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박람회로 본 공무원의 세계
양질의 정보 제공하는 선제적 대응행정
2013 공직박람회가 성황 속 진행됐다. 안전행정부는 7일~14일 서울을 비롯 강원, 부산, 광주, 대전 등 5개 지역에서 공직박람회를 개최했다.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서울의 경우, 7일 개막식 이후 이튿날인 8일까지 코엑스서 성황 속에 마쳤다. 서울 외 4개 지역도 참여자들의 호응 속에서 순조롭게 진행됐다. 특히 올해는 박람회 개최지를 5개 지역(지난해 3개 지역)으로 늘려 지방 수험생들의 편의를 도왔다. 이에 따라 9만 3천 여 명이 참여했던 지난해보다 올해는 더 많이 참여한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직박람회는 올해 3회째를 맞게 된다. 공무원의 인기와 선호가 높아짐에 따라 공직박람회서 정보를 공유하고자 하는 참여자가 많이 늘었다는 후문이다. 실제 공직박람회 내에는 여전히 고등학생의 발길이 두드러진 한편 일반 수험생도 눈에 많이 띄었다. 공무원 하는 일부터 채용과정까지, 공무원 수험생이라면 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현직들의 말말말. 그 생생한 코엑스 현장을 찾아가봤다.
취재 이인아
고등학생․ 일반 수험생…자발적 참여↑
지난 7일~8일 코엑스서 열린 공직박람회 현장은 매우 분주한 모습이었다. 사전등록보다 현장등록이 더 많았고, 서울 외 지역도 순항이었다. 특히 올해는 춘천과 대전이 개최지로 더해지며 지역 수험생들의 호응을 더 높였다. 지난해 서울에서 3일간 진행하고, 서울 외 2곳에서 진행하여 9만 3천 여 명의 참여를 끌어냈다. 올해는 서울에서 2일간 진행하고, 대신 지난해보다 2곳을 더 늘렸다. 지난해보다 2만 명 이상 더 참여했지 않을까 하는 게 한 현직의 생각이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단체로 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는 자발적 참여가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방공무원 채용에 부스를 마련한 충청북도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분위기가 좋다. 참여자가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코엑스는 들어가는 입구부터 교복을 차려입은 남학생, 여학생들의 북적거림이 이어졌다. 학교에서 단체로 신청을 받아 접수하는 경우로 향후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학생이 다수다.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채용에 큰 관심을 보이며 사뭇 진지한 모습을 띄었다. 특히 기상청과 관세청, 우정사업본부, 경찰청, 해양경찰청 등 부스에 발길이 모아졌고, 고졸자 지역인재 채용에는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했다. 지역인재 부스에 자리를 차지한 한 여학생(서울OO여상) “공무원이 되고자 찾아왔다. 지역인재 추천으로 지원할 생각이다.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전했다. 친구로 보이는 옆의 두 여학생도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이들은 학교서 꽤 좋은 성적을 얻고 있다고 했으며 공직박람회서 국어와 영어, 한국사 등 과목에 대한 것에 정보를 공유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학교서 신청을 받았고, 고등학교 2~3학년 중 10명 정도가 같이 왔다고 귀띔했다.
