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 로스쿨생들, 등록금↑ 장학금↓ ‘불만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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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대 로스쿨생들, 등록금↑ 장학금↓ ‘불만 봇물’
  • 이아름 기자
  • 승인 2014.04.01 19:02
  •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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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이행 요구... 수업 거부 5일째
국회의원 건대 총장과 비공개 면담

로스쿨 학생들의 연이은 항의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일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이하 건대 로스쿨) 학생들은 등록금 인상과 장학금 축소를 규탄하고 나섰다.
 

▲ 4월 1일 오후 2시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앞, 건대 로스쿨 학생들이 모여 장학금 축소 및 등록금 인상을 철회하라고 학교 측에 항의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전국 로스쿨 학생 3천여명이 모여 변호사시험의 완전 자격시험화를 비롯한 로스쿨제도의 정상화를 주장한데 이어 하루 만에 또 로스쿨 학생들이 항의집회에 나선 것이다.

건대 로스쿨 재학생은 총 128명. 이날 집회 시작이 다가오자 50여명의 학생들이 건대 로스쿨 앞으로 모여 들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집회 시작 전, 많은 학생들의 참석을 독려 하는 함성도 들려 왔다.
 

▲ “오늘 여러분 대모 합시다” “친구야 대모 합시다” “빨리 나와라” 외침 이어져

집회 시작 후엔 70~80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모여 등록금 인상 및 장학금 축소에 대해 철회할 것을 학교에 요구하며, 로스쿨의 인가조건을 준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학교측의 일방적인 장학금 축소 및 등록금 인상에 대해 항의하고 정상화를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며 집회 취지를 먼저 밝혔다.

또 “로스쿨 학생도 학생이다”라며 “학생들에게 교육권을 보장하라”라고 외쳤다.
 

▲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생들이 등록금 인상 및 장학금 축소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건대 로스쿨 학생회는 “설립인가 받을 당시에는 개원 초기 3년간 83억원을 로스쿨에 지원하기로 약속했고, 장학금 지급율을 75%로 유지하기로 했다”며 “그러나 단 35억원(45% 수준) 밖에 지원하지 않았고, 2014학년도에 장학금 지급율을 75%에서 40%로 일방적으로 조정했다”고 법을 가르치는 로스쿨의 탈법적 운영을 개탄했다.

이어 이들은 로스쿨 원장의 등록금 인상 요청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요청에 의해 등록금을 인상한다고 등록금심의위원회의 회의록에 적시된 것은 명백한 절차상의 하자가 있었다고 판단,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재소집하고 등록금에 대해 재논의, 재의결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 사회자로 나선 건대 로스쿨 5기 이종윤 학생회 간부는 “최근 입학한 6기 입학설명회에서 학교측은 장학금 75%를 보장한다고 하고선, 학교의 재정상태가 어렵다며 학생들의 선택권은 무시한 채 일방적인 고통분담만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장학금 때문에 건대 로스쿨을 선택한 학생들도 상당하다”며 “학생들의 선택권이 침해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6기 입학생인 박수관(1학년)학생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문자 한통을 받았다”며 “장학금을 축소한다는 고압적인 문자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건국대 로스쿨을 선택한 것은 장학금 지원이 크게 작용했는데 뭔가 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여겼지만, 이 문제에 대해 알아 갈수록 근거 없고 이상한 점 투성이었다”며 “이 사회에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법조인이 돼 일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소외받는 입장이 돼 버렸다”고 한탄했다.

이번 등록금 인상으로 건대 로스쿨생들은 한 학기에 전년대비 연간 632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이에 대해 건대 로스쿨 학생회는 대학원생의 약 2/3가 이를 학자금 대출을 통해서 충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 △건대 로스쿨 결의대회 사회로 나선 이종윤 학생회 간부 △박수관 건대 로스쿨 1학년 학생 △조성원 건대 로스쿨 3학년 학생 △로스쿨 졸업생 조대진 변호사(전 법학협 1대 회장)

실제로 학자금 대출과 생활고를 호소하는 학생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로스쿨 4기 조성원(3학년) 학생은 현재 4살 아이의 아빠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로스쿨에 입학하기 전 모아둔 돈도 다 써가고 아이는 커 가는데 등록금은 인상되고, 장학금은 축소돼 더욱 어깨가 무거워져 오는 것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조성원씨는 건국대학교가 자신의 모교이기도 하지만 훌륭한 정신을 내세운 곳이기 때문에 이곳을 선택한 것인데, 일방적인 학교의 처사에 실망한 마음을 내비쳤다.

