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 ‘미운 오리 새끼’였던 영어가 합격에 ‘은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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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 ‘미운 오리 새끼’였던 영어가 합격에 ‘은공’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4.03.25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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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O / 국가직 선거행정직 7급·지방직 일반행정직 9급(2013년 합격)

본인의 요청에 따라 실명을 공개하지 않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 인사말

안녕하십니까? 저는 2013년도 국가직 7급 선관위와 대전시 9급에 합격을 했습니다. 연수생활을 거쳐 발령받고 현재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만, 언젠가 꼭 한번 써보고 싶었던 합격수기를 이제야 조심스럽게 써봅니다.

공무원 공부를 시작하기 전 저도 많은 합격수기를 읽었는데 그 중에서 가슴에 와 닿는 글도 있고 그렇지 않을 글도 있었는데 제 글이 부디 여러분의 점수를 단 몇 점이라도 올릴 수 있는 단초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새로운 도전

공무원 공부를 하기 전 직장을 다녔습니다. 대학 졸업 후 들어간 첫 직장은 제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해줬습니다. 머리로는 알고 있는 것을 실제 눈으로 보게 해 준 게 더 맞는 표현인 것 같습니다.

옆의 부장님께서 정리해고를 당하시는 것을 봤고, 영업을 위해서 불법을 저지르시는 분도 봤습니다. 상사의 부당한 명령도 경험해 봤습니다. 새벽 4시에 불려나가 작업도 해봤습니다. 고객 앞에서 입에 담지 못할 욕도 들어봤습니다.

그 중 무엇보다 저를 불안하게 한 것은 고용불안이었고, 저는 미래의 불안감에 퇴사를 하기로 결심하고 과장님께 미리 말씀드렸습니다. 과장님께서는 저를 친동생처럼 아껴주셨지만 막상 퇴사를 한다니 일단 말리셨습니다. 예상했던 일이었습니다.

‘나가겠습니다, 좀만 참고 기다려라’의 한 달 동안의 줄다리기 끝에 저는 과장님과의 술자리에서 진지하게 이렇게 여쭤봤습니다. “과장님, 이제 갓 입사한 제가 회사의 미래, 저의 미래를 알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회사에서 저의 미래를 과장님의 현재 모습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과장님의 친동생이 저라고 생각하시고 그 친동생이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한참을 생각하시더니 “그래, 알았다. 나가라. 지점장님한테는 내가 잘 말해줄게.” 너무 감사했습니다. 얼마 전에 최종합격 후 찾아뵈었는데 저희 부모님처럼 좋아해 주시는 모습에 가슴이 찡했습니다.

♣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수험생활

저는 2009년 9월부터 9급 일반행정직을 준비했습니다. 영어는 어느 정도 기본이 돼 있었기에 4과목만 공부했으며 8개월이면 충분히 합격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결국 독이 돼서 저는 합격하는데 4년이 걸렸습니다. 영어에 대한 자만심으로 4과목을 철저히 준비한 게 아니라 오히려 ‘난, 남들보다 앞선 출발이니까 느슨하게 해도 돼’라는 마음가짐을 나도 모르게 갖게 됐습니다.

이제 갓 공무원 공부를 시작하는 그리고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어느 정도 갖고 계신 분에게 진심 어리게 한 말씀 드립니다. 겸손하게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공무원 영어는 시중의 다른 영어와 분명히 다릅니다.

♣ 수험기간

수험기간은 2009년 9월부터 2013년까지 회수로 4년입니다. 중간에 시험에 떨어지고 잠시 취업을 한 적도 있고 공기업 입사를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시작은 9급부터 했고 7급은 2012년 9월부터 준비했습니다.

첫 9급 시험은 컷에서 5점 부족했고 그 이후부터는 계속 0.5점 차이로 떨어졌습니다. 자격증이 워드1급 하나 있었는데 떨어지고 보니 0.5점이 얼마나 크게 느껴지던지…. 아직 자격증이 없으신 분은 꼭 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과목별 공부방법

처음 공무를 시작할 때 영어를 제외한 4과목은 모두 동강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시험 막판 한두 달 전 문제풀이 강의를 제외하고 동영상 강의를 듣지 않았습니다.

동영상 강의는 제 공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공부는 동영상을 다 듣고 다시 자기가 기본서를 읽든 문제를 풀든 할 때입니다.

국어

1년~2년 차 때까지는 재정국어 기본서를 봤습니다. 문제풀이보다는 기본서를 정독했고 3년 차 때부터는 아예 기본서를 보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양이 워낙 많아서 문제로 외우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공무원 공부는 제한된 시간 내에 많은 양을 함축적으로 다뤄야 하기 때문에 세세하게 설명해주시는 분보다 중요요점 중심으로 많은 양을 다루는 강경욱 선생님 문제풀이를 선택했습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분이지만 제게는 맞았고 일단 다른 분보다 많은 문제, 많은 양을 다뤄주셔서 좋았습니다.

영어

영어는 제 수험생활을 길게 만들어준 과목이지만 마지막에는 합격으로 가게 해준, 어떻게 보면 ‘미운오리 새끼’같은 과목입니다.

저는 영어점수가 수험생활이 길어질수록 안 좋았습니다. 수험생활과 영어 과외를 병행하다보니 제 공부가 아닌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데 집중하게 됐습니다.

