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의 행정학 읽기 / 행정학 속의 정책학(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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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의 행정학 읽기 / 행정학 속의 정책학(7)
  • 박훈
  • 승인 2014.05.1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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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네트워크 모형-

 

 

 

 

 

박훈 합격의법학원 행정학 전임

Ⅰ. 의의

일반적으로 네트워크는 ‘규정된 범위의 사람, 대상 또는 사건들들 연결하는 특정유형의 관계’로 정의되며, 네트워크 분석은 ‘관계, 특히 행위자들 간의 관계 그 자체에 관심을 가지고, 그러한 관계의 전반적인 체제를 효율적으로 기술하고 요약하며, 다양한 상황에 대한 융통성과 적용가능성을 포함하고 있는 분석방법’을 의미한다. 이러한 네트워크 분석의 논의를 정책결정구조에 적용한 것이 바로 ‘정책 네트워크’(policy network)이다.

정책 네트워크는 정책과정에 참여하는 참여자들의 대상 범위의 확대와 관련이 있다. 권력모형이 설명하는 것은 정책과정의 주도자가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이익단체를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에 있다고 보는 다원주의모형과 소수의 엘리트에 있다고 보는 엘리트론 등의 이론이 있다. 그런데 현실의 정책 산출 과정에는 행정부, 의회 등 공식적인 행위자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집단들 간의 상호작용 과정이 전개되는 비공식적 행위자들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들 다양한 참여자들 간의 상호작용의 산물이 정책이다. 그러므로 이들의 상호작용은 정책결정 과정을 구조화한다. 결국 정책 네트워크란 특정 정책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계 구조 내지 관계망(연결망)이다.

Ⅱ. 대두배경

정책 네트워크가 대두된 주요 배경은 정책결정 구조를 설명하는 기존의 이론들이 현실의 복잡한 정책결정 과정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는 한계점과 최근의 거버넌스 추세 때문이다.

기존의 정책결정구조를 설명하는 이론은 복잡한 현실의 정책결정 과정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기존의 정책결정구조를 설명하는 이론적 관점들로 지역사회 권력구조 논쟁으로 유명한 엘리트이론과 다원론, 그리고 조합주의 이론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러한 기존의 이론적 관점들은 현상의 어떤 특정한 측면만을 포착함으로써 다양한 정책결정 양태의 동태적 상황을 정치하게 분석하지 못한다. 정책 네트워크는 정책결정 구조를 고정된 관계가 아닌 가변적인 관계로 설정하고 있으며, 정책참여자들의 다양성과 그들 사이의 동태적 상호작용을 설명하는데 관심을 집중한다. 따라서 정책 네트워크 모형은 정책과정에서 행위자들간의 동태적인 관계를 보다 잘 서술하며, 정책과정과 정책변동을 설명하는데 있어서도 유용하다.

거버넌스는 전통적인 통치 방식이었던 정부와는 다른 통치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경성권력이라면, 거버넌스는 연성권력이고, 협력이나 네트워크 관계를 강조한다. 다라서 거버넌스가 네트워크 관계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보면 정책 네트워크 이론은 뉴거버넌스 이론과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Ⅲ. 정책 네트워크의 구성요소

1. 행위자
정책 네트워크 속의 행위자는 정책과정 참여자 및 정책과 관련하여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하여 영향력을 행사하는 집단이나 개인이다. 이 행위자들은 정책결정 네트워크를 이루는 기본적인 요소이며, 이들은 정책과정을 통해서 전략을 구사하고 주어진 자원을 활용하면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다른 행위자들과의 관계를 지니고 상호 영향력을 행사한다. 행위자에는 정책결정의 공식적 권한이 있는 행위자뿐만 아니라, 그 권한이 없는 비공식적 행위자도 포함된다.

2. 행위자들 간의 상호작용
행위자들은 정책과정에 참여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한다. 영향력은 행위자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한 목적으로 행사하는데, 상호작용은 목표와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서 자원을 동원하고 교환하는 행위자들의 개별적 작용들이 이루는 결과이다. 정책과정에 참여하는 행위자들의 상호작용은 정책과정, 상황, 권력 및 자원에 따라 협력, 갈등, 연합 등의 관계구조로 형성된다.

3. 행위자들 간의 관계 구조
행위가 지속되고 반복됨으로써 일정한 유형을 갖추면 구조가 된다. 정책 네트워크 모형은 기본적으로 행위자들 간 상호작용을 수평적으로 본다. 행위자들 간의 상호작용은 네트워크 구성형태를 결정하는 요소로 가정된다. 정책 네트워크의 행위자들은 단지 개인 간의 상호작용을 넘어, 조직화된 행위자들의 집합적 행동이나 조직 간의 관계에 초점을 두게 된다.

