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원리포트]연수원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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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원리포트]연수원의 여름
  • 법률저널
  • 승인 2003.07.2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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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상담봉사로 현장의 소리 들어


이번주부터는 본격적인 여름 무더위가 시작된다지요? 여름은 수험생들에게 참으로 가혹한 계절인거 같습니다. 몸은 축 늘어지고, 남들은 더위를 피해 산으로 바다로 휴가를 떠나는데, 독서실 에어컨 바람을 쐬며 피서라고 위안을 해야하니 말입니다. 그렇지만 이 힘든 여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아마 그 결과는 엄청난 차이를 가져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모두들 힘을 내세요.
 
◇ 여름 법률상담봉사 연수 기간

저희 연수원에서도 열흘간의 시험을 마치고 자율학습기간에 들어갔습니다. 저희들은 그냥 방학이라고 부르지요^^; 1년차 1학기 여름방학은 꽤 길답니다. 7월3일 시험을 마쳤으니 그날 이후부터 8월 17일까지 한달이 약간 넘습니다.
하계휴가가 시작되면 무작정 노는 것만은 아닙니다. 연수생들은 전기(7월 7일부터 18일까지), 후기(7월21일부터 8월1일까지)로 나누어져 법률상담봉사연수를 하게됩니다. 즉 무상의 법률서비스 지원을 희망하는 서민 등이 쉽게 집결, 방문할 수 있는 각 사회단체(녹색연합, 외국인노동자센터, 참여연대, YMCA등), 기관(법무부, 국세청, 국가인권위원회, 법률구조공단, 법원갱생보호공단 등), 지방자치단체 및 읍,면,동사무소 등 법률상담봉사요원을 필요로 하는 곳에 지원을 하여 2주간 법률상담을 합니다.

저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대구지부에 지원을 하여 현재 법률상담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 곳에 오시는 분들은 주로 노사관련 분쟁이 많은데, 주로 노동자가 부당해고를 당했다거나 임금,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여 상담하러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곳에 계신 소장님은 십수년간 노동관련 문제를 다뤄오신 베테랑인지라 오히려 노동관련법은 소장님께서 저희보다 더 정확하고 많은 것을 알고 계셔서 저희들은 옆에서 구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법률가로서 산다는 것이란…

그분들의 이야기를 옆에서 직접 듣는 동안 TV에서만 보고 무심코 넘겼던 노동문제가, 노동자의 인권보호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분들은 결코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다만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그것하나만을 희망하셨습니다. 사실 그동안 공부한다는 것을 핑계로 내 자신의 문제에만 급급했었는데, 법률상담봉사연수 기간을 통하여 저의 의식이 전환되는 계기가 된 거 같습니다.

또 저희들이 법률상담봉사를 실시한다고 건물 앞에 플랭카드가 붙여진 것을 보고 노동문제가 아닌 일반 생활법률문제로 상담하러 오신 분도 많았는데, 그분들을 만나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는 아무 생각없이 책을 보고 공부해온 것인데 그 분들에게는 정말 치열하게 부딪히는 삶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선택한 이 직업이, 이 글을 읽으시는 수험생 여러분들도 동일하게 걸어가시게 될 이 법조의 길이 다른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한번쯤은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어떤 분은 법적 분쟁이 되지 않는 사안을 가지고 어떤 조치를 할 수 없겠느냐고 사정하는 분도 있고 너무 장황하게 사안과 관계없는 이야기까지 해서 인내력을 테스트하는 듯한 분도 있습니다. 그러면 좀 짜증도 나고 듣기 싫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나에게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같지만 그 분들은 자신의 사정을 들어주고 비록 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답변을 듣는다 하더라도, 자신의 고민을 함께 들어주고 거기에 대한 일련의 답을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과분할 만큼 고마워하시는 것을 보면서 나는 아직 더 많이 배우고 훈련을 해야할 자임을 알았습니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내가 무엇을 위해 공부해야하며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던거 같습니다.

/정현숙전문기자·제44회사시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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