혹자는 가르치면 잘 맞히는 거 아니냐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제가 느끼기에 가르치는 것과 자기공부는 별개인 것 같습니다. 전략과목임에도 불구하고 늘 75~85점 사이였습니다.

저는 늘 영어를 나중에 풀었는데 작년 국가직 7급에서는 운이 좋았습니다. 영어를 풀려고 보니 남은 시간이 15분이었습니다. 독해를 흔히 말하는 스킬위주로 찍었고 다행히 찍은 것이 많이 맞았습니다. 공무원 시험이 실력으로만 되는 것도 아니고 운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작년에 직접 느꼈습니다.

영어문법은 대략 20장으로 구성돼있습니다. 비중이 높은 것과 비중이 낮은 것, 예를 들면 1장 문장의 구조와 13장 형용사를 묶어서 공부하시기를 권합니다. 그러면 10일 안에 문법을 보실 수 있습니다. ‘배분을 어떻게 하느냐’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사

한국사는 동영상 강의를 한 번 듣고 계속 기출문제집만 봤습니다. 탐구한국사를 봤는데 문제양이 너무 많아서 시험 한 달 전에 도저히 다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기출사이트에 들어가서 연도별로 하루에 3회씩 풀었습니다.

문제 밑에 바로 해설이 달려있는 것을 선호해서 ‘선우빈 한국사’ 홈페이지를 이용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국사는 지엽적인 것을 두려워해서 세세하게 보려고 했지만 작년에는 마음을 조금 놓았습니다. ‘기출문제만이라도 완벽하게 하자’고 생각했고 시험 역시 최근 평이하게 나오는 것 같습니다.

행정법

행정법은 처음 김종석 선생님 강의를 들었습니다. 법이 생소했는데 재미있게 가르쳐주셨고, 강의를 들으면서 나중에 혼자 볼 때 이해되지 않는 것이 없도록 기본서에 저만의 필기해 뒀습니다.

행정법 같은 경우는 특히 기출이 중요한데 저는 매년 기출문제집을 다시 샀습니다. 법령이 바뀌는 것도 이유지만 밑줄을 쳐 놓으니 자꾸 그것만 보게 돼서 매년 다시 구입했습니다.

기간, 날짜 등 숫자도 외워야 할 것이 많은데 이런 것은 A4용지에 기출을 풀 때마다 따로 정리했습니다. 기본강의+기출무한반복이면 행정법은 90점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7급에는 각론이 있는데 이것도 기본서 뒤에 달려있는 기출문제만 봤습니다.

행정학

가장 많이 공부한 과목인데 점수는 늘 롤러코스터를 타는 과목입니다. 저 역시도 최하 65점에서 90점 사이를 왔다 갔다 했습니다.

기본서와 문제풀이 공부를 하다가 작년에는 행정학 공부에 약간 변화를 줬습니다. ‘기출문제집을 5개년치만 반복해서 보자’, ‘어차피 나오는데서 80% 이상이 나오니 그것만 다 맞자’라고 자신을 다잡았습니다만 기본서를 아무리 열심히 봐도 100점을 맞기 힘든 게 행정학인 것 같습니다.

작년에 시험 준비하면서 기출 5개년 치를 프린트해서 10번 이상 봤습니다. 국가직 7급은 85점, 지방직은 90점 받았습니다. 고득점은 아니지만 평균을 갉아먹진 않았습니다.

기출사이트는 김중규 선생님의 카스파 홈페이지를 이용했습니다. 항상 빠른 업데이트를 해주셔서 좋았습니다.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헌법과 공직선거법

7급은 올해 처음 도전해본 과목이라 이 두 과목은 공부시간이 작년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7개월 정도였습니다. 역시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일단 처음 2달은 동영상을 봤습니다.

모두 김현석 선생님 강의를 들었고 이후부터는 기출문제만 봤습니다. 헌법도 행정학과 마찬가지로 5개년 기출을 프린트했습니다. 법원직, 사시, 7급 등 헌법과목이 들어간 모든 시험을 프린트했고 계속 그것만 봤습니다.

풀다 보니 기출만 보면 ‘85점 정도는 맞을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고 실제 시험에서 85점이 나왔습니다.

공직선거법은 처음 시행되는 거였지만 헌법의 부속법령에 있는 거였고 헌법에서 출제됐던 공직선거법 관련을 따로 프린트해서 보고 부가적으로 박문각에서 출판한 얇은 문제집을 봤습니다. 실무부분은 가급적 보지 않았고 목표점수는 85점이었지만 실제시험에서는 80점을 받았습니다.

♣ 마치며

저는 기본서를 정독하는 공부를 하지 않았습니다. 평균적으로 7급의 합격점수를 보니 80점 초반이었고 그러면 기출위주로 봐도 합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물론 운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작년에 시험날짜가 바뀌어 예전처럼 9급을 먼저 시행했다면 아마 저는 7급을 공부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열심히 공부했는데 떨어지신 분, 1문제의 표기 차이로 떨어지신 분, 면접에서 떨어지신 분 등 안타깝게 작년 시험에 실패하신 분들이 계십니다. 당신들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어쩌면 올해에 더 큰 선물을 주시기 위한 시련이라고 한번쯤 스스로에게 위로를 해주시면 어떨까요.

끝으로 부족한 저에게 공무원의 길을 가게 해준 국가에 감사드립니다.

※합격수기에 소개된 공부방법·교재 등은 글쓴이의 개인의견입니다.
 
자료제공:정책브리핑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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