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운명을 달리 한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필자의 추모시 “통곡의 바다에서 꽃별이 된 그대들에게”를 바친다. 희생자들의 그 억울함과 슬픔을 어찌 다 할 수 있으랴마는 진정 추모의 마음으로 이 시를 지어 바친다. 가정의 달에 가족을 잃은 이들에게 작은 위로라도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뿐이다.
통곡의 바다에서 꽃별이 된 그대들에게 오 시 영 태어나던 순간부터 이제 평생 너희를 가슴에 묻어야 하다니 한 반 친구들 선생님과 함께 할 아흔아홉을 잘 하던 내 아이야 그 억압의 한 마디, 움직이지 마! 짜디짠 바닷물을 삼키며 하필이면 왜 세월호여서 마지막 기도한다, 이제 너희는 떠나라 그래도 어찌 너희를 평생 잊을 수 있겠니? 너희는 엄마, 아빠 가슴에 영원한 꽃별이란다 잘 가거라 |
말은 몸이다. 몸짓은 생각이다. 생각은 사람이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24일이 지났다. 생존자는 더 이상 없나보다. 슬프지만 현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아직 시신을 찾지 못한 가족들의 절통함이 애절할 뿐이다. 이 참혹한 현실 속을 참혹한 말들이 떠다닌다. 세월호 사망자 명단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자고 하지를 않나, 달걀 넣지 않은 라면을 먹은 교육부장관이 무슨 큰 잘못을 저질렀냐며 인상을 쓰는 청와대 대변인이 있지를 않나, 실종자 가족을 사칭한 선동꾼이 선동질을 한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여당국회의원이 있지를 않나, 가족 잃은 슬픔에 눈물짓는 이를 미개인이라 혹평하는 여당시장후보아들이 있지를 않나, 항의시위에 나온 고교생을 일당 받고 동원되었다며 거짓선동을 하는 서울시장예비후보가 있지를 않나, 청와대가 재난컨트럴타워가 아니라며 발뺌하며 국정최고책임자인 대통령 부재의 청와대를 만들면서까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있지를 않나, 술판을 벌리며 건배를 외치는 여야정치인들이 있지를 않나, 이를 두고 시중에서는 “총체적으로 개판이다.”라고 말을 하지 않겠는가?
진도앞바다, 팽목항의 비극은 현재진행형이다. 아직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이들의 가족들의 울부짖음이 슬픔을 더한다. 하루속히 마지막 시신이라도 찾아 가족들의 원망을 풀어주기를 기도한다. 비참하게도 다행히(?) 시신을 찾아 장례를 치른 가족들의 설움도 여전하다. 어떻게 명복을 빌고 가족들을 위로해야 할지 먹먹해진 착한 국민이 울면서 노란리본을 달고 있다. 40%대로 곤두박질한 지지율급락에 당황하였는지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발언이 뒤늦게 이어지고 있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국가개조에 나서겠다는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이 왠지 불법개조한 “세월호구조개조”에 오버랩되어 혼란스럽다. 여전히 국민을 통치의 대상으로 보고 자신만이 메시아인 듯 발언하는 모습에서 어떤 진정성을 보아야 하나. 국가개조, 국민개조가 아닌 불법을 자행한 국정원개혁, 국군사이버사령부개조, 온갖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는 이권관련공무원사회와 기업의 유착관계를 개조하면 된다. 노란리본을 다는 착한 국민을 개조의 대상으로 삼지 말기를 바란다.
총체적 개판 같은 이 사회를 돌아보며, 문득 지난번 기자회견 중 언제 한 번 기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서 인사시켜 주겠다는 ‘새롬이’와 ‘희망이’라는 이름의 진돗개 두 마리는 잘 있는지 궁금해진다. 진도에서 특별히 보호 중인 진돗개 두 마리를 청와대로 이사할 때 이웃주민으로부터 선물받아(그 이웃주민이 직접 기르던 진돗개를 선물한 것인지 아니면 청와대 입성을 축하하는 연출을 위해 그때 급히 누군가에 의해 마련된 것을 전달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청와대에서 희망이와 새롬이라는 이름으로 작명하여 박근혜 대통령의 반려동물로 구청에 등록한 그 진돗개 말이다. 두 마리 진돗개의 이름처럼 이번 참사를 수습한 후 내어놓겠다고 한 박근혜 대통령의 희망과 새롬의 내용이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다시 한 번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참 슬프다, 눈물로밖에 사랑할 수 없는 우리를 용서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