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적성시험 전문가 총평-언어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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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적성시험 전문가 총평-언어이해
  • 법률저널
  • 승인 2013.08.28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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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준 메가로스쿨

 

2014학년도 언어이해 시험은 2013학년도 시험에 비해 너무나 쉽게 출제되었다. 시험을 복수 시행하는 방안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

 

1. 지문수와 지문길이가 줄었다. 어휘, 어법이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4문항을 갖춘 지문이 2개 출제되어 지문수가 줄었다. 지문길이도 100줄이 넘어가던 지문이 세 개나 있었는데 올해는 하나로 줄었다. 지문 간 길이 차이도 없어지고 65줄 정도로 일정하다. 페이지는 15페이지로 동일하나 줄 간격은 165에서 175로 늘어나서 총글자수는 36303자에서 35472자로 줄었다. 또한 복수의 <보기>를 주는 문제도 사라졌다. 그 결과, 학생들의 인지적 부담이 많이 줄어들어 시간 부족 현상이 많이 줄었다.

 

2. 난이도 있는 문제가 1/5로 줄었다. 2013학년도에는 정답률 50% 이하인 문제가 10문제였는데 올해는 25번, 34번 단 2문제밖에 없다. 반면 정답률 90% 이상인 문제가 2013학년도에는 3문제였는데 올해는 6문제로 늘어났다. 즉 그냥 주는 문제가 3문항 늘어난 셈이다. 예를 들어, 그동안 최근 몇 년간 정답률이 30% 이하인 내부/외부를 구분 문제가 꾸준히 나왔었는데 올해는 출제되지 않았다. 오답들도 범주가 매우 흡사해서 곤란한 문제들이 많았는데 올해는 거의 이항대립이나 양/질, 주연/부주연 원리로 출제되어, 상대적으로 판단이 용이한 것들이 많았다. 그 결과 이의제기도 작년과 달리 현재 3건밖에 접수되지 않았다. 정답 논란을 피하는 출제라고 볼 수 있다. 선제 단계에서 혼란을 줄만한 문제나 선택지를 다 삭제해버린 듯하다.

 

3. 지문의 종류도 학생들이 어려워하던 주제나 형식을 피했다. 대화 형태, 고전국역 형태 등이 나오지 않았고, 동양철학은 출제되지 않았고, 과학·기술 지문도 기술 한 지문만 출제되었다. 작년에 조선법과 조선관제, 주희철학이 출제된 것에 비하면 큰 차이가 있다. 금융위기의 원인(경제), 범죄율의 상전이 (사회), 쾌락주의(철학), 카르텔 규제법(법학)음악의 재현성(미학), 서구 중심 역사관(역사), 증여의 비대칭성(외교), 위임의 비용(정치), 박형서 <아르판> (문학), 계약의 효력(법), 무선통신과 전파(기술) 이렇게 11지문이 출제되었는데, 기술 지문은 작년의 지문 수준에 비해 평이해졌다. 인문 2개, 사회 4개, 법학 2개, 과학·기술 1개, 문학 1개, 예술 1개로 과학이 줄고 대신 사회가 한 지문 늘어났다. 문학은 2012년 소설 수상작을 출제해 작년 출제된 셰익스피어 희곡과 차별화했다.

 

4.  언어이해의 평균 점수는 24.5 점 정도를 예상한다. 문항 자체를 평가할 때 정답률 90% 이상인 3문항을 더하고, 난이도 있는 문제가 8문항 줄어들어 발생한 증가 요인을 4문항 정도로 예상할 수 있다. 즉, 만일 작년과 동일한 검사 상황이었다면 25.5 정도를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수험생 표집이 변화했다. 재수생 증가로 인한 성적 향상을 감안하여 1문항을 더하면 26.5까지 예상 가능한 시험이었다. 그러나 수험생이 2000명 증가하면서 발생한 허수 부분을 고려해 2문항을 감했다. 결과적으로 작년의 18.5와 비교할 때 6개 정도 평균 점수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 다른 요인(예를 들어 지문 종류의 변화)들은 영향이 미미하거나 서로 상쇄되는 것으로 보았다. 표준편차는 줄어들 것이므로, 문항 당 표준점수는 작년 2.3보다 약간 더 올라갈 것 같다.

 

5. 작년과 비교할 때 시험의 성격 자체가 변화하다 보니 급작스러운 성적상승을 경험한 수험생들도 꽤 있었다. 시험 간 신뢰성이 이토록 차이가 난다는 것은 무척 심각한 일이다. 적성평가는 내용에 따라 성적이 달라질 수도 있다. 한 과목 35문항으로는 다양한 상황을 물어볼 수 없기 때문에 운이나 배경지식에 따른 표집오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학생들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시험을 복수 시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바람직하다. 

 

물론 사교육 확장을 우려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시험을 단 한 번만 보는 것에서 초래된 불안감이 사교육 의존도를 높일 수도 있고, 시험을 두 번 이상 볼 경우, 1년 내내 LEET만 준비하지 않아도 되므로 사교육 이용 기간이 짧아질 가능성이 크며, 우수인력들을 장기적으로 시험에 붙잡아 두는 사회적 비용을 고려할 때, 사회적으로 더 큰 손실이 있을 수 있다.  LEET가 모방한 미국 LSAT도 1년에 4회 실시되고 있다. 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을 출제하면서 6월 모평, 9월 모평을 활용해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고, 테스터도 많다.

 

그런데 LEET는 난이도 조절을 위한 경험이 부족해 매년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일 년에 두 번 시험을 본다면 난이도 조절도 용이해 질 것이다. 이미 학생들 간에도 시험의 복수 시행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고, LEET개발 공청회에서도 문제은행 방식의 복수 시행 방안이 장기적 방안으로 공감대를 얻은 바 있으므로 복수시행 논의를 하는 것을 진지하게 제안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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