 그 위치에 농경지로 남아 있었을 때의 가격을 내 줘야 한다. 즉, 위치와 이용 상황은 불변함을 전제하며 단지 옛날 가격이 아닌 현재 가격을 내 줄 뿐이다. 그러나 그 때 당시의 이용 상황과 동일 또는 유사한 이용 상황의 토지를 주변에서 찾기는 해변에서 바늘 찾는 격이다. 도심 금싸라기 땅에 농경지로 쓰고 있는 땅이 어디 있겠는가. 동일 이용 상황의 표준지도 심어 있을 리 만무하다. 대표성, 중용성이 표준지 선정의 원칙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보금자리주택사업 등 개발 사업을 앞두고 대기 중인 비닐하우스 촌락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면 거기 있는 표준지와 거래사례를 포착해 끌어 당겨 평가해야 한다. 도저히 부근에서 이용 상황을 맞출 수 없어 인근의 표준적인 이용 상황의 토지와 비교해야 한다면, 농경지 등이 대지로 전환될 때의 감보면적의 비율을 고려할 여지가 있다. 농경지대를 주거지대로 바꾸려면 농지 한 가운데로 도로 내고 공원 만들면서 실제 대지로 전환되는 면적은 크게 줄지 않는가. 원 면적 대비 줄어드는 비율을 감보율이라고 한다. 감보율이 40%라면 종전 100㎡의 농경지와 60㎡의 대지가 등가라는 것. 따라서 현재 주변의 대지가격의 60%정도로 평가하면 근사치가 될 것이다. 이 모든 보상 평가의 기준이 「하천편입 토지 보상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제 6조 1항에 다음과 같이 규정되어 있다. ‘~보상에 대한 평가는~편입당시의 지목 및 토지이용상황, 해당 토지에 대한 공법상의 제한, 현재의 토지이용상황 및 유사한 인근 토지의 정상가격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아쉽게 보상청구를 며칠 차이로 놓쳐 버린 이들이 왜 없겠는가. 간발의 차로 막차를 얻어 탄 이 역시 적지 않을 터. 이를 보면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사전보상의 원칙’이 얼마나 중요한 기준인지 새삼 그 위력을 알게 된다. ‘공용수용’은 팔고 싶어 안달이었던 자에게 보장된 매매를 제공하는 예외적인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 원치 않는 강제 매매를 요구한다. 소유권에 상당하는 현금과의 교환이 제때에 이뤄줘야 한다. 사후 수습은 언제나 여러모로 사전 보상에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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