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말 많은 ‘모의고사용’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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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말 많은 ‘모의고사용’ 시험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4.05.08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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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아 기자

연휴가 끝나고 다시 일상이 시작됐다. 수험생이라 할지라도 이 좋은 날씨에 콧바람 쐬며 두둥실 떠다니는 생각은 다들 했을 터. 하루쯤은 휴식을 취해도 좋으나 쉼의 연속이 이어지면 리듬을 잃게 되므로 공부에 고삐를 늦추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누차 강조하지만 이 시점에서는 이제껏 해온 공부에서 자신이 취약했던 부분을 메우고, 아는 것은 혹여라도 실수하지 않도록 다시금 숙지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지방직을 향한 수험생의 발걸음이 분주한 가운데 앞서 진행된 사회복지직, 경찰직의 필기시험 이후의 전형이 이뤄지고 있다. 두 시험 모두 면접만을 앞둔 상태다. 경찰직은 현재 체력전형에서 필기합격자 다수가 응시했다는 기관 관계자의 후문이다.

체력전형에서 과락자가 많이 나오지 않았다면 면접에서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수도권의 경우 경찰직은 면접 응시율이 100% 라고 전해진다.

이와 달리 사회복지직은 일부 지역에서 필기합격자들이 면접을 포기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추가합격자가 속속들이 나오고 있고, 면접 결시자도 제법 눈에 띄는 것이 이를 방증하는 듯 하다.

실제 한 지자체 관계자는 “올해 면접 미등록자가 많이 발생해 추가합격자를 공지했다”고 말했다. 한 면접 응시자는 “우리 조 뿐만 아니라 다른 조에서도 결시자가 다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결시자가 많았던 만큼 최종합격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은 일반직을 준비하는 수험생이 사회복지직에 응시한 후 면접을 포기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사회복지직은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자에 한해 이뤄지는데 자격증 소지 유무는 필기시험 이후 검증하므로 일단 자격증이 없어도 시험을 치른 후 다음 서류 및 면접 전형에는 응시하지 않는 것이다.

즉, 합격을 하든 않든 국가직과 지방직, 서울시 전 자기 실력을 테스트 할 겸 사회복지직을 치러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자체 관계자는 “면접 전일까지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으면 되는데 그러지 못한 필기합격자 중 일부가 면접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추가합격자가 많아진 가장 큰 이유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사회복지직을 지방직과 같은 날에 치러 이같은 상황이 덜 했다. 그러나 올해는 사회복지직을 별도 실시함에 따라 부작용이 생긴 듯 하다.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지난해는 일반직 공채와 같이 사회복지직을 치렀기 때문에 허수 지원자는 없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올해는 자격요건이 안 된 수험생이 다수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지난해 소방직 시험이 별도 실시돼 국가직과 지방직 전 치르는 모의고사용으로 전락하는 모양새를 보인 바 있다. 올해는 사회복지직이 지난해 소방직과 같은 양상이 되고 있는 듯 하다. 이는 추가합격자 및 면접자에게는 희소식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향후 시험을 치를 수험생들, 사회복지직을 준비하려는 자들에게는 진로 방향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보인다. 한 사회복지사는 “필기합격 하는 게 우선이겠지만 커트라인도 행정직보다 낮고 매해 면접에서 정원 미달 사태가 발생한다고 하니 다시 도전해볼까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사회복지직 한 수험생은 “자격요건을 갖추지도 않고 시험에 도전하는 것이 의아하다. 사회복지직 수험생에 혼란만 주고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정부가 사회복지 인력을 확충함에 따라 올해 선발규모는 전년보다 다소 늘어났다. 이는 수험생을 반색케 한 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사회복지직을 일반직과 통합한다는 설(說)에 수험생들의 설왕설래 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물론 이는 아직 루머에 불과하다. 한 공무원은 “그런 말은 아직 들어보지 않았다. 직렬 통합을 시도할 수는 있겠으나 진행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대한민국. 어찌보면 사회복지직 공무원은 현 시점에 매우 중요한 국가 임무를 수행하는 자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시험에서부터 사명감 없이 꼼수를 부리는 수험생들로 가득한 듯 하다.
올해 소방직이 지방직과 같은 날에 실시됨에 따라 일반직 수험생 유입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사회복지직도 국가직이나 지방직과 같은 날에 실시되는 것이 수험생에게나 사회적 비용 측면에서도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아무래도 사회복지직을 다른 일반직 시험과 같은 날에 치르는 것이 여러모로 효율적일 수 있다”며 기자의 말에 공감했다.

인력 조기 투입 등 상황을 고려해 일정이 정해져야 하므로 생각대로 뚝딱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사회복지공무원을 선발하려 한다면 제도적 차원에서 뭔가 검토해보는 자세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본다.

gosilec@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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