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법학과 관련된 테마를 선정, 그와 관련된 인사들과 인터뷰를 하여 법학도들에게 들려 줌으로써 법조인으로서의 새로운 마인드 형성에 도움을 주고자한다. -편집자 註-

성폭력은 폭력으로서 범죄로 인식되어야
여성에 대한 인식변화가 중요

이 미 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한국 성폭력의 가장 근본문제는 누구도 객관적으로 성폭력 정도를 가늠할 수 없다는데서 출발한다’는 이미경소장과 성폭력에 관한 몇 가지 이야기들을 나눴다.

▲ 현재 한국의 성폭력 정도는.

현재 어느 정도 성폭력 범죄가 일어난다고 정확히 말할 수 없습니다. 단지 저희 상담센타의 상담건수가 한 달 평균 400여건이고, 전국 상담소의 경우 1년 동안 40,000-50,000건 정도의 상담을 받고 있고 상담자중 13%만이 고소를 하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아직도 성폭력은 숨겨진 범죄로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 성폭력신고가 미흡한 이유는.

우선 사회일반인의 시선 때문이겠죠. 성폭력을 성관계로 인식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성폭력은 폭력으로서 ‘범죄’로 보아야 합니다.

또한 수사과정상의 문제가 있습니다. 성폭력 범죄의 성질상 수사과정에서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수사 과정에서 고통을 다시 한번 겪으므로써 고소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고소를 취하하거나 아예 고소를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 성폭력 관련 상담시 가장 마음이 아픈 경우는.

성폭력 범죄의 피해자들에게는 경중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어린아이들의 꿈을 말살시키는 아동 성폭력 피해의 경우가 저의 마음을 가장 안타깝게 합니다.

▲ 성폭력에 대한 일반적 해결책이라고 생각하시는 부분은.

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여성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즉 여성을 성적대상으로 보는 인식을 바꾸어야 합니다. 또한 각 기관마다 성폭력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고통이 심하겠지만 피해를 입은 후 빠른 시일내에 저희와 같은 상담센타의 협조를 얻어 전문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성폭력은 육체적 피해와 함께 정신적 상처가 깊으므로 이것을 간직하고 숨기기보다 정신적 치유를 받아야합니다.

▲ 성폭력 해결시 제도상 개선하여할 점은.

성폭력 범죄의 성질상 많은 부분이 피해자와 수사당사자와의 충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사관계자는 성폭력‘피해자’임을 다시 한번 인식하고 수사가 행해져야 수사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제2차 피해자화’를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현재 마련되어 있는 ‘성폭력 특별법’만이라도 제대로 운영되어야 할 것입니다.

법무부는 성폭력 사건의 기소율이 40%정도라고 밝힌바가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도 기소·불기소에 대한 근거자료가 마련된다면 성폭력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경찰청에서 준비중인 ‘성폭력 사건 처리 경찰관용 매뉴얼’등도 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하여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이주석기자 seok153@lec.co.kr