4. 정책 산출
정책 네트워크에서 정책 산출은 행위자들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이익을 관철하는 결과로 도출되는 것이다. 정책 네트워크의 변화에 따라 정책의 결정 여부와 정책 내용이 달라질 수 있으며, 산출된 정책에 따라 정책 네트워크의 성격이 변화할 수도 있다.

Ⅳ. 정책 네트워크의 유형

정책 네트워크의 유형은 학자들에 따라 다양하게 제시되지만, 여기서는 이샤이(Yishai)의 유형론에 기초하여 철의 삼각, 이슈 네트워크, 정책공동체, 정책커튼, 철의 듀엣 등 다섯 가지 유형을 보자.

1. 철의 삼각
철의 삼각(iron triangle)은 가장 널리 알려진 정책 네트워크 유형이다. 특히 미국과 같은 다원적 사회에서 비공식적 참여자로 분류되는 이익집단과 공식적 참여자로 분류되는 의회 상임위원회 및 정부의 관료조직이 정치적 연합을 형성하여 해당 정책의 결정과 집행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모형이다. 이를 하위정부모형(sub-government model)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철의 삼각이 주로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데 반해, 하위정부는 보다 중립적인 의미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어감 상의 차이가 있다.

 

 
참여자의 수
주된 참여자의 종류
의존성
배제성
지속성
정책 커튼
외부참여 없음
정부부처
-
매우 높다
-
철의 듀엣
매우 제한적
정부부처, 소수 전문가 집단
높다
높다
높다
철의 삼각
(하위 정부)
제한적
정부부처, 관련 특정집단,
의회 소관 상임위원회
높다
높다
높다
정책공동체
비교적 제한적
정부부처, 약간의 관련된 전문가 집단들
높다
보통
보통
이슈 네트워크
제한 없음
정부부처, 많은 수의 관심 있는 집단들
낮다
낮다
낮다

 

철의 삼각을 구성하는 세 집단인 이익집단, 의회 상임위원회, 그리고 정부의 관료조직은 서로 다른 목표를 추구하지만, 이들 목표들은 양립 가능하고 ‘회전문 현상’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상호 활발한 인적 교류를 하고 있기 때문에 폐쇄적이고 안정적인 정책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철의 삼각은 정책참여자들 간에 공통된 이해를 반영하고 갈등관계보다는 협력관계를 상정하고 있기 때문에, 대중들의 관심을 끌만한 복잡한 이슈나 갈등이 첨예화되는 규제정책이나 재분배정책보다는 일상적인 문제나 배분정책의 경우에 나타나기 쉽다.

철의 삼각은 폐쇄적이고 안정적인 정책 네트워크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외부참여자들에게 개방될 수 있다. 철의 삼각의 참여자들이 어떤 특정한 이슈에 대해 근본적으로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는 경우, 대통령이나 고위 정부관료 및 의회 의원들이 공식적・비공식적 자원을 동원하여 철의 삼각의 기능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 그리고 외부 참여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새로운 이슈가 제기되는 경우에는 외부참여자들에게 개방될 수 있다.

2. 이슈 네트워크
철의 삼각 모형은 정책결정 과정의 분석에서 상당한 설명력을 가지고 잇는 것으로 인정받았지만, 최근에는 이익집단의 급증현상이나 집단 간의 경쟁심화, 그리고 권력구조를 분권화시키고 관할권의 중첩현상을 가져오는 제도의 변화 등으로 인해 안정적이고 폐쇄적인 철의 삼각 모형은 수정이 불가피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등장한 정책 네트워크 모형이 이슈 네트워크(issue network)이다.

이슈 네트워크는 특정한 정책이슈가 제기될 때, 정책참여자들 간에 일시적으로 형성되는 정책참여자간의 결합이 매우 느슨한 형태의 정책 네트워크를 의미하는데, 철의 삼각이 복잡한 정책결정 과정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게 되자 등장한 정책 네트워크 유형이다.