올해부터 시험과목이 개편되면서 고졸자의 관심도 더 높아졌다. 기존 법률과목 대신 사회 수학 등 교과목을 또한 편입시키면서 고졸자에 유리한 선택을 도모했다. 금번 국가직 9급에 고졸자 출원 비율은 2%정도다. 합격률이 얼마만큼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사실 그동안 고졸자 합격률이 높지는 않았다는 게 한 현직의 설명이다. 올해 시험과목 개편에 따른 고졸자 추이는 오는 7월에 실시되는 국가직 9급 이후 그 내용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적성검사 150석 마감, 멘토링․모의면접 ‘성황’
공직박람회는 고등학생 뿐 아니라 일반 수험생으로 보이는 성인들의 모습도 눈에 제법 띄었다. 이들은 주로 홀로 행사장 내를 유유히 돌아다니며 부스 하나하나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모양새였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이른 시간이지만 지난해보다 많은 참여자가 박람회를 찾은 것 같다. 지난해는 고등학생들이 많았는데 올해는 일반 수험생도 많이 온 것 같다”고 전했다. 일반 수험생의 경우, 공채와 특채, 특강, 적성검사, 모의면접 등 부스에 주로 시간을 할애했다. 특히 공채 채용관에서는 9급~5급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에 관한 궁금증을 관련제도와 통계중심으로 개별면담 까지 진행, 참여자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경력자 채용에도 발길이 이어졌다. 부스 관계자(공무원)는 “현재 5급 임용이 10월 경 발표될 것 같은데 그에 대한 문의가 있고, 고등학생은 하는 일에 대해 알고자 하는 것 같다. 아직은 학생들이 막연한 면이 있지 않나 싶다”고 전했다.
또한 적성검사(공직적격성평가) 공간에는 150여석의 좌석이 다 차는 등 큰 호응을 불러왔다. 한 현직은 “현장등록으로 150여석이 다 메워졌다. 대학생과 일반 수험생의 참여가 높았다. 적성검사를 통해 자신이 공무원과 잘 맞는지 냉정하게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또 인터넷으로 알아보는 적성검사 역시 줄지어서 기다릴 만큼 반응이 좋았다. 이는 어느 대학교수가 개발한 것으로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적성을 알아보는 것이다. 막연하게 공무원에 관심이 있는 자들은 적성검사를 통해 과연 공직생활이 내게 맞는 지, 억지로 퍼즐을 맞추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수화통역사 배치…백일장 ․ 희망나무 등 행사↑
현직 특강도 자리가 빼곡히 찼다. 경찰공무원을 위해 진행된 특강에서는 경찰 유력 관계자의 강의가 이어지며 수험생 눈길을 사로잡았다. 모니터에 300이라는 숫자를 띄우며, 이는 경찰직 경쟁률을 가리킨다며 수험생에 각오를 다시금 상기시키도록 했다. 전북의 경우 여자경찰 1명을 선발하는데 500명이 몰려 500:1의 경쟁을 했다는 사례를 들며, 뽑힌 자와 떨어진 자중 누가 정상인지 모르겠다는 우스갯소리가 긴장된 수험생을 웃게 했다.
공직선배 멘토링과 모의면접 등 부스도 항시 자리가 채워졌고, 특히 시험을 앞둔 상황에서 다수 수험생이 면접에 관한 정보를 많이 얻어갔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의 즉석 사격시법과 해양경찰청의 즉석 마술쇼는 학생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큰 관심을 받았다.
안전행정부는 장애인 참여자를 위해 수화 통역사를 배치하는 등 준비로 정부의 장애인 채용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으며 또한 고등학생 백일장, 희망나무에 적는 메시지 등 행사를 진행하며 고졸자 채용에도 힘을 기울이는 모습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희망나무는 학생이 공무원에 바라는 점 등을 적어서 나무에 걸어놓는 행사다. 이를 통해 당국은 현재 학생들이 정부에 무엇을 바라고,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1회 채용, 2회 시험과목 ‘키워드’…올해는?
