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살아남는 건 변화에 적응 잘한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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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살아남는 건 변화에 적응 잘한 종”
  • 법률저널
  • 승인 2013.08.30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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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대법원장은 26일 법조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며 “이제 법조인은 전통적인 송무 분야에 그치지 말고 입법과 행정 분야, 나아가 기업 활동 등 민간 분야에서 법조인의 손길이 필요한 새로운 사법 수요를 적극적으로 개척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 대법원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2회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대회’ 축사에서 “법조가 급격한 변화를 이겨내고 법의 지배를 더욱 고양시키기 위해서는 법조인 스스로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변화에 적응하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양 대법원장은 “법학전문대학원을 통한 법조인의 대량 배출로 법조계는 급격히 팽창하고 있는 반면, 법률서비스 수요는 송무와 같은 전통적인 분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아울러 법률시장의 개방과 전면적 법조일원화 등 구조적인 변화가 시작되고 있고, 국민의 권리의식 수준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는 등 법조의 양적 팽창과 경쟁의 심화라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나아가 양 대법원장은 찰스 다윈의 저서 ‘종(種)의 기원’을 거론하며 “기나긴 생명의 역사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종은 가장 강한 종이나 가장 똑똑한 종이 아니라, 변화에 가장 적응을 잘한 종”이라며 법조인의 적극적인 변화를 주문했다. 이어 “이미 발생한 법적 분쟁의 사후적 해결이라는 역할에서 더 나아가 미래지향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적극적인 역할로 변모해 나가야 한다”며 “이러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노력이야말로 법조가 사회 곳곳에 법치주의를 공고히 뿌리내리게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법조계는 지금 대내적으로 급변하는 사법 환경에 맨몸으로 노출되어 있다. 올해 한 해에만도 전국적으로 2,364명에 이르는 신규법조인이 일거에 배출됨으로써 수급의 불균형으로 인한 부작용이 심화되는 등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변리사, 세무사, 관세사 등 법률유사직역의 소송대리권 요구가 날로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과 미국 등 세계 각국들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급격히 이루어진 법률시장 개방, 법학전문대학원 출범에 따른 법조인 선발제도의 변화, 그리고 전면적 법조일원화에 따른 법관 임용제도의 대변혁 등은 너무나 짧은 시간 동안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변화는 우리 사회와 법조계에 여러 가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변호사들의 처우도 날로 악화되고 있다. 공직사회에서 낮아진 변호사 위상과 처우에 불만을 토로하지만 로스쿨 출신의 변호사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과거와 같은 대우를 받기를 힘들어졌다. 변호사들이 5급 계약직에서 6급, 7급으로 내려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시대의 대세로 보인다. 이미 개업한 변호사들도 극심한 양극화에 시달리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변호사의 16.1%가 연 소득 2400만원 이하를 신고해 월 200만원도 벌지 못하고 있을 정도다.

최근 10년 새 늘어난 법조 인력이 법조 60년 동안 배출한 총 인원수보다 많다. 검사나 로클럭, 대형 로펌, 대기업의 자리는 한정돼 있는데 앞으로 수년 사이에 변호사 수가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상황은 더욱 어둡다. 법조시장이 새로운 동력을 얻지 못한다면 내부에서 어떤 방안을 마련한다고 하더라도 변호사들의 처우는 개선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기관을 비롯해 공기업,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 등 다양한 곳으로 눈길을 돌려야 한다. 나아가 틈새시장을 적극 나서서 발굴하는 등 지금은 변호사들 스스로 법률시장의 수요처를 개척해야 할 때다. 기업지배구조와 위기관리, 준법경영 컨설팅도 하나의 좋은 예다.

변호사 자격증이 곧 능력인 시대는 이미 끝난 지 오래다. 그야말로 하나의 자격증일 뿐이다. 거대한 변화의 조류에 맞춰 변화하고 대응하지 못하면 스스로 도태될 수밖에 없다. 각자의 능력과 적성에 따라 법조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은 어디라도 찾아가야 한다. 국제화·세계화를 통해 국제법조사회에서 주도적 지위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해졌다. 위기의 시대를 이겨내는 최선의 방법은 적극적으로 시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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