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수치스러운 대한민국 정부의 민낯, 세월호 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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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수치스러운 대한민국 정부의 민낯, 세월호 침몰
  • 오시영
  • 승인 2014.04.25 09:41
  •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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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른다. 좀체 눈물을 흘리지 않는데도 눈물이 나 나도 모르게 울었다.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 앞에서 마냥 세월만 축내고 있는 대한민국 박근혜 정부의 무능에 기가 막힐 뿐이다. 300여명의 대한민국 국민이 눈앞에서 뻔히 죽어가고 있는데, 단 한 명도 제대로 구조하지 못하는 대한민국 정부의 허망한 구조작업과정을 지켜보며 저렇게 준비되지 못한, 제대로 된 구조계획이나 구조장비가 구비되지 못한 주먹구구식의 구조작업을 벌릴 수 있을까 싶어 그들의 무능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생떼 같은 어린 청소년들이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어머니를 부르고, 아버지를 부르며 숨 막혀 버둥거리며 죽어갔을 것을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지지 않을 수 없었다. 필자는 그 고통과 슬픔을 견디다 못해 책상 위에 혼자 촛불을 켰다.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게 고작 내 책상 위에 촛불 하나 켜는 것일 뿐이었기에, 촛불을 켜고 가슴에 두 손 모으고 기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단 한 명이라도 좋으니, 제발 구조될 수 있게 해달라고, 우리에게 신의 기적을 믿을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하지만 전개되는 구조과정을 지켜보면, 시간상으로, 현실적으로 한 생명의 구조조차 거의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제 발로 세월호를 빠져나온 승객 말고는 선체에 진입하여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하는 구조대의 활동을 지켜보며, 어이가 없을 뿐이다. 사고가 나기까지는 어쩌면 한 선박회사의 잘못, 선장을 비롯한 승무원들의 잘못일지 모른다. 하지만 사고가 난 이후의 구조작업은 국가의 책무에 해당된다. 국가는 자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위기에 처했을 때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를 보호하고 구조해야 할 막중한 책무를 지기 때문이다. 그런 의무의 이행을 국가에게 기대하기 때문에 우리 국민은 세금을 내고 국방의 의무를 부담하며 국가의 강제력에 복종하는 것이다. 만일 그런 책무를 국가가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다면 그 국가가 국민에게 무슨 의미가 있고,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이번 세월호사고를 지켜보며, 우리는 대한민국 정부의 부끄러운 민낯을 생생하게 보고 말았다. 화장발로, 말발로 가려졌던 공무원사회의 무사안일함과 무능력,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탁상행정의 “종이 구조와 호통 구조”의 부끄러운 실상을 낱낱이 보고 말았다. 우리는 불과 4년 전 천암함사태라는 비극적인 경험이 있다. 그 원인을 두고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한 침몰이었다는 정부발표가 있었다. 하지만 아직 일부 국민은 이를 믿지 못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그때 우리 정부는 물속에 잠겨 있던 46명의 생떼 같은 젊은 군인들, 국민의 아들들을 단 한 명도 제대로 구조하지 못했다. 물밖에 나와 있던 해군들을 그냥 물에서 건져냈을 뿐, 바닷물속에 잠겨 있는 해군들은 단 한명도 구해내지 못했던 것이다. 우리는 그때 너무나 뼈아픈 고통을 당했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겠다며 다짐을 했었다. 하지만 4년 뒤 발생한 세월호사고 앞에서 전혀 개선되지 않은, 오히려 더 나빠진 구조체계의 미숙함을 보며 발만 동동 굴러야 하는 국민들은 비탄에 잠기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필자가 한국으로 연락을 취해 본 몇몇 지인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눈물이 나서 이 참혹한 광경을 눈뜨고 차마 볼 수가 없다.”라고. 전국민이 거의 집단우울증, 집단슬픔상태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지인의 말을 들으며 필자는 또 가슴뼈가 긁히듯 아파온다. 선량한 국민들이 이런 슬픈 참사 앞에서 우는 것 말고, 눈물 흘리는 것 말고 그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눈물을 흘려서도, 소리 내어 울어서라도 집단치유의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일부 논자들은 이럴 때 이성을 찾아야 하고, 눈물을 흘려서는 안 된다는 강심장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맞는 말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때 울지 않으면, 슬픔을 당한 가족과 생떼 같은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슬픔에 동참해 주지 않으면, 그게 인간인가 묻고 또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세월호참사는 이제 직접 피해당사자인 가족들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 되어 버렸다. 이번 참사를 통해 전국민이 느꼈을 대한민국 정부의 무능함에 대한 분노, 그동안 입으로만 떠벌려왔던 안전, 안전, 안전이라는 공무원들의 입에 발린 구호가 얼마나 허망한 것이었는지 깨닫게 된 뒤의 배신감, 그냥 선실에 남아 있으라는 지도자의 말이 얼마나 무서운 살인명령이었는지에 대한 뒤늦은 후회로 비롯된 집단공포심이 얼마나 커다란 고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가? 이때 힘없는 국민들이 울기라도 해서, 이 집단고통과 슬픔으로부터 벗어나지 않으면 어떻게 국민들의 상처에 대한 자가치유가 가능하겠는가?