그리고 그는 오늘 이 자리에 모인 학생들의 목소리가 한 줄기 빛이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날 집회를 찾은 졸업생도 있었다. 조대진 변호사는 “충분히 혜택을 받고 교육받았기 때문에 업무로 바쁜 1, 2년차 변호사임에도 불구하고 봉사활동에 매진하고 있다”며 사회 환원 의지를 드러냈다.

1부 집회가 끝나고 건대 로스쿨 학생회 및 학생들은 하얀 천에 자신들의 소원을 쓴 ‘소망 천 매달기’에 나섰다.

소망 천에는 건대 로스쿨의 장학금이 가지는 의미와 등록금 인상이 학생들에게 얼마나 큰 부담인지를 알리는 내용이 담겼다. 그래서 일까! 어디에 매달면 잘 보일까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 소망 천에 어떤 소망을 담을까, 어디에 매달면 잘 보일까 고민하는 학생들.

학생들은 법학전문대학원 앞에서 집회를 멈추고 건국대학교 총장에게 정당한 요구를 해야 한다며 학교 본관으로 이동해 집회를 이어갔다.

여기에 학생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국회의원 박홍근, 유은혜 의원이 직접 총장과의 면담을 하러 나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 건국대학교 행정관 앞에 박홍근 국회의원이 학교측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종윤 학생회 간부는 “국회의원 두 명이 온다고 것은 백이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백을 동원하는 것은 국회의원으로 하여금 국회에 우리의 의견을 전하는 것까지이다”며 “ 1, 2, 3학년도 학생 대표들이 함께 그 자리에 참석해 총장에게 이야기가 잘 전달되는지, 또 학교가 자신들의 의견을 왜곡 않는지 감시하고 제대로 잘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 굳게 닫친 총장실 문. 이번 총장과의 면담은 언론에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건대 로스쿨 학생들은 집회에 앞서 수업거부를 하고 나섰다. 이들의 수업거부는 전체 94% 찬성으로 가결된 사항이며, 4월 1일 오늘로 5일 째를 맞이하고 있다.

집회를 열고 있는 이 시간에도 열심히 공부해서 변호사시험에 매진해야 하지만, 학생의 당연한 의무인 수업마저 거부하고 나선 것은 학교 측에서 했던 약속이 지켜지길 바라서 이다.

▲ 실질등록금인상 저지를 위한 비상총회 집회 참석 및 수업거부에 대해 게재한 결과를 학생이 보고 있다.

반면 이를 지켜보는 건국대 학생들의 의견은 갈렸다.

건국대 학생 A씨는 “집회를 하는 이유는 알겠지만 로스쿨은 부유한 학생들이 많은데 굳이 국가와 학교가 나서서 지원을 해야 하냐”며 의문을 나타냈다.

또 다른 학생 B씨는 “오늘 집회의 의미는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장학금을 축소하고 등록금을 인상한 것은 형평성 문제를 벗어나 일방적 변경임으로 분명히 학생들에게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안타깝게 여겼다.

그리고 이와는 또 다르게 학생 C씨는 “그동안 학생들이 학교측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비쳐도 지금까지 받아들여진 적이 없다”며 회의적인 시선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건국대학교 같은 시간대에 “긴축재정은 불가피한 선택”이었으며 “장학금을 현실화한 것”이라고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에 입장을 표명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건대는 2009년부터 5년간 총 52억 8천여만원을 로스쿨에 지원했으며 장학금 및 교육환경 개선, 우수 교수 초빙 등에 사용했다.

건국대는 타 학부 및 대학원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 등 학내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대학의 재정 형편 등을 고려할 때 긴축재정에 따른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투자 우선순위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를 거쳐 부득이 장학제도를 변경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아름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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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루멋 2014-04-08 10:45:44
여기서 사시 얘기 하는 애들은 다 고시생일듯..얘들아 시대의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지..고집으로 되는게 아니다 그게

ㅇㅇ 2014-04-03 18:24:45
평등하게 사시부활

이미망했어 2014-04-03 11:57:58
로스쿨 이미망했어.자격시험화해서 대량배출되면 실업자 넘치고 실업자 넘치면 결국 로스쿨에 기부할 사람도 없고 학생들 등록금 등쳐먹는것 밖에 없지? ㅋㅋㅋ

지나가다 한마디 2014-04-02 22:25:08
그냥 사시존치해라. 합격인원 2000명이상으로하고.. 그것이 정답이다.

크리스 2014-04-02 17:16:25
부모 잘 만나 로스쿨 들어가는 것도 다 실력인것이다
국가의 정책대로 잘되가고 있으니 로스쿨 관련글에 사시 얘긴 두번 다시 꺼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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