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행시 국제통상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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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행시 국제통상직
  • 법률저널
  • 승인 2013.04.2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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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수험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황소현/행정고시 국제통상직 55회(2011년 합격)

♣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저는 2011년 5급 공채 국제통상직을 최종 합격하고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새내기 사무관으로 일하고 있는 황소현입니다.

합격수기 의뢰를 받고, 합격 당시 썼던 수기를 수정해서 낼 생각에 제 합격수기를 읽어보니, 지금과는 마음가짐이 많이 달랐던 시기이네요. 물론 그 당시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쓴 합격수기가 지금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께는 가장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은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만, 지금의 느낌을 합격수기에 추가시킨다면 조금 더 다양한 시각으로 시험을 바라보고 마음을 다지고 최선을 다해 준비하시는 데에도 조금은 기여하지 않을까 해서 합격수기를 새로 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당시의 합격수기가 절박한 수험생분들에게 특히 도움이 될 수 있었다면, 지금의 합격수기를 통해 수험생분들이 합격 후에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고민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수험 기간

저는 자타가 공인하는 길고 긴 수험생활을 했습니다. 2차 시험 치르고 합격자 발표 날 때까지 놀던 시간, 학교 다닌 시간, 아르바이트로 생활비 벌던 시간 등을 모두 제외해도 5~6년은 족히 될 것이니 시작부터 합격하는 그 순간까지를 전부 합한다면 20대를 공부와 함께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합격 다음 해 4월부터 6개월간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공무원이 되기 위한 여러 가지 교육을 받게 되는데, 실제로 저는 저보다 공부를 오래 하신 분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엇비슷한 분은 몇몇 뵈었지만 그 기간을 깊게 들여다보면 역시 제가 더 오래 공부를 했더군요.

수험 기간이 길다는 것이 결코 자랑스러운 일도 아니고 부끄러운 일도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또한 시각을 바꿔서 생각하면 한편으로는 자랑스러울 수도 있고 부끄러울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길고 고통스러운 과정을 경험하고 결국은 성취를 해 내었을 때에 드는 생각이고, 그 과정 중에 있는 분들, 과연 성취를 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확실한 분들께는 고통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입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일을 하고 있는 지금은 목표가 뚜렷했고 상황이 단순명쾌하던 그 때가 조금 그립기도 합니다만, 그 당시에는 이 고통을 벗어나 원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제 수기는 지금 5급 공채라는 시험의 늪에 발을 담갔고, 허리까지 들어가 빠져 나오기 힘든 분들께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무릎까지 들어갔는데 더 들어가시려고 하는 분은 잘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시험이 일단 어느 정도 준비하는 순간 사회에서 필요한 다른 경쟁력이 빠른 속도로 소멸해가고 단지 시험을 위한 지식, 점점 많아지는 나이(1년은 금방 갑니다)만 남는다는 것이 눈으로 보이니까요. 그래서 어느 순간 뒤를 돌아보게 되지만 이미 다른 길을 생각하기에는 기회비용이 어마어마합니다.

저는 결국 성공했습니다만, 사실 마지막까지 성공을 확신하지 못했고, 그랬기 때문에 합격자 발표가 나기 1분 전까지도 ‘캄캄한 미래 어디쯤에 빛이 보일까’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이 시험의 문제는 합격하시는 분들은 다들 치열하고 절박하게 공부하지만 치열하고 절박하게 공부하시는 분들이 모두 합격하는 건 아니라는 것입니다.

숙성된 답안작성 능력, 시험 당일의 컨디션, 내가 자신 있어 하는 혹은 자신 없어 하는 문제 등 여러 가지 변수에 의해서 총점 0.1점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고, 절망, 미안함, 억울함 등 복합적인 감정 속에서 또 1년을 보내야 하니까요. 물론 제가 이렇게 긴 수험생활을 보내게 된 데에는 저의 어리석음이 컸습니다. 매 순간을 소중히 하지 않았고 시간이 그렇게 빨리 간다는 것도 몰랐고 제 능력을 과신하고 절박하게 공부하지 않은데다가, 가장 큰 이유는 무의식적으로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 매몰비용이 아까워 공부 방법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제가 수험기간 동안 가장 열심히 했던 기간은 2007년 가을에서 2008년 여름, 2010년 겨울에서 2011년 여름이었던 것 같습니다. 삼시 정도로 붙은 제 동기들과 비교할 때 저의 2008년이 재시, 2011년이 삼시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2007년에서 2008년은 신림동에 방을 잡아 집에서 공부를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책상 앞에 앉아 밥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엉덩이를 떼지 않는 생활을 실제로 하는 성실함을 보였고, 하루 목표량을 흐트러짐 없이 달성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정말 열심히 공부했었습니다. 그 후 2년은 이 때 만들어놓은 지식의 무의미한 반복이었습니다. 어리석었던 2년이라고 생각합니다.