이 개념의 확산에 큰 기여를 한 헤클로(Heclo)는 철의 삼각과 같은 안정적인 정책 네트워크가 특정 정책분야를 중심으로 형성된다는 주장은, 권력을 가진 소수만을 관찰함으로써 거미줄처럼 엮어진 수많은 행위자들 간의 관계를 간과하게 된다고 지적하고서, 거미집 같이 수많은 행위자들 간의 유동적이고 불안정한 관계를 은유적으로 표현하여 이슈 네트워크라고 지칭하였다. 따라서 이슈 네트워크의 경우는 다양한 행위자들이 정책과정에 참여하여 개방적이다. 여기에는 조직화된 이익집단뿐만 아니라 조직화되지 않은 개인, 전문가, 언론 등도 개입될 수 있다.

참여자들 간의 높은 상호의존성과 높은 수준의 배제성을 특징으로 하는 철의 삼각과는 달리, 이슈 네트워크는 참여자들 간의 상호의존성도 없으며 신규 참여의 가능성도 높은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참여자들 간의 관계가 유동적이고 수시로 새로운 연합이 형성될 수 있다. 이슈의 성격이 바뀜에 따라 그리고 정책환경이 변함에 따라 수시로 새로운 행위자가 출입한다. 관계의 방향이나 행위자들 간의 의존 정도 역시 가변적이다.

3. 정책공동체
이슈 네트워크와 비슷하면서도,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정책 네트워크 유형이 정책공동체(policy community)이다. 이를 폐쇄적 네트워크로 볼 것인가, 아니면 개방적인 네트워크로 볼 것인가는 중요한 쟁점이 되고 있다.

먼저 폐쇄적 정책공동체는 1970년대 후반 주로 영국에서 정책과정에 관한 연구를 위하여 도입된 이론으로, 제한된 소수의 참여자로 구성되고 경제적 또는 전문적 이익집단에 의해 우월적 지배가 이루어지는 정책 네트워크 유형으로 철의 삼각에 비해 의회가 배제된다. 이러한 폐쇄적 정책공동체는 정책 네트워크의 유형 간 배타성이라는 관점에서 철의 듀엣(iron duet)과의 규별이 모호해지므로, 최근에는 이를 좀더 개방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려고 하는 견해가 유력해지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정책공동체는 정치체제가 보유하고 있는 일종의 정책대안의 싱크탱크로서 정책을 둘러싼 정책문제, 정책대안, 추진되는 정책의 내용, 정책의 결과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대학교수, 연구소 연구원, 관료, 국회의원 및 그 보좌관, 이익집단 구성원, 언론인 등으로 구성된 눈에 보이지 않지만 계속적인 활동을 하는 일종의 공동체를 의미한다. 즉, 개방적 정책공동체는 철의 삼각 모형의 주요 구성원인 행정관료, 정치인, 이익집단에 전문가집단이 추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개방적 정책 네트워크의 구성원들은 개인적으로는 서로 몰라도 정책에 대한 세미나, 토론회, TV 대담 등에 참여하면서 의견을 제시하고 비판・평가한다. 개방적 정책공동체는 철의 삼각이나 폐쇄적 정책공동체와는 달리 구성원의 범위가 넓고, 참여가 개방적이라는 점에서 이슈 네트워크와 유사한 면이 있으나, 참여자들 간의 관계가 보다 지속적이고 정책목표 및 수단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4. 정책 커튼과 철의 듀엣
지금까지 살펴본 정책 네트워크 유형들은 많은 연구들에서 제시되고 있는 유형들인데, 정책커튼과 철의 듀엣은 Yishai가 기존 이론을 바탕으로 독창적으로 개발한 정책 네트워크 유형이다.

첫째, 정책 커튼(policy curtain)은 다른 정책 네트워크 유형과는 달리, 정책과정이 외부의 참여자에게까지 확장되지 않고 정부기구 내의 권력 장악자들에 의해 독점되는 가장 폐쇄적인 정책 네트워크 유형이다. 외부 행위자들에 의한 정책요구는 전혀 고려되지 않으며, 이들의 요구는 커튼에 의해 정책결정의 장으로 진입되는 것이 차단된다. 따라서 이 경우에 정부엘리트는 외부로부터 자율적이며 외부와의 상호의존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둘째, 철의 듀엣(iron duet)은 정부기구와 관련 전문가 집단 간의 배타적인 동맹관계인 ‘전문관료 정치’를 정형화한 형태로서, 외형상으로는 철의 삼각에서 의회 상임위원회가 배제된 형태이다. 이러한 철의 듀엣은 지식과 전문성에 근거하여 발생하며, 정부와 전문가 집단 간에는 밀접한 유대관계가 형성되고, 전문용어의 사용 등을 통해 양자 간의 관계를 공중의 눈으로부터 은폐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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