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개소리]세종어제훈민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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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개소리]세종어제훈민정주
  • 법률저널
  • 승인 2003.10.0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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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스포츠 일간지의 릴레이 만화 '일쌍다반사'를 보면 우리 주변에는 술에 얽힌 에피소드가 정말 많은 것 같다. 잠시 기억을 더듬어 보면 술 먹고 방문 손잡이에다 동전 넣기(자판기인줄 알고). 술만 먹으면 토하는 친구 놈 재워 줄 때 구토방향 피하려고 반대로 누워 자는데 친구 놈 벌떡 일어나서 토하기. 술 취한 덩치 큰 후배 갑자기 자다 일어나서 팔걸이의자에 걸터 앉아 볼일 보기(화장실 인줄 알고....왜 변기가 움직이지@@......)

술이라는 것이 적당히 기분 좋게만 마신다면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겠으나, 술로 인해 일어나는 좋지 않은 불상사 때문에 항상 말썽이다. 주변에 친구나 선후배로 주당 한명쯤은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현실인데 필자에게도 술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친구 한명이 있다. 한글날만 되면 특히 그 친구가 생각이 난다.

그 친구는 술 때문에 고생도 많이 하지만 그 만큼 에피소드도 많다. 흔히 볼 수 있는 일인지 모르겠으나 신촌에서 지하철 값만 남겨 놓고 다 술 마시고 지하철을 탔는데 속이 거북해 토하려고 내렸다가 신림동까지 밤새 걸어오기(마지막 지하철인줄 모르고). 신입생 때 친구들 모두 비장한 각오로 데모하러 가는 날 낮 술 먹고 벤치에서 자는데 다른 친구가 같이 가자고 깨우니 하는 말(거기 가면 술 주냐??). 그 시절 학교 정문에는 왜 그리 전경들이 지키고 서서 검문을 해대는지 그 날도 가방에 평소처럼 소주 한 병을 넣어서 오다가 검문에 걸려 화염병으로 오인해 끌려가던 일등.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때는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의 한가운데. 도서관에 가방을 놓더니 대낮부터 술을 먹으러 간다는 것이다. 일상다반사로 있는 일이니까 별로 관심도 없었는데 그 날밤 이런 일이 있었다. 그 친구는 항상 술을 먹어도 도서관 문 닫을 시간이면 칼같이 와서 가방을 꼭 가져간다. 그 날도 어김없이 가방을 가지러 오긴 왔는데 조금 늦게 도착했던 모양이었다. 도서관 문이 닫혀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술을 얼마나 많이 먹었던지 무의식적으로 가방은 찾으러 오긴 왔는데 도서관 현관 앞을 방으로 착각하고 신발은 벗어서 옆에 가지런히 놓고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한기를 느끼고 새벽에 일어나 보니 온몸은 모기가 물어서 상처투성이에다 비까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고 한다.


나랏 술이 듕귁 빼갈에 달아
도스와르 서로 사맛디 아니할새
이런 젼차로 어린 백성이 마시고져 홀배 이셔도
마침내 제 주량을 시러 펴디 못할 놈이 하니라
내 이를 위하여 어엿비 너겨 새로 쐬주랄 맹가노니
사람마다 해여 수비 니겨 날로 마시메
편한케 하고져 할 따르미니라.


세종대왕님?? 안냐세여^^ 죄송한데요 제 친구놈 때문에 크신 업적에 누를 끼쳤습니다. 제 친구는 훈민정음을 저렇게 알고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상욱

사법시험준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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