이번 사태의 근원은 이명박 정부 때 개정된 선박관련법에서 비롯되었다. 선령 20년이 넘는 배를 수입해서 30년까지 운행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한 것에서부터 사고의 불씨가 잠재되어 있었다고 할 것이다. 그때 이런 개정법안을 발의한 당시의 국회의원들이 누구누구였는지, 그들이 이런 개정법안을 발의하게 된 진정한 동기가 무엇인지, 선박협회나 해상운송업자들의 부정불법의 입법로비는 없었는지 등에 대한 정보가 국민들에게 소상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검찰 등 수사기관도 첫 단추가 어떻게 잘못 꿰어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수사접근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래서 만일 입법로비나 일부 사익을 챙기려는 자들에 의한 법안개정발의가 있었다면 그들에 대한 엄중한 책임추궁이 따라야 할 것이다. 둘째, 중고 세월호가 일본으로부터 수입된 후 구조변경이 이루어져 더 많은 승객과 화물을 운송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에서 선박구조변경검사를 담당하는 공무원들과 관련기관들의 불법행위가 없었는지, 선주 등의 불법행위는 없었는지 등에 대한 철저한 수사 역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셋째, 세월호가 출항 당시 화물적재량이 기준치의 3배가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출항허가가 나도록 방치한 관련공무원들에 대한 문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넷째, 세월호 침몰 당시 현장상황파악을 잘못하여 초동단계의 대처를 잘못한 선장 이하 승무원들에 대한 형사처벌 또한 확실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다섯째, 실제 구조현장에서 구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것에 대한 장관 등을 비롯한 관련공무원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 및 문책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천안함사태를 통해 해난구조의 필요성을 절감하였다. 아쉬운 사후약방문에 불과하겠지만, 7천 톤 가까운 대형선박인 세월호의 침몰 즉시 300미터 가까운 크기의 대형유조선들이 현장에 투입되었더라면, 그래서 그 대형유조선들이 부두에 정박할 때 사용하는 대형로프들을 세월호의 정박용 로프에 연결하여 고정만 시킬 수 있었더라면(그때 당시에는 세월호의 선수부분이 노출되어 있어서 그런 초등단계의 구호조치가 가능했다고 판단된다), 더 욕심을 내어 그 로프를 높은 유조선에서 끌어당겨 세월호 선체를 조금만 더 수면 위로 높이 끌어올릴 수만 있었더라면 세월호의 침몰을 막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수면 위로 안정적으로 노출된 세월호의 선수부분 통로를 통해 선체집입로를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고, 단 한 명이라도 선체 내에 갇혀 있던 소중한 생명을 살려 낼 수 있지 않았을까?

대형 유조선들을 투입하여 물줄기를 막게 되면 선수와 선미 양쪽으로 물살이 나누이게 되어 더 큰 물줄기가 형성되어 그런 방법을 쓰면 안 될 것 같다는 의견도 있지만 대형선박이 든든하게 기준을 잡아주면 그 안에서 적은 선박들이 안전하게 구조작업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더 나아가 커다란 잠수함들을 현장에 파견하여 해수면 1-2미터 공간에 잠수시킴으로써 구조잠수부들이 발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치할 뿐만 아니라 그 위치부분의 해수의 속도를 유조선과 상호보완하여 급격히 감소시키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는 없었을까? 무엇보다 총리나 장관 등, 현장상황이나 인명구조의 구체적 경험이 전무한 무식한(구체적 구조작업에 대해) 고위급 공무원들이 높은 지휘책임을 맡아 설레발을 칠 것이 아니라, 바다라는 특수지역의 현장상황을 잘 아는 해군제독이나 해경구조대 및 소방구조대원 등 인명구조의 경험이 많은 실무진들로 구성된 민,관,군의 합동구조단을 조직하여 함께 구조방법을 초기부터 체계적으로 논의하여 계획을 세우고, 인력과 시설을 배치하는 등 구조작업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는 없었을까?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하여 수많은 장관들과 정치인들이 현장방문을 자제함으로써 구조대들이 구조에 전심전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오히려 박 대통령의 현장방문과 확실한(?) 구조약속이 사망자와 실종자 가족들의 기대치를 높여 그 후 더 큰 실망감을 안겨준 것은 아닐까? 사망자 명단 게시판 앞에서 피해가족들을 향해 기념사진이나 찍자는 넋나간 소리를 해대는 안정행정부의 모 국장이나 해양수산부 장관 수행원들의 행태는 공무원들의 의식의 현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피해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컵라면을 맛있게(?) 먹고 앉아 있는 서남수 교육부장관의 무개념 의식수준이야말로 후안무치하다고 해야 하지 않겠는가? 교육계 수장이라는 최고위 공무원이 200명 이상의 고등학생들이 바닷물 속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 목구멍으로 밥이 넘어간다는 것이 참으로 기이한 심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게 대한민국 고위 공무원들의 일반적 인격 수준이라고 한다면 참으로 비참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조수가 강하다면 조수를 약하게 하는 법을 미리 연구했어야 할 것이고, 바닷물속이 어둡다면 어두운 바닷물속을 훤하게 밝힐 수 있는 대형수중전등을 준비했어야 할 것이다. 구조전문가 양성이 필요하다면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 연수를 받아서라도 기술을 습득했어야 할 것이고, 광역별 지역별로 구조에 필요한 물자를 사전에 비치하여 두었다가 현장에 즉시 투입되는 구조체계가 갖추어져야 하지 않겠는가? 도대체 국가예산 투입의 완급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 알다가 모를 일이다. 이미 우리는 천안함사태에서 그런 일들을 겪었고, 그때 대비한다고 하지 않았느냐 말이다. 후, 안타까울 뿐이다. 선장의 대피명령이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 초동단계에서 생명의 밧줄이 몇 가닥만 더 있었더라면, 사다리가 몇 개만 더 있었더라면 아이들이 밧줄을 타고, 사다리를 타고 생명을 건지지 않았을까? 세월호가 침몰하는 것을 조금만 더 늦출 수 있었더라면, 제 발로 걸어 나오지 못한 그 소중한 한 생명을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 것이다.