2010년 겨울, 공부방법을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부끄럽지만 합격하기 위해서 당연히 했어야 할 방법을 이 시기에 비로소 시작한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논리의 흐름,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주제가 떠오른 순간 일필휘지로 써내려갈 수 있을 정도의 암기. 저 정도의 암기는 논리의 흐름을 알아야만 가능하다는 것도 이 때 깨달았습니다. 저는 이 당연한 사실을 깨닫는 데 너무나 오래 걸렸고 그래서 합격하는 그 순간까지 제 한심함과 어리석음을 수없이 탓해야 했지만, 의외로 오래 공부하신 분들 중에 기본 중에 기본인 저 두 가지 원칙을 놓치고 있으신 분들이 있으실 것입니다. 오래 공부하면 내용이 익숙해져서 내가 다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 쉽기 때문에 기본을 잡기가 힘듭니다. 처음으로 되돌아가는 느낌이라 거부감이 상당하시겠지만 새로운 마음으로 공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2010년에서 2011년 2차 성적에서 평균 7~8점이 뛰었습니다. 그동안 지식이 턱없이 부족했다가 1년 만에 지식이 이렇게 쌓여서 점수가 올랐을 리는 없을 것입니다. 방법을 바꿔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답안 구성을 할 수 있었던 것뿐입니다. 완전 새롭게 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세월에 그걸 바로잡을까 겁이 나시겠지만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원래 있던 지식을 재구성하는 것입니다. 용기를 내시기 바랍니다.

♣ 과목별 공부방법

1차 시험

PSAT은 정말 공부가 인생의 8할 이상을 차지했던 엘리트 분들에게 좌절을 안겨준 과목이지요. 저도 2007년 평락 경험이 있습니다. 저에게 특별한 PSAT 공부방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일단 시중에 나오는 강사들의 모의고사를 다 구해서 풀고 오답노트를 만들어 반복해서 봤으며 마지막에는 기출문제를 다 풀었습니다.

언어논리는 거의 효자과목이었는데, 보기가 아니라 지문을 먼저 읽되, 두 번 읽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되도록 꼼꼼히 읽었고, 시간을 세이브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언어논리의 논리나 퀴즈 문제를 흥미롭게 푸는 편이었기에 언어 점수는 비교적 쉽게 올릴 수 있었습니다. 자료해석은 실전에서 40번 문제를 푼 적이 없었기 때문에 33번까지는 ‘제대로’푼다는 생각으로 연습했고, 푼 문제의 정답률은 상당히 높았지만, 마지막 시험에서는 30번 문제까지도 못 봤던 기억이 납니다.

그 외에는 수험생 모두가 하는 선지 플레이(5번부터 풀기, 보기 지워나가기 등) 방식을 제외하고 특별한 스킬이 없었습니다. 상황판단은 법 문제에 취약했고 상황판단에 나오는 퀴즈 접근 능력도 때에 따라 달라서 항상 점수가 좋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는 자료해석과 상황판단은 항상 언어논리보다 10~15점정도 아래였고 언어논리에서 점수를 잘 받아 일반행정과 재경 사이의 점수를 받고 비교적 안정적으로 2차를 준비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일반적인 PSAT 공부로 점수를 올리고 한번 올라간 점수가 그대로 유지된 사례지만, 저보다 훨씬 똑똑한데도 불구하고 PAST에서 매번 고배를 마시는 친구들이 의외로 많으며, PAST에 언제나 탁월하던 친구들도 한 번 이상 점수가 폭락해 불합격하는 경우를 매번 봐왔습니다. 후자의 경우는 다시 올라갑니다. 하지만 문제는 전자의 경우인데, 제 지인의 경우 전자의 상황이어서 많이 고민하다가 기출문제 분석을 했습니다. 문제 하나를 놓고 출제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보기 하나하나의 근거, 보기의 순서, 단어의 의미 등을 모두 고민했습니다. 거기에 덧붙여 문제나 보기의 단어나 숫자를 바꿔보기도 하면서 그 문제가 어떤 기반을 통해 만들어지고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갔습니다.

