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평가 산책 24 / 제1회 한·중·일 감정평가협력회의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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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평가 산책 24 / 제1회 한·중·일 감정평가협력회의를 다녀와서
  • 법률저널
  • 승인 2013.10.2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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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부터 한국과 일본 양국 간 감정평가 관련 정보와 평가 기법을 교류하기 위해 개최해 온 감정평가협력회의에 올해 중국이 처녀 참여하게 되면서 제 1회 한·중·일 감정평가협력회의가 지난 17일부터 18일 양일간 일본 나고야에서 개최됐다. 한국과 중국 측은 40여 명 내외의 감정평가사를 참여시킨데 반해 현지에서 열린 회의의 이점 때문인지 일본은 200명이 넘는 감정평가사가 자리를 채웠다. 첫 날 저녁 환영만찬을 끝내고 다음 날 오전과 오후 2차례에 걸쳐 공통주제에 대한 각 국의 발제가 이어진 후 곧바로 환송만찬에 참여하는 것으로 짧은 한·중·일 감정평가협력회의가 막을 내렸다.

 

각국의 감정평가업계가 공통으로 고민하는 주제를 정하는 문제가 그리 간단치는 않았을 것이다. 부동산 시장가치에 영향을 주는 여러 변수 중 ‘인구’와 ‘지속가능한 경제’가 선택된 건 미시적인 세밀함보다는 거시적인 시장의 흐름을 살펴보자는 취지가 아닐까. 특히 초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 시차를 두고 일본의 인구 구조로 수렴 현상을 보이는 한국, 그리고 폭발적인 성장세의 오르막에서 언젠가는 일본, 한국과 같은 저성장 추세로 진입하게 될 중국의 현재 상황 모두에 인구구조나 인구 추세에 대한 분석은 유의미했을 것이다.

 

발제자에게는 15분~20분 정도의 시간이 주어졌다. 참가자 모두가 그들 모국어로 편하게 들을 수 있도록 동시통역을 진행한 점은 높이 살 만하나, 감정평가와 관련한 전문적인 용어에 익숙하지 못한 통역자가 깔끔한 내용 전달에 실패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차라리 외국어에 어느 정도 능통한 각 국 감정평가사의 통역이 전문적인 통역자보다 부족한 어학실력이지만 원 의미 전달에는 더 효과적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발제자의 발표 능력에 있었다.

 

첫 번째 발제 주제였던 ‘인구와 부동산 시장가치’는 일본과 중국 발제자 모두 방점을 앞쪽에 찍었다. 그들에게 주어진 20여 분을 온통 그들 나라의 인구에 대한 제반 사항을 설명하는데 할애했다. 그들이 한 나라의 인구 전문가도 아니었을 텐데, 지난 수 십 년 간 나라 전체의 인구구조가 어떻게 변천했는지를 상술하려니 20여 분은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한국의 감정평가사가 듣고 싶은 것은 일본, 중국의 인구가 얼마이고 인구 구조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 보다는 인구의 동태에 따라 부동산의 전반적인 시장가치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이다. 즉, 그 나라 인구와 부동산 시장가치와의 상관관계에 대한 정리된 내용이다. 간결한 문장, 유려한 표현과 함께 주제가 매 순간 부각될 수 있도록 발표하는 능력이 요구되는 발제였건만 그런 면에서는 그들이 준비한 만큼 내용을 전달하는 데 확실히 아쉬움을 남겼다. 

 

이런 협력회의를 통해 각 국이 당장 그들의 업무에 도움을 줄 진주를 발견하기를 기대하는 건 어렵다. 말 그대로 같은 업자끼리의 상호 교류와 친목도모에도 굵은 방점이 찍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회부터는 이런 발제를 더 효율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방안을 강구해 볼 필요가 있다. 여러 분과로 나누고 각 국 감정평가사가 전문성을 갖는 분야와 연관된 분과에 참여해 타 국의 평가기준과 평가방법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텍스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리된 지식보다 현장 실무자를 통해 듣는 현장 목소리가 훨씬 깊이 머리에 각인되기 때문이다.

 

가깝고도 먼 세 나라가 감정평가분야에서 상호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는 것 자체로 이번 협력회의는 개최 의의를 갖는다고 본다. 2회, 3회 회의로 갈수록 분명 점점 더 알차고 조직화된 업무 협의 공동체로까지 자리매김 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용훈 감정평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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