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선의 Law Biz-사람의 마음을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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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선의 Law Biz-사람의 마음을 사는 법
  • 법률저널
  • 승인 2013.06.2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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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선 소통서비스경영연구소 수석컨설턴트

 

지난 달 중국의 리커창 총리가 인도를 방문했다. 중국과 인도, 아시아의 두 대국은 경제협력은 잘 될지 모르지만 50년이 지나도록 아물지 않은 상처가 여전히 남아있다. 1962년 중?인 국경분쟁 피해로 입은 자존심 상처로 인도인의 중국에 대한 정서가 달갑지만은 않다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후진타오 국가주석, 원자바오 총리가 뉴델리를 방문했을 때 두 사람은 인도 여론의 큰 환영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는 중국 지도자로는 드물게 인도 언론으로부터 박수를 받았다고 하니, 따뜻한 평가를 받은 이유가 궁금해졌다. 

 

인도의 최고 신문인 타임스오브인디아에서는 ‘리가 인도에 대한 지식으로 마음을 얻다’라는 제목을 달아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리 총리는 미국에 유학 중인 딸이 ‘세 얼간이’(할리우드에서 큰 흥행을 거둔 인도영화)를 보고 감동을 받았다며 추천해 주어서 자신도 보았다고 말했다. 또한 애플 창업자의 스티브 잡스의 전기에서 ‘잡스가 젊은 시절 깨달음을 얻기 위해 인도를 여행’한 대목도 이야기했다. 이는 리 총리가 인도문화에 대한 호감을 보이는 등 종전과는 달라진 중국?인도의 관계 구축을 위한 적극적 시도에 언론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받게 되었다고 한다. 

 

다시 말해 리커창은 국가의 총리 신분으로서 중국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 자존심을 세운다거나, 자국에게 유리한 입장만을 제시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사람의 마음을 사기 위해서 상대방이 흥미로워할 만한 이야기(hidden interest)를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자신의 의견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존재 가치를 높여주는 사람들이야말로 진정한 ‘협상의 고수’라 한다.
 
낚시터에서 낚시를 하던 손님이 낚시터 사장에게 불평을 한다.


“다른 자리에서는 고기가 잘 잡히는데, 왜 유독 이 자리에는 고기가 안 잡히는 거요?”


의아해하게 생각한 사장은 그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 손님의 장비들을 점검하다가 문득 낚시 바늘을 보게 되었다. 낚시 바늘에 꽂혀있는 미끼는 지렁이가 아닌 쵸콜렛이었다. 낚시터 사장은 손님에게 쵸콜렛을 미끼로 사용한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손님은 “아, 왜냐하면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쵸콜렛이기 때문이지요.”라고 자랑스럽게 답했다.

 

자기계발과 인간관계론으로 유명한 카네기의 책에 보면 ‘낚시터에서 사장과 손님이 나눈 대화’가 나온다. 아니, 고기를 낚으려면 고기가 좋아하는 지렁이를 미끼로 써야지 자신이 좋아하는 쵸콜렛을 미끼로 쓴다고?

 

우리는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지렁이 대신 쵸콜렛을 미끼로 쓴 그 손님의 어리석음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의뢰인과의 대화에서 또는 변호인의 자격으로 법정에 선 신분으로서, 나는 어떠한지 객관적인 성찰을 할 필요가 있겠다.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입장만을 전달하려 한다거나 자신에게만 유리한 제안을 하지는 않았는가? 이는 자신의 낚시 바늘에 지렁이가 아닌 쵸코렛을 꽂은 손님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얻고자 하는 욕구(Interest)는 보통 숨겨지기 마련인데, 외부의 적절한 자극에 의해 그 존재 가치가 다시 부각되기도 한다. 소니가 만든 워크맨은 야외에서 음악을 간편하게 들을 수 있는 오디오는 없을까 하는 아이디어의 산물이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애플도 소비자의 숨겨진 내면적 욕구(hidden interest)를 읽은 스티브잡스의 통찰력이 빛난 사례다. 이렇듯 창의적 상상력과 상대방의 욕구를 꿰뚫어볼 수 있는 통찰력은 협상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가 된다.

 

따라서 최근 경영의 화두는 인문학이다. 기업들은 경영과 인문학을 접목시키는 궁리에 골몰하는데 인문학의 목표인 ‘사람의 마음 읽기’를 잘 하면 경영을 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영에 인문의 지혜를 녹아들게 하여 상품이나 용역에 따뜻한 인간미를 불어넣고, 노사관계를 보다 인간적인 틀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우리 로스쿨 변호사들도 협상이나 설득을 할 때 ‘사람의 마음읽기’를 잘하여 상대방의 명시적인 요구(Position)에만 얽매이지 말고 그 사람의 내면적인 욕구(Interest)에 집중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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