이런 방법은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립니다만, 효과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고득점이 아니라 2차를 준비할 수 있을 정도의 비교적 여유 있는 점수이니까요. 실제로 매번 PSAT에서 고배를 마시던 지인도 이 방법을 통해 1차를 합격했습니다. PSAT에서 많은 정보를 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만, 하면 되는 사례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도 아셨으면 좋겠고, 케이스에 취약하신 분들은 그 한 번의 기회를 결코 놓치지 마실 것도 당부합니다. 각자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서 최선을 다하시면 좋겠습니다.

2차 시험

수험 기간을 말씀드리면서 기본적인 공부방법을 말씀드렸습니다만, 저는 그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2차 시험에 대해서는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국제통상직의 2차 과목은 행정법·국제법·국제경제학·영어·제2외국어입니다.

저는 외국어 전공이고 외국어를 나름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외국어에 취약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언어에 탁월하신 분들이 분명히 존재합니다만, 저는 거기에 속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6개월 동안 안수진 선생님의 영어 강의와 중국어 첨삭 과외를 받고 하루에 2시간은 어학에 투자를 했음에도(격일로 영어 중국어 순으로 공부했습니다) 평균 정도만 되자는 생각이었고, 실제로 그러한 점수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국제통상직을 합격하고 일을 하면서, 외국어의 부족함을 나머지 세 논문과목으로 극복하고 합격해도 일할 때 굉장히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요즘은 어느 곳에서 일을 해도 영어가 필요하지만, 특히 국제통상직 분들은 영어 공부 열심히 하시고 입교하셔서도 영어에 대비하시기 바랍니다.

행정법의 경우, 저는 길고 긴 수험기간에 걸맞게 많은 행정법 강사의 강의를 접했지만 결국 정선균 선생님의 책과 강의로 마무리했습니다. 마지막에 교과서를 바꿔서 교과서를 정독할 시간이 없었는데 정선균 선생님의 책이 교과서 순서대로 정리가 돼 있어 흐름을 잡는 데에 무리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부끄러울 만큼 선생님께 개인적으로 질문도 많이 했습니다. 보통 선생님들은 질문하시면 굉장히 대답을 잘해주십니다. 고민하지 말고 시간을 할애하세요. 개인적인 질문과 대답 과정에서 끊겨 있던 흐름을 이을 수도 있습니다. 그냥 별 생각 없이 받아들이던 지식의 근간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국제법의 경우,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마지막으로 들을 때에는 정성주 선생님, 백승호 선생님이 양대 산맥이었습니다. 저는 전자는 풍부한 자료, 후자는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백승호 선생님의 책, 그것도 3순환 정도에서 사용하는 책이 아니라 기본강의에서 쓰는 책에 김대순 교수님의 흐름이 온전히 담겨 있었기에 그 책을 기본으로 정성주 선생님 자료를 보충해서 단권화했습니다.

그 후에는 흐름 파악과 암기를 반복했습니다. 국제통상직 분들은 부처에 들어가시면 한 번 이상 통상업무를 하실 것입니다. 교과서에서 배우던 것들을 실제로 이용해서 업무를 하게 됩니다.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저는 국제경제법 책의 GATS(서비스무역일반협정)와 TRIPs(무역관련 지적재산권에 관한 협정) 부분을 자주 들여다봅니다. 국제경제법 공부 열심히 하시면 도움이 많이 되실 것입니다.

국제경제학은 대부분의 국제통상직이 힘들어하는 과목이 아닐까 하는데요, 늘 100점 만점에 40점대 초반을 찍어주는 점수 덕에 많이 시달렸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에는 합격하고 유예하시는 분께 도움을 청해서 1대1 과외를 했는데 시험 종류에 관계없이 역대 기출문제를 모두 풀었고 첨삭을 받았습니다. 4월 정도였던 것 같고 그 한 달은 온전히 국제경제학에 투자했고 엄청나게 고통스러웠고 부끄러웠던 시간이었습니다.

그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디면서 느낀 것은 국제경제학은 시험 종류를 아울러 기출문제가 돌고 돈다는 것이었습니다. 한 번 출제된 문제가 언제든 다시 출제될 확률이 어마어마하게 높았습니다. 그래서 기출 문제를 반복해서 보는 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것 같습니다. 과외 선생님은 첨삭 때 가감 없이 저의 문제점을 지적하셨는데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그 때문에 성과가 더 좋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과외 선생님과는 입교 같이 해서 연수를 같이 받았습니다. 저보다 한참 어리신데 그 분이 선생님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친해지진 못했지만 친해졌으면 더 많이 챙겨드릴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누가 뭐라 해도 저의 합격에 큰 공을 세우신 분이니까요.

