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자격증]쉽게 포기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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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자격증]쉽게 포기하지 마십시오
  • 법률저널
  • 승인 2003.07.15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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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식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사법시험 33회
사법연수원 23기
전)서울지방검찰청 서부지청 검사
한동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법무법인 소명 변호사
사법연수원 편저/땅에쓰신글씨/438쪽/11,000원


▶지난호에 이어

둘째로, 어떤 시험이든 쉽게 포기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실력이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닙니다. 당사자조차도 자신의 실력을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거대해 보이는 시험 앞에 지레 겁을 먹고 시험장에 가기도 전에 싸움을 포기합니다. 저도 아마 시험 보름 전에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못했다면 분명히 시험을 포기했을 겁니다. 시험을 포기하고자 하는 기독인이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면, (웃기는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아무리 여러분이 지금 제대로 알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그 부분에서 문제가 안 나오면 그만’이라는 사실입니다. 시험을 준비하다보면 왠지 내가 잘 모르는 그 부분에서만 문제가 나올 것처럼 느껴지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확률적으로도 그건 진실이 아닙니다. 최선을 다하되, 하나님의 도우심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날의 기도를 잊지 마십시오


마지막으로 ‘그 전날의 기도를 잊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시험 합격 전날 저는 하나님께 이런 기도를 올렸습니다. “하나님, 제가 판검사, 변호사 아무 것도 안 해도 좋으니, 제발 시험만 붙게 해 주세요. 고시 공부하는 동안 저의 인생은 마치 벌레와도 같았습니다. 이제 인간이 되고 싶습니다. 그러니 시험 좀 붙게 해 주세요. 하나님께서 만약 저를 시험에 붙여주신다면 저는 앞으로 평생 동안, 저하고 함께 시험을 쳤지만 합격하지 못한 다른 친구들이 세상에서 누리는 것만큼의 평균적 부와 명예만을 누리며 살겠습니다. 시험에 붙더라도 마치 시험에 붙지 않은 것과 같은 마음자세로 살겠습니다.” 이런 기도를 올리게 된 이유는 간단합니다. 시험에 붙게 되더라도 어차피 제 실력이 아닌 순전한 은혜로 붙게 된 것일 텐데, 그 추가적 열매를 제가 다 누리고 사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후에 여러 직업을 전전하면서 제가 잊지 않으려 노력했던 것은 이 결심 하나였습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둘 때 많은 사람들이 이상한 눈으로 저를 쳐다보았지만, 저는 그게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습니다. 저의 노력으로 얻은 열매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하나님께서 제가 그 결심을 지킬 수 있도록 잘 인도해 주신 것 같습니다. 최소한 경제적으로는 그렇습니다. 대학 동창들 중 사법시험에 실패해서 다른 직장에 진출한 사람들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저보다 많은 수입을 올리며 살고 있으니까요.

사실 살아오는 동안 누구나 한 번쯤은 ‘그 전날’의 경험을 갖기 마련입니다. 대학 합격자 발표 전날, 입사시험 합격자 발표 전날, 사랑을 고백하기 전날, 중병 진단 결과를 알기 전날 등등. 그 때마다 사람들은 하나님 앞에서 이런 저런 결심을 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결과를 알게 되어 환호성을 지르게 되지요. 동시에 ‘그 전날’의 결심들은 눈 녹듯이 잊어버리게 마련입니다. 일단 하나의 관문을 뛰어넘고 나면 그 모든 것이 다 자기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착각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당장 법조계라는 하나의 분야를 생각해 봐도 그렇습니다. 법조계에 진출한 사람들 모두, 아니 기독교인으로 법조계에 진출한 사람들만이라도 ‘그 전날’의 기도와 결심을 잊지 않았다면 우리 법조계가 이렇게 이상한 모습이 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어렵지만 ‘그 전날’의 기도와 결심을 잊지 않는 게 저나 여러분들이 행복을 누리며 사는 지름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은혜입니다


기껏 시험 하나에 합격한 이야기를 너무 길게 적었군요. 미숙한 제가 누려온 하나님의 은혜에 관한 작은 경험이, 지금 절망 가운데 있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긴 제 부족한 글 솜씨를 생각하면, 제 글을 읽고 하나님의 은혜에 대해 오해하는 사람이나 안 생기면, 그 자체로 은혜겠지만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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