올해 3회째를 맞는 공직박람회는에는 41개 중앙행정기관과 17개 지방자치단체 등 총 60여개 기관이 참여해 기관별 채용정보 및 상담 등 서비스를 제공했다. 주최측은 공직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함으로서 자신의 진로를 정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했다. 공직박람회에서는 공채 및 특채, 지역인재추천 채용 등 모든 채용정보를 안내하는 한편 적성검사, 모의면접, 멘토링, 특강 등 다양한 피드백으로 참여자의 호응을 높였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공직박람회는 정부 3.0의 일환으로 현장에서 응시생들이 원하는 정보공개, 공유, 공동활용을 통해 상대적으로 공무담임의 기회를 가지지 못한 분들에게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는 선제적 대응행정이다”고 말했다. 공직박람회는 올해 특정 주제 없이 전반적으로 두루두루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지난 2011년에는 공직박람회가 아닌 공직채용박람회로 진행됐었다. 채용이 들어가면서 행사 키워드 채용에 관한 것이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시험과목 개편에 관한 내용을 주 키워드로 하여 참여자들의 이해를 도우는 데 주력했다. 올해는 특정 주제를 정하기보다 전체적으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힘을 기울인 모습이다. 이에 안전행정부 인사팀 10개과가 업무를 분담하여 행사를 성황에 진행토록 노력했다는 후문이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2011년과 2012년에는 각각 채용과 시험과목 위주로 진행이 됐지만 올해는 특히 부각되는 것 없이 전체적으로 다양하고,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춘천과 대전에서 올해 처음 개최를 하는 만큼 지역 참여자의 호응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1회 때는 민간 5급을 진행하면서 관심이 집중됐고, 2회 때는 시험과목 개편 등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3회를 맞는 올해는 특히 부각되는 것 없이 다양하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실제 2011년 1회 개최 시 개최명은 공직채용박람회로 채용정보만을 전달하는 형태였다.
공무원이 내게 맞는가…냉정하게 평가해 볼 것
공직박람회에 온 다수 참여자가 아직은 막연함과 호기심에 찾은 경우가 많다. 물론 현직에 있지 않으니 공무원 일이 얼마만큼 많고, 어떤 업무를 하는지 정확한 체감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부스를 돌아다니면서 관계자들이 하는 말은 자신의 적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서 진로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안정과 신분이 보장된다는 것보다, 공무원으로서의 사명감, 책임감, 봉사정신 등 마인드가 제대로 확립되어있는지를 보다 따져봐야 한다는 게 현직의 목소리였다. 공직에 맞지 않지 사람이 있는데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지원하는 자가 많다는 게 한 현직의 후문이다. 그는 “내 자녀에도 공무원 하지 말라고 한다. 공직에 맞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며 웃음을 지었다.
공직박람회 성황…양면성 생각해봐야
올해도 공직박람회는 성황이었다. 어떤 행사에 참여자가 많다는 것은 분명 보기에는 좋은 모양새다. 그러나 또 다른 면을 배제할 수는 없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금번 9급 공채에 20만 명이 넘게 지원했다. 공무원이 인기가 많다는 게 좋은 일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공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민간기업 취업이 어렵다는 것을 또한 알려주는 예라고 볼 수 있다. 민간기업의 취업이 어렵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다. 민간기업의 불안정한 근로형태 등은 취업자의 발길을 잡기가 어렵다. 민간기업의 고용형태 불안정은 넓게 보면 불안정한 시장 구조 때문이고, 더 넓게 보면 불안정한 경제 때문이다. 또 고졸자의 경우, 취업 시 불평등한 계약이 이뤄질 수 있고 이는 또한 고졸 취업에 발목을 잡는 셈이 된다. 이같은 여러 가지 이유는 고등학생, 일반 수험생 등 다수를 공무원에 더욱 눈을 돌리게끔 하고 있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올해 지난해보다 참여인원이 늘었지만 취업면 등에서 양면성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고졸 취업정책이 잘 전달되고, 효과적으로 나타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내년 박람회 개최지 확대 기대
지난해 공직박람회는 서울과 광주, 부산 등 3곳에서 진행됐다. 올해는 서울과 광주, 부산에 강원과 대전 등 2개 지역이 더해져 총 5개 지역에서 실시됐다. 공직박람회에는 국회의원도 참석했는데 내년에는 지역을 더 넓혀서 개최하는 게 어떻겠냐는 말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에 내년에도 지역 수험생들을 위한 확대 개최가 조심스럽게 기대되는 부분이다. 다른 방안으로 개최지를 돌아가면서 진행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많은 참여자의 관심을 받으며 일주일간 성황 속 진행된 2013 공직박람회. 내년에도 좋은 내용으로 정보에 목마른 참여자의 갈증을 해소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