♣ 생활 태도

가장 열심히 공부했던 마지막 해를 기준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침 7시 반에 일어나 30분간 씻고 간단하게 빵을 먹고 8시까지 독서실에 가서 11시20분까지 아침 공부를 했습니다. 신문이나 뉴스는 보지 않았습니다. 저는 공부하면서 스터디 목적을 제외하고는 독서실 휴게실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는데, 휴게실이 한 번 사용하기 시작하면 나름의 중독성이 있는데다가 신문이나 뉴스를 보지 않아도 합격에 지장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어학 공부 중 어휘를 찾으려고 컴퓨터를 사용할 때 사용 시간을 점심시간 20분 전으로 맞춰 어휘도 찾고 간단히 공부 과목 관련 최신 시사도 습득하고 시간이 남으면 인터넷 검색도 했습니다.

아침에는 주로 어학 공부가 포함돼 있었습니다. 11시20분부터 12시까지 점심을 먹고 산책을 했습니다. 12시부터 5시20분까지 점심 공부를 했습니다. 이 시간 사이에 반드시 30분 정도 낮잠을 잤습니다. 5시20분부터 6시까지 저녁을 먹고 산책을 했는데 점심은 항상 고시식당에서 먹었지만 저녁은 가끔 메뉴를 바꾸기도 했습니다. 공부를 하고 있으면 먹는 것이 유일한 삶의 즐거움일 때가 많아서 기분전환에 도움이 됐습니다. 6시부터 11시30분에서 12시까지 저녁 공부를 했습니다.

영어 강의가 토요일에 있어 토요일까지는 평일처럼 공부를 했고 일요일은 쉬었고, 1차 시험이 끝나고 난 뒤에는 일요일에 중국어 과외가 있어 일요일도 일부 시간은 공부에 할애했으며 마지막 한두 달은 늦잠 자는 것을 제외하고는 일요일도 평일처럼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저 나름대로는 굉장히 성실하게 저 사이클을 반복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은 꽤 많이 잤습니다. 출퇴근 때문에 5~5시간 반밖에 잘 수 없는 지금보다 훨씬 많이 잤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고시는 장기 레이스라 스스로 계획을 세워 충분한 잠을 자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혹자는 잠을 주말에 몰아서 자고 혹자는 평일에도 충분한 잠을 잡니다. 저는 후자입니다만 자신의 몸 상태를 고려해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나가며

합격수기를 쓰면서 미래에 대한 뚜렷한 꿈을 가지고 성실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었던 지난날이 떠올라 저 스스로에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절박하고 평생 잊지 못할 긴 시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기억이 희미한 것에 스스로 많이 놀랐습니다. 원래 기억이란 그렇고, 사람이 그런 존재인건지 제가 너무 쉽게 기억을 지우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공부와 일은 또 달라서, 공부를 하면서 부딪치는 많은 상황, 사건, 절망들과 또 다른 종류의 사건에 부딪치게 됩니다. 어쩌면 공부할 때보다 더 고민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물론 생각했던 것과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막연한 상상과 현실은 당연히 다를 뿐더러 공무원은 순환 보직이지 않습니까? 하나만 바라보고 들어와도 그것 외에 다른 일을 필수적으로 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저의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시겠지만 5급 공무원이 일도 많고 야근도 많아서 몸이 고됩니다. 하지만 보람이나 성취감은 분명히 있습니다. 중요도에 차이는 존재하겠지만 스스로가 하는 일 중에 중요하지 않은 일은 없다는 점, 스스로의 고민과 판단(물론 윗선의 결재가 있어야 하지만)이 녹아든 결과물로 일이 진행되고 그것이 국민들에게 영향을 준다는 점을 ‘체감’하게 되면서 뿌듯하기도 하고 벅차기도 합니다. 물론, 일한 지 고작 4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는 새내기 사무관의 입장이라 일반적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습니다. 오랜 기간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을 하며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걱정을 끼친 만큼 최선을 다해 이 일에 임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지금은요.

공부하면서 의지가 꺾이시는 분, 몸이 힘들어서 쉬고 싶으신 분, 공부 진도가 잘 안 나가서 좌절하시는 분 등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모든 분들은 합격 후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안고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가깝고 구체적인 목표가 사람을 움직이는 동력이 된다고 하지만 공직자의 길을 선택한 만큼 큰 그림을 놓치지 말고 공부에 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건승을 빕니다.

자료제공:공감코리아

※합격수기에 소개된 공부방법·교재 등은 글쓴이의 개인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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