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진의 '공감'(3)-열쇠는 바로 내 옆에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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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의 '공감'(3)-열쇠는 바로 내 옆에 있는데
  • 이유진
  • 승인 2014.06.2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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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KG패스원 공무원 국어 강사

‘공무원 시험에 한 번 떨어지면 징역1년에 벌금 1000만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 해를 더 버티는 것이 그만큼 힘들다는 의미에서 나온 말이겠지요. 힘들다고 해서 간단히 때려치우고 탈옥을 할 수도 없으니, 정말 ‘감옥살이’가 따로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런 감옥살이를 하고 있다고 해서 남에게 해를 끼치고 강제로 갇혀 있는 범죄자는 아닙니다.

우리는 각자 자신의 족쇄를 골라 스스로 발목에 족쇄를 채웠습니다. 이 족쇄를 풀 수 있는 열쇠는 대체 어디에 있을까요? 어느 학원에, 어떤 강사가 가지고 있을까요? 누가 내게 그 열쇠를 줄까요? 우리는 일 년 혹은 몇 년을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시험 전에는 아직 열쇠를 손에 쥐지 못한 것 같아서 초조하고, 시험이 끝나면 열쇠는 처음부터 없었는데 세상에 속아 족쇄를 찼다고, 어느 학원 그리고 어느 강사가 열쇠를 가지고 있는 척 거짓말을 했다고 분노합니다. 그런 힘든 시간을 보낸 뒤, 다시 공부를 시작할 때 대부분의 수험생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합격 수기를 읽는 일’입니다.

실제로 합격 수기를 읽으면 용기가 납니다. 그들도 나와 같은 힘든 시간을 겪었고,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한 어떤 점 덕분에 족쇄를 끊어 냈습니다.

내가 망설이다 선택하지 않았던 그 학원이, 그 강사가, 그 책이 진정한 ‘키 메이커’였다는 확신이 듭니다. 이렇게 다른 사람의 합격 수기를 거울로 자신을 반성한 뒤에 자신을 ‘실패’로 몰아간 외부적 요인들을 싹 바꾸면 정말 그 사람과 같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까요? 그 사람의 족쇄를 푼 열쇠가 나의 족쇄에도 꼭 맞는 모양일까요?

합격 수기는 온전히 그 주인이 이뤄낸 그 사람만의 스토리입니다. 그 사람만이 그 글에 미처 표현되지 못한 한 글자 한 글자 사이의 땀방울과 눈물을 압니다. 그런데 우리는 거기에 나와 있는 정보에만 집중합니다.

힘이 들고 확신이 들지 않을 때 합격 수기를 읽고 용기를 얻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도구로 너무나 간단히 자신에 대한 패인 분석을 마치는 것은 아닐까요?

시험 직전에는 합격한 선배들을 만나 응원을 받는 것보다 차분히 자신의 약점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기본서를 부분적으로 다시 보며 모의고사의 오답 정리를 해야 합니다. 그것이 족쇄에 맞게 열쇠를 갈고 닦는 길이지요. 그리고 시험 후에 내년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는 아픈 예감이 들면, 합격 수기를 읽는 일보다 먼저인 것은 나의 패인 수기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 한 번의 시행착오를 합격으로 이끄는 패인 분석법

1. 올해 나의 시험지를 분석한다.

- 오답 요소만이 아니라 시간 지체 요소도 확인

2. 분기별로 과목별로 학습한 내용을 기록해 본다.

- 현강, 인강, 자습을 어떻게 운용했는지 각각 기록하고 교재들도 학습 완성도와 함께 기록한다.(이것을 정리할 수 없다면 그만큼 계획성 없이 1년을 운용한 것이니 겸손하게 기본 커리큘럼부터 다시 초보처럼 시작하도록 한다.)

3. 분기별로 나의 생활 패턴을 기록해 본다.

- 수면 시간, 이동 시간, 학습 시간, 그 외의 시간

4. 작성된 기록을 보고, 내년을 계획한다.

- 학원의 보편적 커리큘럼에 따르는 것은 첫해로 족하다. 정말 시험을 맛만 본 것이 아니라면, 한 해를 리셋하려 하지 말고 부분적 수정을 통해 레벨업을 해야 한다.

강사가 아무리 자뻑에 산다지만, 제가 수험생들에게 늘 정직하고 단호하게 말하는 것이 있습니다.

“가장 효율적인 강의는 있어도 합격시켜주는 강의같은 것은 없으니 결국 여러분의 머리가 바쁘셔야 합니다.”

‘합격 수기’는 많지만 ‘나의 합격 수기’는 눈물의 맛이 나는 패인 수기를 쓰고 나서야 쓸 수 있습니다.

여러분, 내년에는 합격 수기를 쓰실 테니 아파도 패인 수기를 먼저 쓰세요. 그것이 여러분의 발목에 채워진 족쇄의 열쇠입니다.

저는 제 족쇄를 풀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강의’라는 열쇠를 갈고 닦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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