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고시촌의 현재와 미래-⑤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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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고시촌의 현재와 미래-⑤ 출판사
  • 법률저널
  • 승인 2003.09.3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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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보다 가치(Value) 경영으로

중장기적 관점으로 기획서 출판 늘려야


올해 신림동 고시출판 시장은 그리 밝은 편은 아니다. 올해는 유난히 강사 중심의 수험서들이 쏟아져 나오며 다수의 책들로 출판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위험을 줄이는 방식으로 영업이 전개됐다.

출판 시장은 한정돼 있지만 유사한 책이 다량으로 시장에 출시돼 나오면서 각 출판사로 볼 경우 이익이 분산되고 소위 '대박의 꿈'은 멀어져만 갔다. 특히 올해는 토익 바람이 불면서 수험서 시장이 위축되는 결과를 빚기도 했다.


◇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는다

"현재도 힘들고 앞으로도 힘들다." 유스티니아누스의 최종연 사장은 신림동 출판시장을 보며 "쉽지 않은 길이며 수익만을 봤을 때 출판사업은 굴곡이 너무 심해 도중에 쓰러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오늘의 수익만을 보고 출판을 한다면 내일 닥칠 위험에 대비하지 못하고 다시 일어설 힘을 잃는다"며 "출판에 애정을 갖고 남이 가지 않는 새로운 길을 개척해서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좋은 교재를 만들어주겠다는 사명감과 가치관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본서 시장의 경우 올해 소위 잘 나가던 책들이 비활성화되면서 시장 규모가 줄어들었다. 최 사장은 "이미 시장이 커질만큼 성장했고 1~2년차 공부가 된 수험생의 경우 왠만한 수험서는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며 "제대로 된 교재가 아니면 불황에 빠진 출판시장이 쉽게 회복되기는 힘들 것이며 이제 양보다 질에 초점을 맞추는 가치 경영으로 바뀌어야 된다"고 말했다.

박영사의 경우 법서 매출이 조금이나마 늘어나고 있다. 교과서마다 라이프사이클이 달라 과목마다 늘어나는 서적이 있는 반면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서적도 있다.

조성호 과장은 "최근 시점이 각 과목마다 주요 서적이 대체되는 과도기"라며 "약간의 부침이 있는 것 같지만 오히려 법서 시장은 꾸준히 매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신림동 강사들이 출간한 수험서들이 약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조 과장은 "강사들이 수험생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적절히 짚어주고 있다"며 "기존 대형 출판사들도 수험생의 기호와 시험 경향을 반영해 새로운 교재 출간에 나서야 할 시기"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단기 수익을 위해 수험서 시장에 뛰어들 생각은 없다. 강사들이 출간하는 수험서들이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시험경향을 봤을 때 기본서에 충실한 수험방법의 중요성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판단이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출판사로서 저자와 수험생의 접점을 찾아주고 서로간의 간극을 좁힐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시장의 흐름을 예의주시하겠다는 박영사의 생각은 단권화된 민법 교재를 시장에 내놓겠다는 기획에서도 엿볼 수 있다. 아직 뚜렷한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시장 흐름이 단권화에 있다는 판단이 섰을 경우 주저하지 않을 태도다.


◇ 기본서 시장 위축

사법시험 1차 과목이 줄어들고 최근 들어 모의고사 시장이 커지면서 1차 기본서 시장은 상대적으로 많이 위축됐다. 모 출판사 대표는 "모의고사 시장이 부쩍 성장하고 올해는 토익 바람이 오래가는 통에 기본서를 끼고 공부할 틈이 없어졌다"며 "교수 기본서들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학원 강사들의 기본서들이 시장에 빠른 속도로 진입하고 있어 수험생들의 공부에 깊이가 줄어들 수도 있어 최근 시험경향에 반하는 공부방법론이 자리를 잡는 게 아닌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학원 강사들의 교재 출간이 러시를 이룬 상태라 하지만 교수 기본서를 정독하는 공부방법은 중요하다. 문성출판사 대표는 "강사 교재들은 여러 교수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기 위한 부교재일뿐이며 기본서는 교수들의 책으로 정독하는 수험방법을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강사들이 저자로 나서면서 다수의 교재들이 신림동 서점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할 수 있지만 수험생들에게 꼭 필요한 책들은 오히려 찾기 힘들어졌다는 부정적인 결과도 나올 수 있다.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당장 수익을 거두기 힘든 시장 환경속에서 남들이 가지 않는 길, 중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차별화되는 '기획출판' 시장을 열어가는 것이 '장기불황'이라는 출판시장의 긴 터널을 헤쳐나올 수 있는 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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