모든 여객선에는 접이식 날개를 선박 양쪽에 시설하도록 할 수는 없을까? 평소에는 접어두었다가 비상시에 펼 수 있는, 그래서 거기에 공기부양을 시켜 비행기처럼 양 날개를 펴서 비상 시 바다 위에 일시적으로나마 떠 있을 수 있도록 말이다. 세월호 앞에서 우리 인간은 약한 인간일 수밖에 없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구조활동에 그래도 최선을 다했을 일선 구조대원들의 노고를 위로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피해자들을 가슴에 묻어야 할 가족들의 슬픔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막막할 뿐이다. 제3자인 필자도 이리 눈물이 나는데, 피해자 가족들은 오죽 하겠는가? 위로한다는 말밖에 할 수 없는 필자를, 대한민국 많은 국민들을 용서해 주세요. 집단고통과 공포의 트라우마를 겪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 슬픔에서 하루 속히 벗어날 수 있도록 정부는 뒤늦었지만 사후수습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함부로 희생양을 만들어내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를 해야 한다. 구조에 무능했던 정부가, 자신들의 책임을 면피할 의도로 애꿎은 희생양을, 사소한 실수를 한 이들을 희생양으로 부각시켜 그들을 매도하고 침을 뱉는 것으로 자신들에 대한 비난의 화살 방향을 바꾸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우리 모두는 지켜봐야 한다. 구조에 무능했던 정부에 마지막 부탁을 해야 하는 것이 비극이지만, 그래도 정부가 나서서 마지막 마무리를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운명을 달리한 소중한 한 분 한 분의 영혼이 하늘나라에서 영면하시기를,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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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충박멸~ 2014-05-01 17:15:25
여기 댓글을 보니 일베충이 있는것 같은데...일베충은 절대로 공직에 있어서는 안된다.

whkvkrktlfgdms 2014-04-26 20:32:25
왜 이런 가식에찬 글을 읽어야 되는지, 희생자들의 안위를 걱정하는척 하면서 결국은 정권을 비난하며, 천안함 조차도 호도하고 있으며,그것도 은근히.. 결론은 정권교체가 목적인 좌파진보꼴통발언이다.

응그래 2014-04-25 13:30:34
응 그래 말로는 모든지 가능하지.... 차라리 비행기 20 대로 배를 하늘로 올려보는 생각은 왜 안했니?
조수를 약하게 하지말고, 아예 바닷물을 없에버리는 방법은 생각 왜 못했으며, 그냥 배에 날개를 달아서 날아다니는 생각은 왜 하지 못했니? 당연히 구조원들은 최선을 다하고 최우선의 방법을 생각했을거다. 그냥...하늘이..우리를 외면하신거지.... 근데 요번일로 박근혜 정부의 무능함과 이명박의 똥을 다시한번 느낀다...

ㄷㄷㄷㄷ 2014-04-25 12:31:21
구원파는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거짓 무리다. 유병언의 뜻이 곧 하나님의 뜻이다. 유씨의 뜻을 위해선 무슨 행동을 해도 죄가 되지 않는다. 즉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니 구원파에 있으면 죄책감을 느낄 필요도 없다."

wjdemrgus 2014-04-25 12:30:11
구원파는 자기 가족이라도 전도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구원받을 가치도 없는 쓰레기쯤으로 취급한다. 세월호에 탔던 대부분 승객은 구원파 신도가 아니었다. 당연히 구원받지 못한 이방인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위기의 순간 '구원받지도 못한 이방인들을 건져낼 필요가 있느냐'는, 그들이 지닌 가치관이 무책임한 행동으로 표출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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